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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격병 외통수에 걸리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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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 [18]
손바닥만한 창 밖에 나무 한 그루 서있다 책을 읽는다 책은 종이다 종이는 나무다 시를 쓴다 시를 쓴다는 것은 나무를 가꾸는 일 ...[2009.01.11 조회수4330 추천11]
필름이 끊기다 [16]
여우비 실실 내리던 종이컵에 소주 따라 마시던 밤, 까마귀 고기를 안주로 먹었는지 내 머 리 스위치가 'OFF' 되었네 초읽기에 몰리듯 시간의 언저리 슬쓸한 일상도 눈(眼) 내리깔고 고요 한 거 같은데 아침이 되니 그 나머지는 통 기억에 없네...[2009.01.08 조회수4188 추천9]
벚꽃이 가슴을 찌르다 [19]
벚꽃이 날리우고 있다 핀지도 얼마되지 않았는데 비 오는 이른 새벽부터 깜박 조는 사이 빠 르 게 벚꽃이 오후를 지나간다 아주 먼 곳 까지, 씨래기국에 후루룩 밥 말아먹고 어눌한 표정으 로 벚꽃을 바라보았다 ...[2009.01.07 조회수3967 추천16]
시대유감 [18]
여의도에서 막국수를 먹는다 신문기사를 읽으며 억억거리는 나리님들을 생각한다 서민들 이 평생 허리 굽혀 일해도 만져보지 못할 거금 수십 억을 마치 개 밥 먹듯이 게걸스럽게 먹다가 체한 날 난 뒷골목 포장마차에서 막국수를 먹으며 분노와 슬픔으로 목젖이 운다 막국수 몇 가 락이 목에 메여 나의 목을 친친 감고 여의도 둥근 도움에서 육두문자가 미끄럼을 탄다 ...[2009.01.05 조회수3828 추천14]
서바이벌 게임  [20]
타킷을 정해 몇장의 명함을 지갑에 꽂아넣고 주유소에 들러 휘발유를 채우고 나면 완 전 무 장 은 끝이다 완벽한 거절은 없을 것이다 오로지 한건을 위하여, ...[2009.01.04 조회수3941 추천12]
휙- 지나가다 [17]
오토바일 타고 쏜살같이 달렸어 바람이 스쳐가는 허공을 보며 스피드는 대략 ; 시속 160 K m 보일락 말락 날아가는 내 가벼운 몸뚱아리 연기처럼 사라지고 싶구나 벚꽃이 필 때까지 견딜 까 ...[2009.01.04 조회수3766 추천15]
암벽타기 [22]
편편한 곳을 골라 징을 박는다그곳은 언제나 수직이다 수직을 받아내는 암벽, 수평으로 드 러 누워 온 몸으로 맞이한다 자일에 묶인 공포, 끈질기게 몰아 부치는 건 소리 없이 몸을 흔드 는 바람 그리고 울어대는 심장박동이 있을 뿐 공포는 늘 귓가에서 속삭인다 '내려가, 이젠 제 발 수평으로 누운 세상에서 편안하게 살아가라'고 ...[2009.01.03 조회수4350 추천12]
베니스 비엔날레  [31]
한국의 작가 일곱사람이 베니스에서 똥침을 놓았다 비틀고 쥐어짜서 꼬랑내나는 미술 을 까 발 렸다 생각을 탁 놓아버린 그자리에 비엔날레의 눈알이 떨어져 외진 시선 몇놈을 붙잡고 있다 삼륜오토바이에 고속도로가 매달려있다 오토바이 위에 속도계가 rpm을 올리다가 한국커미셔 너의 엉덩일 걷어찼다 ...[2009.01.03 조회수4059 추천13]
시인의 장례식 [26]
그가 죽자 엎드렸던 무등이 쑥구렁에서 나와 내외를 부른다 한창 시절 좋을 때 그 밑 에 엉 겨 붙 어 찐쌀처럼 한몸이던 것이 무덤이 마르기도 전에 유골을 씹는다 친일과 군부독재의 망령이 되살아나 무자비하게 씹힌다 씹을수록 우리의 시가 초라하고 눌어붙은 구들장이 노랗다 ...[2009.01.02 조회수4254 추천13]
풀잎에게  [23]
햇빛도 바람도 있다 낮은 소리로 속삭이며 그리움 한 잎 흔들어 놓는, 외롭다는 것은 무었 인 가 먼 데 홀로 서 있는 초록빛 당신 손거울 꺼내 호-오 닦으며 앙상한 목 빠지도록 바라본다 파지(破紙)로 휘날리던 불면이여 왜 늘 젖어있는가 나는 비로소 알 수 있을 것 같네 ...[2009.01.02 조회수4056 추천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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