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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사쿠 이후 152년이 지난 오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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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슈사쿠의 마늘모를 보았다. 그 수법의 발견에 들인 6시간을 보았다. 그로부터 오늘, 152년이 흘렀다.
그 동안 그 수법으로부터 비롯된 수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사라졌다. 흑백간의 대응책이 다양했던 것이다. 이제는 충분하지 않을까도 싶은데, 아니었다. 오늘 나는 다시 새로운 응수를 만났다. 좌상귀 흑5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최철한 9단이 손근기 2단을 상대로 둔 수인데, 나로서는 처음 보는 수로 좋은 착상이라고 본다. 슈사쿠의 백2에서 비롯된 백4에 대해 그 동안 흑은 A 또는 6을 두어왔는데, 비교해보면 A보다는 실전 흑5가 좋다. 중앙으로 머리를 내미는 백6이 절대이기에, 백으로부터 한 발 멀리 떨어진 흑5가 적당하다. 단, 당장 흑7을 두어서 B와 C를 맞봐야 흑5가 빛이 난다.
실전은 흑7 다음 백a 흑b 백B 흑C 백c 흑d 백e까지 변화했는데, A보다는 흑5가 튼튼한 백에게서 한 줄 더 멀리 있기에 보다 활동적이라 하겠다.
그런데 저 좁은 공간에서, 그 동안 당연히 발견되었을 법한 수단이 이제야 처음 나타나서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왜 그럴까. 의식의 사회성, 그러니까 바둑이라는 사회적 관념 체계에 개인의 의식이란 것이 깊이 뿌리 내려있기에 우리의 발견이란 언제나 더디게 나타나는 까닭일까.
아니면, 실로 시간이라는 것이, 152년의 시간이라는 것이, 우리가 체감하는 것보다 훨씬 짧은 기간이기에 발견이 새삼스럽게 늦다는 느낌을 주는 걸까. 우리가 늦게 등장한다고 여기는 것이, 실은 대단히 빠른 등장인 걸까. 시간이란 것이 실재(實在)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변화에 대해서는 낯설어하는 것일까.
새로운 수를 찾기란 그토록이나 의문이기에, 실로 발견이란 창조와 다름없는 것인가. 수없이 많은 기사들이 지나갔을 그 길목에서도 여전히 우리의 눈길에 잡히지 않은 그런 갈림길이 그렇게나 많이 숨겨져 있는가.
분명한 것은, 오늘날엔 프로도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대국이 두어지기에, 새로운 수법을 만날 기회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많다는 것이다. 어려운 세상에 바둑을 즐기는 자, 그 점을 시대의 행운으로 여기는 것도 좋은 일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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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바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