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인, 바둑인을 위한,

바둑혁명(圍棋 革命- Baduk Revolution) 시작을 알리며 - (1)

필자는 오래 전에 구상해 두었던 바둑 혁명(圍棋 革命- Baduk Revolution)을 이제 직접 실행하고, 또 이를 구체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홍보 준비 단계에 들어갔다.

여기서 바둑혁명이란?

간단히 말하자면,

바둑 내에 잠재해 있는 게임 이외 일반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유용한 컨텐츠 요소들을 최대한 찾아내고 이를 활용하여 바둑을 업으로 삼고 있는 자들이 득(得)을 볼 수 있도록 하자는 것. 이로 인하여 바둑의 획기적인 부흥과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방해 요소들을 먼저 극복하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라 생각된다.

바둑 혁명을 가로막고 있는 방해 요소들 가운데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은,

우리 바둑인들이 이제까지 생각하고 있던 ‘바둑에 대한 기존 편견과 관점’을 과감히 쇄신하는 일이다.

바둑을 단순히 ‘게임’용으로만 생각해서는 성공을 기약할 수 없다. 바둑은 게임 이상의 크나큰 위력을 지니고 있음을 먼저 인정하고 또 알아야만 한다.

즉, 게임으로서의 바둑 기능 이외에 바둑이 지닌 장점 요소들을 찾아내고 이를 발전시켜서 우리 생활에 적용, 그 효과가 입증되어야만 비로소 대중적인 니즈( needs 필요한 것들, 요구, 욕구)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날 것이고, 이로써 바둑의 획기적인 변화와 부흥이 이루어져 바둑을 직업으로 삼은 바둑인들의 소득 증대에 기여할 수가 있다는 뜻이다.

잠시, 바둑의 역사를 살펴보건대,

고대 바둑인(중국인)들은 ‘바둑을 단지 게임으로만 즐기려고 하다가는 바둑의 미래가 암울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고, 서둘러 바둑에 여러 가지 학문을 접목시키거나 융합해 보고자 애를 쓰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바둑에 천문과 지리, 문학, 병법, 의학, 심지어 종교와 철학적인 요소들까지 골고루 결부시켜 나름 열심히 설명해 놓은 수많은 문헌 자료들이 그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이러한 ‘바둑과 타 학문과의 접목이나 융합시키려는 시도’는 그 후로도 계속 이어져 현재에 이르고 있는데, 필자는 명지대 바둑학과에서 강의할 때에, 중국에서 매년 발간되는 바둑 관련 책자를 보고 그런 역사적인 사실을 제래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때 필자가 보았던 바둑 관련 그 책자란 그저 단순한 단행본이 아니었다. 오롯이 바둑에 관련된 논문들의 제목만 추려서 뽑아 만든 일종의 리스트 목록집이었다. 바둑 관련 논문들의 제목들만 열거해서 매년 새로운 단행본 책자로 만들어 출간해 낼 정도이니, 실제 그 논문들의 숫자와 분량이 얼마나 많을지 상상이 되는가?

그러므로 우리나라 어느 분이 바둑의 요소들과 관련지어 새로운 사상이나 학문적인 설명 등을 연구하고 이걸 피력하고자 애를 쓰는 모습을 보고, 자칫 표절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으니 선행 연구 겸해서 바둑 관련 논문 제목들만 오롯이 실려 있는 이 단행본 중국 책자를 구해서 조목조목 따져가며 살펴볼 것을 정중히 권해드린다.

아울러, 바둑에 관련된 독창적인 글을 쓰시고자하는 바둑인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바둑역사를 공부해 보시기를 권한다.

이 세상에 똑 같은 판의 바둑이 두어진 예가 없다고한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같은 바둑인으로서 바둑에 대해 비슷한 사고를 갖고있다면 간혹 비슷한 주제 내용을 가진 글이 나올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래도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면,

중국에서 나온 그 바둑관련 논문 제목들이 바둑의 내용과 심오한 학문 사상 등을 결부시켜 다룬 것들뿐이지, 바둑의 용구, 이를테면 흑돌과 백돌, 가로세로 19줄 바둑판 등을 활용하여 무슨 새로운 변화나 콘텐츠 개발을 시도하려는 예가 없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중국에서 바둑의 이미지가 워낙 강하다 보니, 바둑적인 요소 설명 이외 바둑 용구 같은 것들에 관한 연구를 금기시하려는 무언의 약속 같은 게 존재하고 있는 듯.

