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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기의 풍성했던 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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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기의 풍성했던 바둑
2016-06-24     프린트스크랩
▲ 1930년대 청양 구봉광산 풍경.
  지역 바둑의 고향  충청도 청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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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날줄과 씨줄의 교집합이라 했다
. 바둑사라는 미명의 시간 속에 갇혀 수많은 자료를 찾아 읽다보면 혼자 보기 아까운 자료들이 있다. 전국 단위나 서울이라는 중앙이 아닌 여항의 시골 골목에서도 찰지고 아름다운 바둑담들이 살아 있음을 보면 가슴이 뜨겁고 미소가 절로 나온다. 다음의 글은 1995년 어느 달 충청도 청양이란 작은 고장의 8면에 불과한 타블로이드판 지방신문에 수록된 기사다. 신문은 '청양신문'이고 기자는 최택환이다.

 

 

[정확한 기록이 없어 역사적 증명은 어려우나 약 100년 전부터 청양의 여러 유식 계층에서 바둑을 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현재 청양바둑계의 원로이며 근대 바둑 역사의 산증인인 이도재(80, 삼대한약방) 선생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민족의 얼이 담긴 순장바둑

 

이도재 선생에 따르면 1920년대 바둑은 화점에 미리 흑백의 바둑알을 몇 점 깔고 두는 순장바둑으로 당시 청양은 물론 대천, 홍성, 부여 등 인근지역에서 최고수는 청양읍 장승리에 살던 이철헌 선생이었다고 한다.

 

또 이형래 선생이 1905년 읍내리에 보해약방을 개원하면서 약방의 넓은 공간을 이용, 친구들과 바둑동호인들이 바둑 삼매경에 빠져 청양바둑을 대표했다는 것이다.

이형래 선생은 이도재 옹의 조부로 당시에는 대치면 장곡리에 사는 김상호 선생, 청양읍 교월리에 사는 남상옥 선생, 이백춘 선생, 청양군기(靑陽郡棋) 안종헌 선생(당시 화성면 매산리 거주) 등이 주축을 이뤘다.

 

안종헌 선생은 초기 순장바둑의 고수였던 이철헌 선생과 3~4점을 놓고 대국했으나 후에는 오히려 안선생이 이선생을 5~6점 깔고 접바둑을 둘 만큼 기력이 일취월장하여 1920년대 후반 일제 강점기 국수들과 대국 할 정도의 실력을 인정받았다.

1945년 광복 후 안종헌 선생은 바둑의 제1인자로 일컫는 이석홍 3단과 대국한 일화도 이선생은 소개했다.

 

또 이 시기에는 대천 청라에서 민백현, 민영현 선생의 형제도 청양의 기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바둑 발전에 정진했으며 프로 5단인 조남철 국수와 쟁탈전을 벌일 만큼 전성기를 맞았다. 1930년대 초 청양읍 교월리 남철우 선생이 혜성처럼 나타나 청양바둑의 제2전성기를 이어가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된다.

 

남철우 선생은 일본 명치대학 유학파로 문학, 음악, 한학문에 조예가 깊은 다재다능한 수재였다. 남선생은 유학 후 한국에 돌아와 우리나라 바둑이 일본에 뒤떨어진 것은 순장바둑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하고 이때부터 순장바둑을 없애고 현대 자유포석 방식의 바둑을 도입, 보급한 사람이다.

 

1930년대 초 '청양8기' 탄생

이때 청양지역 바둑 고수들로 구성된 청양8기(靑陽八棋)가 탄생되는 계기가 된다. 청양 8기인으로는 청양읍 교월리 출신 남철우, 남필우, 윤원상, 윤항태, 박두빈, 박순빈, 읍내리 이경재, 장승리 이계원씨 등 8명이다.]


기사는 한 편의 잘 구성된 지방바둑사다. 인구 3만에 불과한 작은 고장 안에서 20세기 초반의 생생한 순장바둑담이 눈앞에 펼쳐진 듯 감동을 준다. 군에 군기(郡碁)가 존재하고 군기 주변에 일단의 고수들이 모여 쟁기(爭碁)를 겨루는 모습이 생동감이 있다. 안종헌이라는 군기는 이석홍 3단과 승부를 다투었고 민씨형제는 조남철 5단과 번기를 했다는 대목은 숨이 막혀 온다.

이석홍 3단이 누구인가.  쌍립도 끊는다는 전설의 내기바둑꾼이고 조남철은 한국바둑의 대부가 아닌가. 이석홍과 조남철은 1955년 대한기원에서 김봉선 민중식 등 13인과 함께 최초의 프로기사가 된 사람들 아닌가. 기사는 이들과 활발한 교류를 하며 발전했던 청양바둑을 강조한 점을 감안해도 당시의 바둑열기는 짐작이 된다.

청양에는 70년 전통의 기우회가 존재한다. 1대 회장 안종헌 옹 이후 지금은 11대 회장 이진우(문화원장)회 장을 비롯한 30여 명의 회원들이 활발하게 활동을 한다. 이번 7월 9일~10일 열리는 청양바둑대회도 이들의 힘이다. 언제 들어본 호명(呼名)인가? 군기(郡碁)...

다시 그 이름이 불릴 날을 소망해 본다. 



▲ 이 땅의 최초의 기원 자리(사동궁)를 증언하는 조남철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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