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囲棋與中國文化 - 바둑의 정리-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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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圖書 일기(10월 17일) - 囲棋與中國文化 - 바둑의 정리-13
의미 깊은 나날. 뚜렷한 시절. 가을의 선물이다.
囲棋與中國文化(何云波, 2001 北京: 人民出版社)
中國文化新論叢書의 한 권이다. 총서가 모두 몇 권인지는 찾아볼 수 없다.
바둑과 중국문화.
여기 바둑과 중국문화라 했으니 문화가 무엇인지 알아야 할 터인데 내 그것을 모른다.
문화.
문화에 대한 정의(定義)는 내 듣기로 - 누군가의 조사에 의하면 - 150이 넘는다고 한다. 가만…, 내 기억이 맞긴 맞는건가.
지금 시간은 5시 49분. 1시간 여 전에 일어나 책을 읽었다. 囲棋與中國文化를 읽었다. 내 현대중국어를 모르니 읽는데 한계가 크다. 예전에 잠깐 읽어두었는데, 그저 그렇게 눈으로 주마간산 했었다.
저자는 문학을 전공한 교수. 그래서 그런지 책이 균형을 잡았다. 초점도 분명하고. 주된 참고문헌은 대략 80개 가까이 되는데 대개가 1990년대 이후 출판물이다. 중국의 自國文化에 대한 관심의 시대적 흐름을 짐작할 수 있는 근거가 되겠다. 굳이 중국에 가서 물어보지 않더라도 말이다.
참고문헌 중에서 바둑책은 대략 30권 정도. 나머지는 문화사와 관련된 것이다. 노자, 장자, 주역 등 고전도 당연히 섞여 있다.
선종과 중국문화
도교와 중국문화
文人과 茶
일본문화사
古代中日關係史話
그런 책들도 들어있다.
내가 읽은 거라곤, 바둑책은 대부분 본 것이고, 고전은 약간.
문화사에 관계된 것과 문학 관련 책은 내 읽어본 적 없는 거다.
할 수 없다. 읽을 수 없지만, 여기 저기 약간씩 훑어봤다. 하필이면 책은 591쪽이나 나가는 분량이다. 뜻글자 한문으로 씌어진 것이니, 한글 책 591페이지보다 훨씬 분량이 길다. 내 읽어둘 가치가 있을까.
나에겐 별로 없다.
바둑에 관해서는 많은 것을 알려준다.
신석기 시대의 그릇, 彩陶 위에 나타난 바둑판 도안도 사진을 제시하는 등, 저자의 수고가 적지 않다. - 과연 그 도안은 바둑판을 나타낸 걸까?
바둑이란 글자가 상나라 갑골문에는 어떻게 그려졌는지도 살피고 있다.
화보가 24페이지, 圖案과 기보가 대략 어림잡아 각각 수십 여.
우리 나라 순장바둑도 소개하고 있는데, 음, 천원에 흑돌을 놓고 백1을 먼저 두는 기보를 제시했다. 나도 예전엔 몰랐었는데, 지금 내가 알기로, 흑1, 즉 천원에 흑1을 두는 것부터 순장바둑은 시작한다.
틀려도 관계 없나? 그건 아니리. 그런데 말이다. 이거 하나 바로 잡자면 어떤 고생을 해야 하는지 아시는지? 거의 불가능하다!
새벽 닭 홰치는 소리가 저 멀리서 자동차 소음과 함께 들려오는 시간이군.
이 책의 평가를 제대로 하려면 무엇보다 목차를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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引言: 黑白之間
1장: 天元地方
1장: 1) 바둑의 본질
1장: 2) 바둑과 中西文化
1장: 3) 박혁(博奕)과 상희(象戱)
2장: 중국바둑의 기원과 흐름
2장: 1) 바둑의 원류
2장: 2) 魏晋風流
2장: 3) 唐宋高逸
2장: 4) 明淸盛世
2장: 5) 近代轉型
3장: 弈具, 弈地, 弈制
4장: 바둑과 중국고전철학
4장: 1) 바둑과 주역
4장: 2) 功利的 바둑관: 儒家와 바둑
4장: 3) 如何坐隱: 道家와 바둑
4장: 4) 兵家之道: 병법과 바둑
5장: 바둑과 종교
5장: 1) 佛門의 바둑
5장: 2) 棋禪一味
5장: 3) 도교와 바둑
6장: 黑白人生
6장: 1) 문인과 바둑
6장: 2) 제왕과 바둑
6장: 3) 여성과 바둑
6장: 4) 무협과 바둑
7장: 문화교류와 대화
7장: 1) 中外 바둑교류
7장: 2) 中日 바둑문화 비교
8장: 문화적 邊際人: 오청원
8장: 1) 두개의 문화 사이에서 놀다
8장: 2) 승부와 신앙
8장: 3) 和諧的 경계
後記
주요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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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3절 和諧的 경계란 무엇을 말하는가.
바둑은 작은 우주요, 천지는 큰 바둑판이라.
그런 말이 나온다. 알겠다.
전반적으로 책이 균형이 잘 잡혀있다. 세세한 내용까지 내 다 읽지는 못해도, 군데 군데 떠듬 떠듬 읽어보니 중국문화의 큰 흐름 속에서 바둑이 문화적으로 어떤 맥락 속에서 성장했는가를 설명하고자 했다.
