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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의 태도, 해설에도 묻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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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링에 올라가보라,” 그런 말 하곤 한다. 제3자가 대국자에 대해 훈수를 하거나 비평을 할 때, 옆에서 충고하는 것이다. 가령, “A는 왜 B만 만나면 저리 약하게 두지?” 그리 말할 때, 한마디 하는 것이다. “흥, 올라가 봐!”
그런 것과는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비슷한 상황 하나가 해설. 해설자를 보면 매우 잘 아는 듯하다. 냉철하고 수읽기에 밝고, 형세판단도 정확하고. 그러나 실제로 해설자는 그러할 수 없다. 해설은 대국자가 아니라 관전자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깊이와 넓이를 조화시킬 필요도 있지만, 난이도도 조정해야 한다. 1급도 5급도 10급도 감상하지만 문외한도 관전하지 않는가.
지난 12일 농심배 1국에서다. 백1이 반상에 놓이자 “저 같으면 마음 편히 잡으러가고 싶습니다만…. 잡으러 가고 싶습니다. 상당히 위험한 흑입니다.” 그러면서 제시한 것은 기보 백7까지다. 주변 백(△)이 두텁기 짝이 없다. 흑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은 가까이에 아무 것도 없다.
실전에서 백은 백3이 아니라 a를 두었다. “백3이 정수로 보입니다. a는 정수가 아닌 듯.” 그 직후 백7일 때다. “느낌상 죽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잡으러 갈 것 같습니다.” 그리곤 다시 설명. “못 잡으면 백이 곤란해집니다. 잡지 못할 경우 집으로 백이 져 있습니다.”
언뜻 보아 약간 흔들리는 해설이다. 느낌상 죽을 것 같지 않지만, 잡으러 가고 싶다 하니 말이다. 그러나 또 한편 생각하면 전혀 흔들리지 않는 해설이다. 잡지 못할 경우 집으로 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니, 잡으러 가고 싶습니다. 그리 말한 것을 보면 말이다.
누구일까, 해설자는. 이세돌 9단이었다. 대단한 결단력을 가진 친구인데 그것이 해설에서도 잘 드러난다. 해설과 실전의 차이가 별로 없음을 보여주는 듯해서 놀랍다 하겠다. 물론 국면을 볼 때 경솔과는 거리가 먼 태도이다. 아, 좀 더 집어내면 필자가 놀란 것은, 해설 중 “마음 편히” 그 표현할 때.
그건 그렇고 저 흑이 과연 잡힐까. 백7 이후 흑A에 대해 백B는 흑E까지 잘 안 잡힐 듯하다. 그러나 흑A에 대해 백은 C로 둘 것이다. 중앙이 두터우니 흑A에 대해 백B를 둘 이유가 없는 것이다. 여러분의 판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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