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폰(coupon)바둑, 그 멋진 아이디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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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캄프(E. Berlekamp)는 바둑의 잔끝내기 해법을 찾아낸 수학자로, 세상에 존재하는 게임의 연구에 있어서는 손꼽히는 학자다. 이 분이 지난 10월 말 전주에서 발표한 논문을 보았다. 요약문만 읽어서 자세한 건 모르지만, 그 재밌는 아이디어를 일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바둑 두기 전 한 다발의 쿠폰이 주어진다. 40장짜리 다발에는 20, 19.5, 19, 18.5 등의 숫자가 적혀 있다. 대국자는 자신이 둘 차례에서 쿠폰을 한 장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착점을 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쿠폰을 가져가면 그 점수는 그의 집에 더해진다. 반상에 둘 곳이 없고, 쿠폰도 바닥나면 대국은 끝난다. 승부는 반상의 집과 가져간 쿠폰에 적힌 숫자를 더해서 비교해 결정한다. 쿠폰다발이 커지면 훨씬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다.
벌캄프는 장주주와 루이 부부의 쿠폰바둑을 여러 번 실험했다. 주목할 점 하나는, 두 대국자가 첫 수의 가치를 15점짜리 쿠폰보다는 작게, 14.5점 쿠폰보다는 크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수학적으로 보면, 이 숫자는 공평한 덤의 정확한 두 배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 실험을 인정할 경우 덤은 7.5집보다는 작지만 7.25집보다는 커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생각해봤다. 내가 첫 수 대신 쿠폰을 집는다고 생각하자. 10집은 아니다. 20집도 아니다. 머릿속으로 실험할 때 나도 15집 내외가 아닐까 한다.
그런데 오늘날 덤이 7집 정도 필요하다는 합의는, 흑이 선수 활용을 잘 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 이뤄진 경험적 자료에 크게 근거하고 있다. 그러나 선수 활용을 잘 할 수 있는 실력자만이 덤을 결정할 이유는 없다. 3급을 두는 사람들의 경우는 그들만의 활용 수준이 있지 않을까.
실력의 차이에 따라 집단을 구성해서 실험을 하면 덤을 다양하게 정할 수도 있을 듯하다. 실제로 내가 10년 전에 통계적 검증을 해보았을 때, 프로 정상의 경우에도 개인차가 없지는 않았던 것이다.
가만, 그 오랜 세월 두어왔던 저 흑1은 과연 몇 집이나 될까. 또 가만. 먼저 두고 나서 그 가치를 집으로 환산시키는 쿠폰바둑을 역(逆)구상하고픈 생각도 드는데, 여러분의 판단과 아이디어는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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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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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사범님, games of no chance랑 more games of no chance 검색하셔서 pdf 파일 한번 열어보시면 재미난(?) 논문들이...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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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등지고 |
｜ 2007-02-24 오후 1:15: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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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문 사범님 글이면 최소한 조회수가 5천에서 1만은 넘어야하는데..ㅠㅠ 많은 사람들이 읽지 못한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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斯文亂賊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