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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하이의 대국실은 숨이 막힐 것 같다. 대국자들에게 얹혀진 긴장감은 보는 이에게도 전해져 온다. 이 한판이 최후이 결과를 가른다. 이세돌(오른쪽)이 흑을 들었다. 1국과 2국은 백을 든 사람이 이겼다. 최종국은 어떻게 될까. |
결전의 날이다. 이 한판에 전 세계 바둑인들의 이목이 쏠린다.
13일 오전 11시(한국시각)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 호텔 특별대국실에서 201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3번기 제3국(최종국) 한국 이세돌 9단 대 중국 구리 9단의 대결이 시작됐다.
이틀 전 1국에선 이세돌이, 하루 전 2국에선 구리가 승리하면서 1-1의 스코어. 박빙의 승부라 예상됐던 대로 두 기사의 맞대결은 일방전인 스코어로 끝나지 않았다. 최종국을 맞이하는 지금 우승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다. 1국에서 봤듯이 지옥 같은 비세를 뚫는 이세돌의 승부 감각도 절정이고, 2국에서 목격했듯이 예술적인 수읽기를 보여준 구리의 반면 운영력도 절정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대국인 관계로 다시 돌을 가렸고 이세돌이 흑을 들었다. 사이버오로는 결승3국을 이영구 9단의 열정적인 해설과 함께 생중계한다. 주요 대목은 속보로 전한다.
201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우승상금은 3억원이며 총상금 규모는 8억원이다. 한국이 10차례로 최다 우승을 하고 있으며 그 뒤로 중국이 4차례, 일본이 2차례를 기록하고 있다. 제한시간은 2시간에 초읽기 60초 5회로 오전 11시에 대국이 시작, 점심시간 없이 스트레이트로 진행된다.
'승부사' 이세돌vs'아트바둑' 구리, 오늘 우승 결정
○●… 이맛살을 찌뿌린 구리, 의중은? (33수 진행)
백을 든 구리는 3착(이세돌의 소목)을 보더니 이맛살을 찌뿌리며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다. 8수째가 구리가 준비한 수인 듯하다. 보통 눈목자하는 곳인데 대목자 행마를 한다. 서로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지만 시간을 아주 많이 쓰고 있지는 않다.
●이세돌 ○구리
○●… "구리 9단 갑갑한데요" (49수 진행)
우변 전투에선 구리가 이선젖힘의 맥을 적시에 사용하면서 괜찮은 부분적 결말을 이끌어냈다. 그런데 좌하에선 심했다는 이영구 해설자의 일갈. 삼삼에 빠져 실리를 차지했지만 이세돌이 곧장 하변 백을 봉쇄하자 마땅한 행마를 찾기 어렵다. 이영구 해설자는 이세돌이 기분 좋은 진행이라고 판단한다. "이번 결승 시리즈 중에서 이세돌 9단이 처음으로 초반에 기분 좋은 장면을 맞이한다"고.
○●… 구리의 묘한 응수타진 (52수 진행)
봉쇄당하고서 가만히 있지는 않겠다는 듯 구리가 마늘모로 흑 모양 가운데를 까칠하게 쨌다. 이세돌은 어떤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을까.
○●… 이세돌 초반 득점 '얼마만이야' (57수 진행)
이세돌의 컨디션이 최상인 듯하다. 초반에 득점을 올렸다. 지금까지 문제가 됐던 게 초반이었는데 단방에 부담을 날리고 있다. 이세돌은 이 우세를 지켜나갈 것인가.
○●… 팽팽, 실리는 구리가 많다 (73수 진행)
이세돌의 흐름이 좋다고 봤으나 지금 와서 냉정히 봤을 때 실리는 구리가 많아서 서로 만만치 않다는 이영구 해설자의 감상. 포인트는 상변으로 옮겨진다. 이세돌이 기묘한 형태로 공격을 시작한다.
○●… 기수에는 기수로 (74수 진행)
구리도 평이하지 않은 수로 반격한다. 일류감각들이 맞부닥쳐 칼이 춤춘다.
