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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 느낌이 나의 언어이긴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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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한다. 글 쓸 때 조심한다. 좁은 시야에 묶여서 세상의 흐름을 미처 따라가지 못해 과거의 나를 중심으로 현실을 보지 않는지, 조심을 한다. 그러나 빠르게 바뀌는 세상에서 쉽지 않은 것이 멀리서 자신을 객관화하는 것.
영상을 일부 보았다. 오청원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4월 말 제8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는 감독들의 작품을 보여주는 시네마스케이프 프로그램에 올라온 “기성 오청원.” 감독은 티엔 주앙주앙.
그러나 실망이 컸다. 적어도 나에게는 큰 불만이 있었다. 무엇인가. 배우들 돌 놓는 손가락이 힘과 맥이 빠지다 못해 나른할 정도였다. 돌 소리도 청명하지 못하고 자세도 자연스럽지 못해 현실과는 거리가 멀었다. 내가 알고 있는 세계가 아니었다. 내 경험하지 못한 시간대의 바둑을 그린 영화지만.
예전에 모 탤런트가 주연한 바둑 드라마가 있었는데, 그 또한 차마 볼 수가 없었다. 뻣뻣한 중지 하나에 그치지 않고 온 몸이 굳어 있었기에 영 볼 맛이 나지 않았던 것이다. 수긍치 못하는 분도 계실 것이다. 예민한 승부 경험이 없으면 대국의 세밀한 구석구석까지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는 것.
안다. 영화가 실전의 맛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의미의 추상화된 전달로도 충분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음식과 같이, 손맛이야말로 우리가 쉽게 얻을 수 없기에 놓치고 싶지 않은 맛 아니던가. 바둑에서도 최상의 맛은, 시각과 촉각 청각을 떠나서는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아니다. 이건 나만의 투정일 것이다. 예컨대 인터넷 대국시 손맛이 없다고 투덜댈 수 있겠는가. 기타니와 오청원이 신포석을 연구했던 지오꾸다니 계곡 그 여관방에서 내 하룻밤 잠을 청했을 때 굳이 바란 것이 있었던가. 그들은 떠났고 나는 남았을 뿐이었다.
그래, 반상만으로도 고맙다. 기보는 오청원 27살 때 1인자 기타니를 누른 가마쿠라 치수고치기 제6국. 흑1도 예리한 급소지만, 저 흑3과 같이 사고의 뒤안길을 잘 짚어내는 것이 그의 천재성 중 하나였다. 이후 알파벳을 따라 50수를 두었지만 백이 살 길은 없었다. 수읽기도 자신감도 탁월했음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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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손맛이 그리운데 기원에는 잘 안 가집니다. 흑 1, 3은 감탄이 절로 나오는 수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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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inktwice |
｜ 2007-05-04 오후 2:15: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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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만약 기타니가 아니고 , 조치훈이라면 살릴겁니다. 설령 죽이더라도 댓가를 얻어서 이바둑을 이길겁니다. 왜냐하면 이런바둑은 조치훈스타일에 딱 맞는. 젤 좋아하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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