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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처럼 흘러가는 바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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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며칠 무덥더니 가을 햇살 더할 나위 없이 맵다. 그래, 개울에서 천렵을 하기로 했다. 때늦게도 말이다. 준비물은 어항 2개와 떡밥. 요즘 어항은 비닐로 제작된 것으로 물 흐르기 쉽게 만들었다. 내 어릴 때는 집에서 쓰던 병 어항에 떡밥으로는 된장을 풀었었다.
막상 물에 발을 담그니 차기는 차다. 그래도 어디 탁족(濯足)의 기분도 내어보고 했는데, 이런 저런 얘기와 할일 없음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기사 중에서는 오래 전에 작고한 일본의 다까가와(高川) 선생이 물을 닮은 휘호를 즐겨 쓰곤 했다. 흐르는 물은 앞을 다투지 않는다(流水不爭先)는 그의 바둑은 평명류(平明流)라 일컬을 정도로 평범하고 유연했다.
급류를 피해 담아둔 어항에 피라미는 몇 마리나 잡혔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 자꾸만 다가가서 살펴보곤 했는데, 물은 맑았어도 몇 마리나 잡혔는지 그리 잘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고 보니 다행이다. 깊은 물 속 물고기를 헤아릴 수 있는 자, 상서롭지 못하다. 그런 말씀도 있으니 말이다.
농담도 하지 않을 수 없겠다. 금생여수(金生麗水)라고 천자문 구절이 있는데 물론 금생수(金生水)를 표현한 것. 그러나 한 때 우리 나라 남쪽 여수에서 금 밀수가 성행한 적 있었으니, 하하하. 우연일까.
한두 시간 바위에 앉아 있으려니 흐르는 물소리에 귀가 멍하니, 나도 세상 잊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걸까, 의심도 했다. 물이 맑으면 …을 씻고 물이 흐리면…, 그런 처세도 들은 적 있었는데, 자세한 고사(故事)는 잊었다.
내 어항에는 잔챙이 한 마리 잡히지 않았다. 물고기도 사람 알아보는 걸까. 빈 어항에 만족하며 돌아서다가 눈길 잡는 돌을 하나 보았다. 황색 납작하니 손바닥 크기. 음, 이거 좋군. 문진(文鎭)으로 써야겠는데, 그리 마음 두고 주머니에 넣었다.
아, 참. 묘수풀이도 하나 만들었는데, “물처럼 흘러가고 나무처럼 자란다”는 바둑의 속성이 두점에서 드러나기에, 두점 모인 형태를 하나 그렸다. 매우 쉽게 하나 잡혀주었다. 우상귀가 그것으로, 흑이 백을 잡는 것이다. 답은 좌하귀에 있는데, 흑1 다음에도 후절수, 그러니까 개울에서 달건지기, 달건지기 조심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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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랑지수청 이면 가이 탁오영이요, 창랑지수탁 이면 가이탁오족, 입니다. 박사님,, 역사의 연구(별명)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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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감사! 늦었습니다만 시간이야 우리를 언제나 반겨주리라 믿습니다. 역설적이지만, 그런 맘 갖고 싶습니다. 감사! 새해 드려도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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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하늘
문용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