○●… 구리의 기수(奇手)는 악수였다(80수 진행)
이세돌의 기수(奇手)와 구리의 기수가 연거푸 등장했는데, 조금 더 진행되고 나니 이세돌의 기수는 호착이었던 것으로, 구리의 기수는 악수였던 것으로 판명났다. 이세돌의 착수는 중앙에 도움이 되는데 구리의 착수는 이세돌의 우상 실리만 굳혀줬다.
이영구 해설자는 "아까는 이세돌 9단이 어떤 식으로 바둑을 운영해야 할지 까다로운 국면이었는데 구리 9단이 악수를 두면서 한결 분위기가 나아졌다"고 진단.
▲ 먼저 대국실에 도착한 이세돌이 눈을 감고 묵상하고 있다.
▲ '벌컥벌컥' 이번 결승전에서 이세돌이 유난히 물을 많이 마신다.
▲ 구리도 거침없이 물을 마신다.
▲ 구리는 중요한 대목에서 손으로 의자걸이를 잡는 버릇이 있다.
▲ 구리의 착수.
▲ 이세돌의 대국 시 버릇이다. 오른손 집게손가락과 엄지로 왼손 검지와 엄지 사이 움푹 패인 데를 마사지한다. 이 사이 오른손의 새끼손가락은은 바깥쪽으로 살짝 휘어진 채 펴져 있다. 휘어지는 이유는 이세돌 9단의 신체적 특징. 이와 비슷하게 강동윤 9단도 손가락이 손등 방향으로 크게 휘어진다.
▲ 구리를 바라보는 이세돌.
▲ 반상을 살피는 구리.
▲ 보도진의 결승 최종국 취재를 위해 대국실에 빼곡이 들어 찼다.
▲ 이세돌의 착수.
○●… 이세돌, 실리로 선회 (85수 진행)
이세돌이 우변에 힘을 싣는다. 우변이 곡창 지대로 변하고 있다.
○●… 실리 또 실리! (94수 진행)
이세돌은 실리가 체질에 맞는 것 같다. 이번엔 좌상 귀를 파냈다. 실리를 마구 벌어들이고 있다. 기자의 옆 자리엔 중국 프로기사가 노트북으로 문자 생중계를 하고 있는데 구리의 플레이가 마음에 안 드는지 고개를 절래절래하고 있다.
○●… 中검토진, 형세 오리무중 (106수 진행)
중국 검토진의 판단을 알아봤다. 중국 측은 현재 형세를 서로 알 수 없는 국면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구리가 우변에 향해 날아간 수(106)를 두고는 의문수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진단한다. 하중앙을 삭감하는 것이 좀 더 급하지 않느냐는 이야기.
○●… 중앙서 혼전 (127수 진행)
중앙 전투가 어지럽다. 누가 우세한 건지 갈피를 잡기 어렵다. 어느 정도 전투가 마무리 되어야 형세의 윤곽이 나올 듯하다.
▲ 대국실로 가는 길.
▲ 검토실 현장.
▲ 한국 검토진.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가장 오른쪽), 김영삼 9단(바로 옆)이 보인다.
▲ 위빈 9단을 위시한 중국 검토진. 바둑팬들도 대거 검토실을 찾았다.
▲ 공개해설도 동시에 펼쳐지고 있다.
○●… 마술이 필요하다 (170수 진행)
구리가 우변에서 기민한 끝내기를 해치우면서 이세돌이 불리해졌다. 이영구 해설자는 "덤이 나올 곳이 없다"고 말한다. 이세돌이 좌변에서 끈질기게 버티면서 백의 약점을 찾고 있다.
○●… 구리 우세 확실 (188수 진행)
변화의 여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구리가 우세하다. 이영구 해설자는 "2집반 차이"로 계산했다.
○●… 반집 승부 (208수 진행)
이영구 해설자는 "차이가 줄어 반집승부로 변했다. 흐름상 이세돌 9단이 승리할 것 같다"고 판단하고 있다.
○●… 이세돌 반집승, 확실시 (223수 진행)
이영구 해설자가 이세돌의 반집승을 확신하고 있다. 중국 검토실과 해설진도 구리의 반집패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속보 끝
이세돌이 270수 만에 반집승을 거뒀다. 이세돌 종합전적 2-1로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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