(좋은 실예로,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값이 비싼 원목 바둑판이니 두꺼운 조개껍질로 만든 고급 바둑돌을 논하고 있지, 중국 내에서 귀한 바둑판이니 고급 바둑돌등을 얘기하는 건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

따라서 필자는,

바둑적인 요소와 타 학문과의 연계를 시도하려는 연구보다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바둑용구(바둑판과 바둑돌)를 활용하여, 일반인들이 바둑에 대해 보다 친밀감을 느끼며 다가오게 할 수 있는 방법 즉, 묘수를 찾아내는 것이 더 승산이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바둑 혁명의 성공을 가로막는 장애적인 요소들이 또 있다.

이것은 바둑이 가진 기본적인 속성과 ‘일만 시간의 법칙’에 따른 부작용일는지 모르는데…….

본디 바둑은 인간미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냉혹하고 지독히 이기적으로 판세를 운용해야만 이길 수 있는 게임이다. 따라서 게임 중에 상대방의 실수를 바라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요, 상대가 잘되는 꼴을 절대로 봐주거나 용인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둑 승부의 기본이자 불문율같은 본래 속성이다. 바둑을 웬만큼 두는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 바둑의 금과옥조 같은 명언(名言)이라 불리는 위기십결(?碁十訣) 내용 중의 세고취화(勢孤取和)란, 자기 형세가 불리하니까 궁여지책으로 상대방과 일단 화합해 보라는 뜻이지, 상대와 사이좋게 화합하며 게임을 즐겨보라는 뜻이 절대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둑인이 바둑을 둘 때마다 게임의 속성에 너무 익숙해지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게임 이외의 일에 까지도 상대의 의견에 반대를 하거나 방해해 보려는 경향을 간혹 볼 수가 있다. 이것을 부연 설명하기 위해, ‘전갈과 개구리’라는 우화 하나를 예로 들어보겠다. 전갈과 개구리가 강을 함께 건너가기로 했다. 그런데 개구리는 헤엄을 칠 수 있으나 전갈은 헤엄을 못 친다. 그래서 개구리는 전갈을 자기 등에 업고 강 건너편을 향해 헤엄쳐 나갔다. 그런데, 가는 도중 전갈은 자기를 업고 헤엄치는 개구리의 등에 독침을 콕 찔렀다. 개구리는 전갈의 독이 온몸에 퍼져 죽어가면서 원망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내가 죽으면 헤엄 못치는 전갈 네가 물에 빠져 죽을 텐데……. 그러자 물에 빠진 전갈이 허우적거리며 대답했다. 어쩌겠니! 이게 내 본능인걸……. 아, 써놓고 보니 왠지 좀 썰렁하니 과하다는 느낌이 든다. 아무튼, 우리 바둑인은 바둑 부흥과 발전을 위해 애쓰고 노력하려는 사람들을 전갈처럼 고의로 쓸데없이 방해하려는 듯한 행동을 절대 삼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1만 시간의 법칙이란, 보통 지능을 가진 사람이라도 어느 분야에 1만 시간 정도의 시간만 투자한다면 그 분야의 전문가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1만 시간의 법칙에 대해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시길 바란다.) 그러니까 어느 누가 바둑을 매일 2시간씩 둔다고 가정한다면, 적어도 14년 이내에는 1만 시간을 족히 넘게 되어 전문가 반열에 당당히 오를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 바둑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사이버 오로나 타이젬 대국실 등에는 누적된 바둑 총 대국 시간이 1만 시간 이상 되는 사람들을 그다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조금 특이한 예이긴 하지만, 1만 시간이 아닌 몇만 시간, 심지어 10만 시간 이상을 넘긴 사람들도 가끔 볼 수가 있다. 그렇다면 이런 사람(누적 바둑대국시간이 1만 시간 이상을 돌파한 사람)들이 모두 바둑 관련 전문가가 되었을까? 그건 아니다. 취미로서의 바둑에 대해 어느 정도 일가견을 얻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바둑의 승률 향상이나 관련된 바둑 전문 지식을 얻게 되었다는 소식을 아직 접해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런 분들은 한 번 잘못 알고 있는 바둑 관련 지식을 수없이 되풀이 반복하고 자주 말하다 보니 이것이 하나의 신념처럼 굳어져 어느 누구와 바둑을 논할 때에 본의 아닌 오류를 쉽게 범할 수가 있다. 예를 들자면, ‘중국 요순 임금이 어리석은 자기 아들 단주의 두뇌를 깨우쳐 주고자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했던 것처럼 바둑을 발명했다.’라는 요순 바둑 창제론을 마치 진짜 역사적인 사실로 인정하여 남들에게 바둑을 소개할 때마다 자신 있게 이걸 얘기하곤 하는 우(愚)를 범할 수가 있다는 뜻이다.

