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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들의 눈부신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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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원 4층에는 두개의 기사실이 있다.
하나는 남향.젊은 기사들이 전용하는 방이다.다른 하나는 북향.선배들이 드나드는 방이다.요즘 많은 9단들이 젊은 기사들의 방을 드나든다.서봉수,백성호,김수장,장주주,루이,양재호 등등.드나드는 이유야 많겠지만,아마도 배우려는 것,그것도 최신 감각을 배우려는 것 아닐까.
지난 주말,기사실에 들렀을 때 놀랐던 일 하나.기사들은 연습 바둑을 자주 둔다.대부분 초속기로 두는데 특히 젊은 기사들은 한 수를 10초 정도에 둔다.자동 계시기를 사용하는데 한 수에 10초를 지정하면 계시기가 자동으로 “하나,둘?`”하고 시간을 불러준다.물론 그 안에 착수하지 않으면 패배이다.
장면도는 목진석 5단과 이세돌 3단의 연습 바둑이다.초점은 이3단의 흑1,3이 일으킨 파문.대여섯 명의 프로가 지켜보고 있었는데 모두가 깜짝 놀란다.다음 백a는 흑b,백c,흑d로 백의 연결을 끊겠다는 것.
‘날일자는 건너붙여라’는 지침이 있긴 하지만,이렇게까지 그 격언이 쓰이다니.백 돌 두개가 날일자(日)모양이긴 하지만 흑 돌은 먼 곳에 자리잡고 있다.흑 돌이 멀다면 날일자 건너붙임은 거의 불가능하다.
아,이 친구들은 대체 얼마나 뛰어난 감각을 지니고 있는가.목5단은 이창호 9단을 이겨 KBS 바둑왕이 되고, 이3단도 LG배 세계 기왕전에서 이9단에게 2대0으로 앞서고 있는 요즘이다.감각이 시퍼렇게 살아 있다고 하겠는데,그래도 그렇지,이렇게 날카로운 감각을 선보일 수 있다니. 그것도 한 수 10초의 연습 바둑에서.이
장면 직후 백의 대응 또한 절묘했는데,오늘 그것까지 담을 수 없다는 것은 아쉽기 짝이 없다.
국후 참으로 많은 검토가 이루어졌는데,모두들 고개를 흔든다.백성호 9단은 “그 참,이젠 젊은 친구들에게 배울 것이 너무 많아 어디서부터 배워야할지 모르겠다”고 하고.
독자 여러분께는 무엇을 권할 수 있을까.그저,빛살처럼 번득이는 감각을 감상하시라고 할밖에.
(문용직 프로4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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