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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7일이 달아나려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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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일기(4월 20일) - 2월의 7일이 달아나려하니
이 시간은 언제인가. 1시 02분.
오늘은 매우 늦었다. 집에 오니 12시.
기원에 갔었다.
2층은 국수전 2차 예선 준결승.
3층은 커피.
4층은 인터넷.
1층은 담배.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아침 9시에 나섰다.
내가 김추자의 봄비를 좋아한다 해도
박인수의 봄비를 알았다 해도
흥얼거릴 기분은 아닌 아침.
박인수 님은 잘 계시는지?
신촌 梨大 후문 奉元寺 寺下村에 머물 때
앞방에 계셨다.
옆방에는 누가 있었나?
고시생, 배추머리 진보주의자, 조각가, 경영학과 학생.
옆채에는? 인사도 드리지 못한 태권도 사범님.
또 옆채에는? 우리가 놀러가도 茶만 대접하지 가야금은 한 번도 들려주지 않은 그 국악과 여학생.
집 앞 남향 작은 한 채에는 누가 있었나? 그 남쪽 탁 트인 情景을 홀로 안고 계신 그 집에는?
문사범은 이거 좋아할거야, 하면서 peter, paul, and mary를 올려주시던 김진묵 님.
지금도 그 강원도 山下에 계시는지? 재즈는 어디가고 風磬이 들리는지? 소리 없는 곳에 사니, 그렇게 넉넉할 수 없다던 그 분은?
스님은 안녕하신가?
집 앞 오솔길 따라 텅 빈 공터 遺蹟에서는 음악과 술, 별이 있었지.
참 술 많이 마셨다.
나는 한 때는 나도 한 술 했다는 것을 이렇게 표현할 때가 있다.
용직이도 한 술 하지. 홍종현 사범님의 말씀.
아, 그럼요. 우리 어머니가 입덧을 막걸리로 하셨는데요.
어머니는 한때 양조장을 할까 생각하실 정도.
아, 아버지가 말리지만 않으셨어도!
내가 마셔본 술을 꼽아볼까.
아침인데….
모르겠다!
술에 등급이 없다는 것을 원칙으로 했었다.
그래도 가끔은 맛을 매겼다. 1980년대의 金門大곡(술 곡字가 어디 간거야?), 파리에서 구한 그 블렌딩 하지 않은 이름도 제대로 없던 50년 묵은 꼬냑, 1990년대 초 이전의 茅苔, 五粮液, blue, ballentine 30년(21년도 좋다. 왜 수입하지 않는지?), 일본 가정집에서 맛본 淸酒 大鵬, 좀 묵은 포도주, 법성포 소주, 外몽고 茅苔, 錦江 옆 沃川 그 시큼텁털한 濁酒(정말 시큼텁털했다. 야, 대단한 맛. 빚는 과정 아니면 보관에 문제가 있었겠지?), 새우젓과 소주, heineken, 거품 풍부한 그 아일랜드산 흑맥주(잊었다.), 노(어? 노도 없어?)州老곡(곡도 없군!), 아, 이 술은 한참을 잊고 지냈는데 2년 전에 북창동 중국음식재료 가게에서 발견했다. 14,000원. 10년쯤 묵은 것이었는데 사람들이 발견을 못하고 있었다. 행여나 다른 사람들 손에 들어갈까 한 번 가면 두세 병씩 사가지고 집으로 조용히 달아났다. 15병 정도는 마셨겠지? 다 떨어져서 아쉬웠지만 만족했다. 過猶不及이라는 표현을 난 내 생전 처음 써본다. 맛없는 칼바도스(그놈의 개선문 때문에!), 아, 물론 빼놓을 수 없는 아침의 해장술, 점심의 해장술, 저녁의 해장술, 사실 해장술은 제일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해야 할 것이다. 폭탄주는 싫어하는 것으로 첫째, 아니다, 진로포도주가 있지 않나? 가끔은 집에서 만든 폭탄주, 원도봉산 계곡 주모집의 라면과 두릅과 막걸리, 아! 81년 겨울 固城 바닷가 납작 엎드린 주막에서의 찌그러진 양은 주전자가 만들어냈던 그 탁주, 박수현 兄, 결핵은 나았나요? 건강 조심하소. 가만, rum이 왜 자기를 소개하지 않느냐고 투덜거리는군. vodka도. 그래, 가끔 만났었다. rum과 vodka. 데킬라도 손을 드는구나. 그래 너도 와라. 겨울의 히레? 음, 그렇지. 그러나 좋은 히레를 만나기가 그리 쉽나? 아, 나뽈레옹! 그 2천원 술. 한 겨울 대청봉 수박 따러 가는데 큰 도움을 받았었지. ............................ (.=and), 二鍋頭酒, 35도 진로, 西峯酎를 西鳳酒로 알고 마신 한심한 내 꼴, 그래 어째 맛이 이상해서 상표를 다시 봤지, 억울해서 중국에서 西鳳酒를 가져오라고 했었지. 큰 통에 가득한 대형할인점용 california wine, 그 수도꼭지를 여는 기분이란! 닫는 기분은?