만약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바둑을 즐기고 또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우리 바둑의 부흥과 발전에 관한 관심을 평소 갖고 있다면,

아래 ‘바둑을 보는 관점 5 단계층’을 참고로 하여 본 글을 계속 읽어주실 것을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 바둑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5단계 층.***

제 1단계층은 바둑판 혹은 컴퓨터 화면을 마주 대한 채 바둑을 두는 대국 당사자(예: 프로 바둑 기사)들이다.

제 2단계층은 이 바둑을 가까운 거리에서 흥미롭게 지켜보며 널리 전달 홍보하거나 이로 인하여 경제적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직업적 바둑인들이다. 즉, 이들은 바둑 해설가, 기자, 바둑 TV 방송국 종사자 그리고, 바둑 강사, 바둑출판업 종사자 등이다.

제 3단계층이란, 제 2단계층에서 전달 중계해 주는 바둑 내용을 보면서 일희일비하는 등 적극 관심을 표하는 바둑 팬들이다.

제 4단계층은 바둑이 뭔지 대강 알고는 있지만, 굳이 관전하거나 배우려 들지 않는 부류의 사람들이다.

제 5단계층은 바둑에 대해 전혀 무관심한 사람들, 이를테면 바둑돌이 흰색과 검은색으로 양분되어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지, 바둑판이 몇 줄로 구성되어 있고 어디에 바둑돌을 올려놓는지조차도 모르는 완전 바둑 무관심 층 사람들이다.

이것을 좀 더 실감 나게 장면 묘사를 해서 설명한다면,

1. 길거리에서 바둑을 직접 두고 있는 사람(제 1단계층),

2. 바로 그 곁에 모여 앉아 이 바둑의 진행 상황을 널리 알리려고 애를 쓰는 바둑 관련 직업인들 (제 2단계층),

3. 그 바둑에 관심을 두고 보다 가까운 곳으로 다가가서 흥미롭게 지켜보려는 사람들 (제 3단계층),

4. 이들이 모여 바둑을 두거나 구경하고 있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가까이 다가가지 않고 그냥 지나쳐 가는 사람. (제 4단계층)

5. 한참 떨어진 곳에서 길을 가다가 저 멀리 사람들이 모여있는 걸 보긴 봤지만 무관심하게 지나치는 사람 (제5단계층- 바둑에 대해 완전 무관심층)

물론, 바둑의 중흥 발전을 기하기 위해서는, 위의 제4계층과 제5계층의 사람들을 제 3계층 쪽으로 최대한 많이 끌어들이는 노력을 해야만 하며, 예전에 조훈현 9단의 응창기배 초대 우승과 이세돌 선수와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결 화제 덕분에 제 5단 계층의 사람들과 제 4단계층 사람들이 제3계층 쪽으로 대거 유입되었다는 사실 등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우리 바둑인들이 위의 특별한 이슈(조훈현 바둑황제 등극, 이세돌의 AI 대결 등) 없이 제4계층과 제5계층에 속한 사람들을 제 3계층(바둑팬) 쪽으로 자연스럽게 이동, 유입시킬 수 있는 묘수 같은 방법은 혹시 없을까?

각 계층 간의 소통 문제에 있어,

제 1단계층과 제 2단계층, 그리고 제 3단계층은 불가분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에 별다른 무리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제 4단계층과 제 5단계 층의 사람들을 3단계 층으로 끌어들이는 일이다. 알다시피 이 두 계층과 제 3단 계층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험하고 세찬 강물이 도도히 흐르고 있는 모양새이다.

그렇다면 이 두 계층의 사람들이 안전하게 강물을 건너 3단계층으로 무사히 들어올 수 있는 튼튼하고도 매력적인 교량이 필요한데, 필자가 주창하려는 바둑혁명이란 바로 이런 튼튼하고 매력적인 다리를 만들어 바둑 부흥 발전을 이루어 보자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겠다.

4단계 층과 5단계층의 사람들을 안전하고 쉽게 3단계 층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교량(?) 건설을 수행하는 일.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즉 교량 건설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바둑의 가치’를 높이고 보다 효과적으로 ‘바둑 홍보’를 할 수 있는 여건 및 방법 수법 등을 우리 바둑인들은 열심히 찾아내고 또 연구할 필요가 있다.

바둑혁명의 시작을 알린다는 의미로,

이번 회에는 현현기경 속의 사활문제 중 하나인 ‘과교세(過橋勢- 다리를 건너는)’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