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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이 잡힌다고? 흑도 아직 못 살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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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승부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확률을 갖고 말할 수 있을까. 가령 프로가 같은 프로에게 9점을 접힌다면 그 승부는 100% 이길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다. 장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8점은? 7점은? … 2점은? 막상 질문이 계속되면 누구라도 당황할 것이다. 프로라면 대략 4점 정도부터 당황하지 않을까 싶다. 3점부터는 고개를 흔들고 2점이라면 알 수 없다, 그리 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그런 거 물어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 하나와 관련해서 기보를 먼저 보자. 제1선을 흑돌이 쭉 둘러싸 있다. 바로 이 장면에서 백1을 두었다고 하자. 과연 저 백은 살아날 수 있을까? 미소 짓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아, 나도 저거 해보았어. 그리 말씀하실 분들 많을 것이다.
프로들도 그렇다. 대부분 다 경험해 보았다. 1956년 일본에서 “중앙의 생사(生死)”라고 이름 붙여 실험도 했지만, 그런 정보 없어도 저 그림은 누구나 한 번 정도 실험해 보았다. 나도 그랬다. 고교 1학년 1급 시절이었는데, 내가 약해서 그랬겠지만 내가 백이면 잡혔다. 그러나 내가 흑이면 백은 살아갔다. 요즘 기사회장을 맡고 있는 조대현 9단과 몇 번이고 다루었다.
얼마 전 기사실에 후배들이 모여서 즐겁게 검토하고 놀고 있을 때에 우연히 생각났다. 이거 어때? 살 수 있을까? 너도 나도 말했다. 아, 그거 해봤잖아? 이거 잡히는 거 아냐? 백이 잡힌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그런데 그 와중이었다. 안조영 9단이 진지하게 말했다. 아니, 백이 잘 안 잡히지 않나? 흑도 못 살았잖아? 하하. 순간 터져 나오는 웃음, 웃음. 너도 나도, 하!
그러나 실로 대단한 안목. 흑도 못 살았다! 그래, 흑도 못 살았다. 두 집이 아직 없다. 인간의 실수 가능성, 그런 허약함, 그런 것이 남지 않았던가!
약간 무겁지만 이런 얘기도 하나 하자. 왜 우리는 모두가 저 그림에 대해서 한번쯤은 경험해보았을까. 바둑에도 우주 속의 나, 또는 내 내면의 우주, 그런 직관이 자연스럽게 반영되기 때문일까. 막막한 느낌 이상의 실재, 또는 신화, 상징, 그런 것이 우리 자신에게 만큼이나 자연스럽게 반상에도 투영되기 때문일까. 재해석하고 다시금 받아들이고 싶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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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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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만놔둬 |
｜ 2006-05-12 오전 10:34: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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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왜 우리는 모두가 저 그림에 대해서 한번쯤은 경험해보았을까...표현이 좀 이상하네요...왜 우리 모두는 저 그림에 한번쯤은 빠져들고 싶어지는 것일까...뭐 그런 표현이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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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재해석하시는 겁니까 새로운것 해석하기도 바쁜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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