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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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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바둑 배우고 유쾌하게 웃은 적이 몇 번 있었을까. 즐거워한 적이 몇 번 있었을까. 무수히 많았을 것이다. 바둑은 재미있고 좋은 것. 좋은 것은 즐겨야 하는 것. 무겁게 들어가면 아니 되는 것. 아니 그런가.
그래서 의무감으로 오늘 하나 나눌까 한다. 얼마 전 편지를 보내고 편지를 받았는데, 되로 보내고 말(斗)로 받았던 그 즐거웠던 내용을.
기보를 보자. 보낸 편지의 내용은 우상귀에 있고 받은 편지의 내용은 좌하귀에 있다. 먼저 우상귀. 흑1 흑3이 절묘한 수순. 이로써 흑은 살았다. 물론 백도 살았다. 빅인 것이다. 이 상태에서 그만이다. 서로 손을 빼야만 한다. 여기서 한 발짝 먼저 내딛는 쪽이 잡힌다.
좌하귀 역시 우상귀와 다름이 없다. 흑7 이후 서로가 손을 빼야만 한다. 백이 흑7을 따내면 백이 잡히고 흑도 흑7 이후 어딘가에 두기만 하면 잡히고 만다. 자, 그런데 말이다. 저 좌하귀의 이름이 뭘까. 무엇인가 닮은 것 같지 않은가. 그렇다. 바로 이름이 있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바로 그것이 저 그림과 함께 날라 온 답장이었다. 하하. 내 얼마나 유쾌했는지!
슈뢰딩거는 물리학자. 그가 사고실험을 하나 제안했다. 고양이를 폐쇄된 상자에 넣자. 그리고 그 상자에는 1시간 안에 붕괴할 확률이 50%인 방사능 핵을 넣고, 붕괴하면 고양이가 죽는 장치를 하자. 그러면 고양이는 1시간 후 살아있는가, 죽어 있는가. 열어보면 알 수 있겠다. 그러나 열기 전에는?
실험의 함의에 대해서 아는 분도 많겠지만, 처음 듣는 분은 찾아보시라. 흥미롭지만 어려워서 난 여기서 그쳐야만 한다. 그치는 자리를 아는 것, 그것이야말로 지혜라고 하지 않던가. 그런데 사실 나는 핑계지만 이 그림 본 어느 수학자, 짓궂게 말했다. “저건 죽은 것도 아니고 산 것도 아녀.” 하하. 짐짓 퉁명스런 어조로 저 멋진 그림을 살려주었던 것이다. 감사!
그런데 우상귀 흑3의 위치와 좌하귀 흑7의 위치가 다른데, 왜 나는 저리 그렸을까. 아마도 이유인즉, 위로 올라가고픈 나무은유가 반상에 있어서 무심코 저리 넣은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 반상의 반(半)은 은유의 세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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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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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로 주시고 홉으로 받으신 거 같은뎅~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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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이 주고 받는 와중에 흘린 이삭을 주운 건 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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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斯文亂賊 |
｜ 2007-05-20 오후 11:37: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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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저 우상귀의 이름이 뭘까. ... 그렇다. 우상귀에도 이름이 있었다. ㅈ... ^^ 튀잣!=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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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비성님 |
｜ 2007-05-24 오전 11:28: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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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에 한마디 |
위 상태에서 백이 먼저 두면 안되나 흑이 먼저 두면 각생이나 빅이 되는게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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斯文亂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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