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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은 복잡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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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계절이라 많은 얘기들이 떠돈다. 어떤 신문엔 정계 개편에 대해 무려 7 개의 시나리오가 등장하기도 한다. 그런가. 그렇게 가능성이 다양한가.
바둑은 복잡하다. 한눈에 알 수 있는 그런 길은 잘 보이지 않는다. 실로, 인간의 인식에 궁극적으로 잡히지 않는 그런 길도 있다고 하니, 미로(迷路)에서 헤매는 것이 그리 비현실적인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바둑은 어지럽지 않다. 왜냐? 이미 많은 것들이 조건으로 결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조건이자 또 조건을 만든 것은 규칙이다. 너와 내가 한번씩 번갈아 둔다는 것, 그것이 흑백이 가야 할 길을 어느 정도 결정한다.
아니다. 그 못잖게 중요한 것이 있겠다. 바로 반상의 특징이다. 19줄로 이뤄진 정방형의 세계. 아무리 멀리 나아가도 기하학적으로는 19줄을 벗어나지 못한다. 반상이 천원을 중심으로 대칭인 것도 중요하다. 우리가 집을 지을 때 효율적인 돌의 위치를 무엇보다 3선으로 잡는 이유도 19줄과 대칭에 있는 것이다. 물론 그 3선도 사활의 규칙을 전제할 때야 좀더 의미가 잡혀지며, 사활 또한 착수교대의 원칙에서 파생되는 것임도 잊을 수 없다.
이리 본다면, 바둑에서 생각해야 할 생각의 길, 또는 찾아야 할 길은 어느 정도 이미 결정된 것임을 이해할 수 있다. 정치 또한 그러하다. 정치에서도 정치인들이 움직여야 할 길은 착점되어야 할 돌처럼 한계가 있다. 조건의 현실성에 대한 고려 없이 시나리오만 짜는 것은 무분별한 것.
그 한계를 어떻게 표현하느냐? 그것이 이론의 할 바이다. 한계의 표현이 이론이다. 바둑도 그러하다. 바둑의 이론은 바둑의 조건에 기반한 착상의 한계를 표현한 것. 그러한 한계를 넘어선 이론을 만들면 되지 않느냐고? 아, 물론 할 수만 있다면 그건 대단하다. 그런 것이 천재의 할 일이다. 그러나 천재들이 찾는 그런 길도 그 출발은 조건의 내용을 인식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등반가가 등반길을 찾을 때도 산의 지형과 기후 등 조건을 먼저 살펴보지 않던가.
기보의 흑1 흑5 흑7은 유명한 중국식 포석. 저 포석 이론이 착수교대와 19줄 반상이라는 두 조건으로부터 나온 것임은 널리 알려진 사실. 저 포석의 변형 또한 반상의 기초적 조건을 못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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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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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등지고 |
｜ 2006-06-20 오후 1:47: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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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쉽네요. 그렇게 생각하면 쉬운데 그런 안목을 가지는 것이 어렵지요. 사는 것도 그래서 공부가 필요한 것이고요. 인생 쉽게 살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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