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끔은 세상 탓도 하고 사시라
|
|
|
|
|
|
요즘 이런 질문 많이 받는다. 왜 나는 초단과 2단 3단을 오르내리느냐? 내 실력이 불안정한가? 인터넷 바둑 사이트에서 대국을 즐기는 분이 주신 의문이다. 나 자신을 돌아봐도 과연 그럴 때가 있다. 그래도 프로인 내가, 실력이 강하면 성적의 편차는 줄어드는 것이 보통인데 말이다.
왜 그럴까. 답은 의외로 쉽지 않을까 한다. 하나는 단급체계에 달린 문제다. 인터넷 사이트 오로의 경우 7단부터 25급까지 단급이 나누어져 있다. 그와 비교해서 기원에서는 1급부터 18급으로 나누어져 있다. 18단계와 32단계. 약 두 배인 것이다. 그래서 오르내린다. 하나의 단 또는 급이 포괄하는 실력의 범주가 좁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도 있다. 인터넷에서의 바둑은 기원에서의 바둑과 달리 대국하는 시간이 다양하다. 집에서도, 휴가 중에도 둘 수 있으니 장소는 물론이고 시간에도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그러나 동네 기원은 다르다. 동네 기원에 가는 시간은 일상에 의해 제약 받는다. 이 점이 의미하는 바는 이렇다. 제약을 적게 받으면, 즉 자유가 많으면 편차가 커진다. 리듬도 불규칙해지고.
하나 더 생각할까. 동네 기원에서는 약간의 경쟁이 없을 수 없다. 짜장면을 걸고 바둑 둔 경험은 누구나 하지 않던가. 그렇다. 잘 아는 동네 친구들끼리 일요일 점심 때부터 담배나 짜장면을 놓고 저녁 한 때까지 반상에 몰입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럴 때 기력을 낮게 하는 것이 유리한가, 아니면 실력에 비해 높게 잡는 것이 유리한가. 서로가 자신의 기력을 조정하려고 한다.
그런저런 이유로 인터넷에서 우린 기력의 편차를 크게 경험한다. 그건 속기가 많아진 프로들에게서도 쉽게 발견된다. 속기는 리듬의 불규칙으로 인해 실수를 유발하는 경향이 있다. 기보의 흑1은 큰 실수. 백2가 멋진 수로 아무런 수도 성립되지 않았다. 흑1은 2에 두는 것이 급소였다. 다음 백A 흑B 백C 흑1까지 두었다면 백도 살기가 만만찮았을 것이다. 속기 유죄였던 것이다.
불안정한 실력은 자신감을 떨어뜨린다. 그러나 걱정 마시라. 그것은 여러분의 탓이 아니었다. 세상의 탓이었다. 가끔은 세상 탓도 하고 사시라.
|
|
|
|
|
|
|
|
|
|
|
|
|
|
|
| ┃꼬릿글 쓰기 |
|
 나무등지고 |
｜ 2007-03-29 오전 9:08:00 [동감0] 
|
|
 이 의견에 한마디 |
^^
|
|
|
노총각인지가 세상탓을 하면 핑계라고 하지요. 그라믄 어떤 인간들은 그러져.. 그런 핑계대지마. ㅎㅎ박사님, 안뇽하시져!
|
|
|
|
|
|
.gif){kind=lo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