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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을 가리는 방법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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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바둑의 특징 하나는 반(半)집. 반상에 반집이라는 존재는 없으나 바둑에는 존재한다. 바둑은 승부를 다투는 게임. 반집을 가상으로 만들어둔다.
언제 있었는가. 1938년 일본은 덤을 채택했다. 먼저 두는 흑이 유리하니 대국이 끝나면 4집을 제하는 공제 방식을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4집으로 덤을 정하니 빅이 나오곤 했다. 곧 덤을 4집반(半)으로 고쳤다.
왜 3집반은 아니었을까. 선착의 효(效)가 3집보다는 크다는 것이 당시의 중론이었고, 또 5집을 하자니 그건 부담이 되었기 때문이다. 덤 채택 전, 연기(連棋)에서는 덤을 3집 또는 5집 했는데, 5집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과도한 개혁일 수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개혁은 조심스러워야 하는 것.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흑과 백을 나누느냐? 이에 대해서는 공정하면 정의롭다(justice as fairness)는 존 롤즈(J. Rawls)의 정의론을 적용했다. 흑과 백을 잡을 확률을 똑 같이 하는 것이다. 연장자가 백돌을 한 웅큼 잡고, 흑이 홀짝을 맞추느냐 여부에 따라서 흑백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다시 변하고 있다. 기보를 보자. 백은 홀수 흑은 짝수이다. 후배가 흑돌을 2개 반상에 놓고 짝수 여부를 맞춘 것이다. 그러나 짝수일 것이라는 흑의 예상은 틀렸다. 백돌은 홀수였던 것이다. 이 경우 흑백을 서로가 바꿔 쥔다. 그러나 최근 몇몇 기전은, 맞춘 쪽이 - 백은 홀수를 맞추었다 - 흑이냐 백이냐를 선택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런데 선택의 여지를 남기는 것이 개인의 자유 의지를 좀더 높여준다는 뜻일까. 우연에 이어서 다시 의지를 개입시킨 것이니 한편으론 공정성과는 한 발 뒤로 후퇴한 것이 아닌가도 생각된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렇게 의지를 가늠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할 수도 있겠다. 왜냐? 상대가 백을 잡느냐 흑을 잡느냐? 그것만을 보아도 상대의 기백을 짐작할 수 있다. 내가 백을 선호한다면, 그건 상대에게 나의 호오(好惡)를 밝히는 것이니 그것은 곧 상대에게 나의 의도를 일부 밝히는 것. 의도를 드러내는 것은 승부에 부담이 된다.
하긴 다른 잇점도 없지 않다. 관전자에게 흥미를 더해주는 것. 대국자가 상대에 따라 흑을 잡고 싶은지 백을 쥐고 싶은지를 아는 것은 두 대국자에 대한 대단한 정보가 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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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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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neltd |
｜ 2005-07-13 오전 12:32: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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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주제와는 동 떨어진 얘기지만, 덤의 나이가 올 해로 68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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