친구가 정말 귀한 걸 하나 가져왔다. 며칠 후 만날 거지만, 난 香으로 만족하기로 작심했다.
가끔은 이를 악물고 마시기도 했었다.
선배 어머님이 만들어주신 진국 네 사발에 왼쪽 얼굴과 오른 팔이 벌겋게 되어서 다음 날 학교에 간 적도 있었다. 물론 넘어진 것. 여름 오후 아파트 그늘에서의 진국이라… 그런데 그 날 바둑을 둔 기억은 남았는데 4점으로, 내가 이겼단다! 하하! 그 선배는 다섯 잔을 비웠거든.
아! 그 노오란 은행잎 깔의 …, 그 …, 그 뭐죠? 술을 담그면 제일 먼저 맑고 노랗게 떠오르는 그 술? 아! 용수백이! 그거 좋죠. 좋지요!
樹洲의 酩酊은 그 酩酊에 뜻을 담지 않아 읽을 만하다.
어제는 기원에 갔었다. 점심은 순대국밥. 술을 끊으니 함께 잃게 되는 것 하나가 바로 순대국. 건강으로 먹었다.
아침에 자신을 돌보지 않고 글을 써대는군, 文君!
文君! 이제는 의지가 필요하지? 6개월이 넘었으니 그렇잖아? 노력해보게. 자네는 할 수 있을 거네. 믿는다는 말은 않겠네. 누가 너를 나를 믿을 수 있겠나? 끝간데없는끝까지가볼때까지는.
어제, 국수전 예선 준결승 대국을 관전했다. 조심스럽게 옆에 아니, 대국자의 눈길에 그림자 비추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두고서.
다음 문제1의 두 문제가 어제 재밌게 봤던 것. 다른 것도 있지만, 이제는 나도 가끔 저축을 한다. 나도 놀란다! 내가 저축을? 나를 알고 지내는 모두는 더 놀란다. 니가 저축을? 크게 웃는다. 통쾌해서 웃는 듯하다. 그렇게 느껴진다. 그들의 웃음이. 나야 겸연쩍을 밖에.
문제1
우상귀는 누군가 쥐고 있던 부채에서 본 것이다. 일본의 야마시다 게이고(山下敬吾) 九段이 만든 것으로, 저 문제를 인쇄한 다음, 그 옆에 右左로 夢遊라고 굵게 썼다. 루이 九段의 부채에도 夢이었는데….
루이의 글씨는 좋다. 文氣가 있다. … 좀 날카롭지만.
답1
문제의 답은 무엇인가? 다음 답1이다.
아니다. 지금 보니 아니다. 우상귀는 맞지만 좌하귀는 아니다.
실패와 의문1
실패와 의문1을 보자.
우상귀는 흑이 실패하는 것이고, 좌하귀는 백에게 새로운 수단이 숨어 있구나.
실패와 의문2
그리고 2. 우상귀는 답이고 좌하귀엔 백8이 예리하다. 우상귀 흑5는 흑A 백B 흑5 백C 흑D도 답이지만, 조심할 것은 흑5를 D에 그냥 잇는 것. 그건 백5 흑A 백B 흑a 백C 흑A로 패가 된다. 좌하귀는 백8 다음 알파벳 순.
실패와 의문3
세상에 그런 쉬운 게 어디 있나, 文君?
다음 실패와 의문3도 있지 않겠나? 우상귀는 패이고, 좌하귀는 어렵다. 흑15 다음 백은 A와 B가 앞에 놓여 있지만 그건 주변의 조건에 달린 것. 그런데 文君! 자네 어제 그 바둑의 그림을 다 기억 못하지? 미안합니다. 제가 예전의 저였다면 다를 텐데요. 어젠 그래도 5국이나 봤지 않습니까. 그리고 어제의 아침과 오늘의 아침의 거리도 멀지 않습니까. 하하, 자넨 아직도 그 추억에 살고 있나? 알아서 하게. 난 모르네.
2월의 7일에서다.
기보1
흑111이 맥이다. 쉬운 맥이겠지만, 천하의 이 국수도 당할 땐 아팠으리라. 아는 것과 아픈 것은 다른 자리에 있지.
참고도1
참고1에서도 참고2에서도 백에겐 길이 없다.
참고도2
참고도3
물론 참고3은 흑이 참고해야 할 것이다.
아침이 훤하다. 9시 35분.
이쯤에서 나에겐 훨씬 재밌는 게 있다고 저축해 두었다고 밝히고 싶다. 그걸 지금 풀어놓을 수는 없다. 나도 장사꾼이 되어 가는가. 그래, 그렇다 할지라도 말이다. 곶감이 넉넉하다 해도, 마냥 빼 먹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부족한 게 귀한 법. 귀하게 대접받으려면 부족에 가까이 가라.
2월의 7일이 막 달아나려 하고 있으니 생각이 흩어지는 데 대한 핑계다. 그런가 보다.
아침에 숙제를 하나 받았다. 평균1에서 평균2를 빼라. 그리고 편차1에서 편차2를 빼라. 그게 뭔가? 그게 주어진 문제다. 기법은 간단하지만, 논리는 대단히 탄력적인 곡선을 가지고 있다. 풀면 맛있는 걸 사준다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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