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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바둑으로의 회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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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프로 바둑을 보면, 프로인 나도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 하나 나타나고 있다. 귀에서는 짧은 수순의 정석을 찾고 변을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중반에 이르기도 전에 초반 포석이 아예 사라지는 바둑도 없지 않다. 어디가 큰 곳인가. 어떻게 바둑을 구상하고 있는가. 그런 점을 알기도 힘들 정도이다. 프로인 내가!
왜 그럴까. 정석도 두서가 없고, 변에서의 싸움에 집중하기에, 마치 고대 중국의 힘바둑을 연상시킨다. 과연 현대의 바둑일까, 의심될 정도로 고대의 바둑과 닮아 있다. 그랬다. 일본은 17세기 말까지 중국은 20세기 초까지 변을 중시한 싸움바둑이었다. 물론 우린 안다. 변 중심의 바둑이라고 해서 곧 고대의 바둑으로 회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그러나 과연 돌고 도는 것은 아닌가?
비유를 하나 할까. 한반도가 4강에 둘러싸여 19세기 구한말의 국제정치적 상황과 비슷하게 보일지라도, 20세기 무역 중심 시장경제의 확대를 19세기의 제국주의적 팽창과 구별한다면, 오늘과 백 년 전은 구조는 물론이거니와 내용도 전혀 다르다. 그렇다. 바둑에서도 천 년 전의 정석이 나타나곤 하지만 같은 정석이라도 다른 이론 하에서 두어지는 것은 당연히 다른 것이다.
자, 그런데 왜 오늘의 바둑은 고대 중국의 힘바둑과 같아 보일까? 까닭 하나는 덤이 커진 때문이다. 덤이 커지면, 흑으로서는 대형정석을 피해야만 한다. 왜냐 하면 대형정석은 반상을 좁게 만들기 때문이다. 뿐이랴. 작은 정석마저도 피하고 싶은 유혹이 든다. 정석은 부분의 확정을 의미하기에 정석이 결정되면 반상은 좁아지기 때문이다. 좁은 반상에서 덤은 부담된다.
정석은 귀에서 비롯되는 것. 그러므로 자연스레 변을 중시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흑의 의도를 백은 피할 수 없는가? 어렵다. 흑이 먼저 두기에 초반은 흑이 주도할 수가 있는 것. 최근 큰 밀어붙이기 정석이 잠시 유행하다가 다시 사라지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기보는 최근의 흐름. 따라잡기 힘들지만, 귀를 확정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자연스레 변의 강조로 나타나고 있음을 생각하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으리. 세상과 마찬가지로, 바둑 또한 돌고 도는 것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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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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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훤애비 |
｜ 2005-10-08 오후 10:56: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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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아 그렇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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