바둑을 통해서 중국문화를 드러내고 싶었던 심정도 있었던 듯하다.
그도 좋으리.
예를 들면, 현현기경에 수록된 棋經 13편 중 제8에 탁정편(度情篇)이 있다.
그에 말하기를 人生而情 其情難見 感物而動 然後可辨 推之于棋 勝敗可得而先驗. …因敗而思者 其勢進 戰勝而驕者 其勢退.
처세에 있어서는 교만 떨지 말고 널리 되짚어 자신을 수양하라.
인간의 성품을 보자면, 性과 情이 구별되니 天性은 있되 天情은 없는 것이다. 유학의 기본 사상을 우주관으로 널리 받아 자신을 닦아라.
그런 말 쯤 되겠다. 그래서 度情인가.
바둑에도 그 이치가 적용되니, 바를 正, 그 한 글자의 뜻을 참구하라. 모든 제자백가의 숙제가 바로 그에 있다.
그런 말도 그 밑에 저자가 적고 있다.
요컨대 바둑을 대하는 중국인들의 태도를 너른 안목으로 역사적으로 철학적으로 살펴본 책이다.
바둑의 수법에 관한 얘기는 없다.
바둑에 있어 이 정도로 철학적 이해를 넣어둔 책은 별로 못 봤다.
철학이란 말은 많이 쓰지만, 쓰고 싶겠지만, 그것도 내용이 있어야 한다. 구체적인 내용. 허무맹랑한 상상력으로 때우면 말짱 거짓이 된다.
뭔가 하나의 비유가 들어맞다거나
바둑판에 9개의 점이 그려져 있으니 九宮圖를 드러낸 것이라거나
네 개의 귀가 있으니 四時를 말씀하신 것이라거나
361개의 점이 있으니 1년을 상징한 것이라거나
…
그런 거 내가 보기에 말짱 헛된 거다. 공부를 조금도 아니 하거나,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 한 발짝도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음을 굳이 드러내는 거다.
囲棋與中國文化
자료가 풍부하니, 자료집으로도 가치가 있겠다. 무엇보다 그 자료를 어디서 얻었는가를 밝혔으니 그 점은 더욱 바람직하다.
가끔 필요한 때 꺼내봐야겠다. 물론 바둑에 관한 것으로만. 중국의 문화에 대한 너른 이해? 그에 관한 참고서? 그것까지는 내 추천 못하겠다. 왜냐? 무엇보다 바둑에 초점을 맞추었기에 약간은 좁게 이야기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이 약간 눈에 뜨인다. 하긴 내 이 판단은 그다지 준신할 수 없는 말이겠다.
그러면 이렇게 수정하겠다. 중국문화에 대한 이해를 하고 싶다? 그러면 고전을 읽으시라. 그것이 백배 낫다. 이 점은 자신할 수 있다. 그것이 순서다.
목차를 보아서도 짐작할 수 있겠지만,
바둑은 일반 대중의 오락이 아니었다.
물론 이제는 중국에서도 바둑은 일반 대중의 친근한 벗이다.
왜 그런가?
경제적 성장, 바로 그 때문이다. 바둑은 고급오락이다. 오락이라면 말이다.
그렇다면 말할 수 있다.
2004년 현 시점에서 바둑이 나가야 할 길은 어떤 방향인가?
10대 20대의 취향에 영합하는 그런 정책을 거두어 들여야 한다. 그건 바둑의 본질적인 자산을 버리는 일이다. 적어도 그런 표현부터 자제해야 한다. 스스로 만들어가지 못하면 그건 가치있는 자산인 바둑만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소설이 대중에 영합하면서 무너지는 현상을 보라. 하긴 그 이유는 좀더 다른 것에 있긴 하다. 소설은 대중으로부터 신화가 사라질 때, 시민들이 자산을 보유할 때 등장했다. 서구에서 소설의 융성은 시민계급의 대두와 밀접하다. 물론 그 뒤에는 또 다른 원인이 있지만 말이다. 소설은 이야기의 한 분파인 것이다. 그러나 이제 다른 많은 방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기술혁신의 결과다.
그래도 말이다. 바둑을 오락이라 해도 좋다. 당연히 오락이다. 내가 프로지만 오락은 오락이다. 그러나 바둑은 다른 오락이 주지 못하는 그런 세계와 자화상을 가지고 있다. 그게 뭐냐고? 과거에는 귀족의 문화였다는 사실. 바로 그 점에 숨어 있다. 귀족들과 지식인들은 무엇하고 노나? 세상의 인식 틀은 그들의 인식 틀과 매우 가깝다. 왜 대중들이 바둑을 현대에 와서 즐기게 되었는가? 그건 상류문화를 쫓아가는 그 현상에 일부의 원인이 있다. 과거에는 그것이 불가능하였지만 경제성장이 이뤄진 후에는 가능했던 것이다.
그런 논리를 알고 그 방향으로 살리지 못하면, 날라가는 거다. 떠내려 가는 거다. 필연이다. 아니라고? 아니라는 논리를 한 번 제시해 보시라.
7시 12분. 창을 열어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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