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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으로 던져진 평범한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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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8일 이창호 9단과 옥득진 2단의 왕위전 도전기 제3국에서다. 조대현 9단이 해설 중에 이런 말을 했다. “우변 백1 이하 정석은 프로 바둑에서는 보기 힘든 진행입니다. 1년에 한 판 두어질까…. 이9단이 둔 것을 보면 뭔가 생각이 있지 않을까요…. 어쩌면 이 정석이 유행을 불러들일지도….”
맞는 말이었다. 그 후 이9단도 몇 번 두고 있으며, 다른 기사들도 실험하는 경향이 일부 보인다. 사실 특이하다면 특이했다. 수 년 가까이 시야에서 사라진 정석이니까. 왜 사라졌을까. 물론 그거야 가볍게 말하면 유행 때문이다. 유행 뒤에는 약간의 논리와 취향이 있을 것이고.
우리 나라는 물론이고 7번승부가 많았던 일본에서는 예전부터 어떤 경향이 하나 지적되고 있었다. 도전기 와중에는 동일한 정석이나 포석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실험하고 싶어서든, 기백으로 패배를 설욕해보고 싶든. 실로 한 판으로 끝나는 대국에서는 반복해서 실험할 수도, 기백을 보일 수도 없지 않은가. 이번 왕위전 도전기의 경향도 그랬다. 도전기 제3국과 제4국에서 이9단과 옥2단은 각각 우변 정석을 한 번씩 썼다.
까닭을 짐작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두 기사에게 왕위전은 하나로 이루어진 큰 게임. 도전 4국은 서로 다른 게임이 아니며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 것이었으리. 바로 그 때문에 두 기사에게는 한 판 한 판이 모두 일관된 심리의 흐름을 반영했으리.
바둑이란 그런 것. 누구나 독립적인 대국을 하는 듯 여겨지지만, 그 대국은 실은 바둑계라는 사회의 일부로 탄생하고 구성된다. 프로의 선택행위에는 사회적 기준, 즉 프로세계 전체의 기준이 저변에서 선택의 기초로 흐르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동일한 정석과 포석의 평가가 바뀌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론의 발전도 있지만, 평가된 이론이란 것에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함께 실험하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저나 두 기사가 하나의 물결 속에서 얼마나 몰두하고 있었는지를 알 것도 같다. 6월 10일 제1국. 7월 15일 제4국.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36일간의 강박이었을 것이다. 그 힘든 여정을 뭐라고 할까. ‘하나’라고 부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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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