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보탐험]2003년을 상징하는 대형 창작사활
|
|
|
|
|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흰색을 싫어하지 않는다. 조선 시대까지만 해도 심하다 싶을 정도로 좋아하는 편이었고.
흰색을 좋아하는 이유 자체가 우리문화의 수수께끼인지도 모르는데, 정설은 아니지만, 어느 TV 다큐멘터리에서 우리가 흰색을 숭상했던 한가지 이유가 될 법한 근거를 제시한 적이 있다. 다큐멘터리는 몽골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그중 유목생활을 하는 대다수의 몽골인들이 흰색을 숭상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흰색을 숭상하는 것은 유목생활의 기초가 되는 양의 색깔이 흰색이요, 그로부터 얻어지는 양과 말, 소의 젖이 흰색이며, 끝없이 펼쳐진 프른 초원위로 흘러가는 하늘의 구름이 흰색이라 그런 것이라 했는데 어쩌면 우리의 백의(白衣) 전통도 먼 뿌리는 이와 같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2003년은 그 힌색과 관련이 깊은 양(羊)의 해이다. (재)한국기원에서 출간되는 월간바둑 2월호에서는 양을 상징하는 대형 창작사활로 바둑팬들에게 인사를 드렸다. 위의 기보가 바로 양(洋)을 형상화한 것으로 백 △ 한점을 흑1축으로 몰기 시작해 전판을 휘몰며 잡아내는 것이다.
문제의 수준이 아주 어려운 것은 아니고 단수와 축, 먹여치기 정도의 개념만 알고 있으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2002년에 문용직 4단의 칼럼에 소개된 대형 묘수풀이와 비슷한 점이 많은데 이와 비교하면서 즐겨도 무방할 것이다.
문제를 풀다 보면 하얀 백돌이 흑돌과 어울려 뽀얀 양털을 깎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데, 우리의 해묵은 근심도 마치 온몸의 양털을 깎듯 훌훌 털어버렸으면 좋겠다. 그래서 가뿐하고 뽀얀 마음으로 2003년을 한해를 큰 탈없이 소박하게 살아가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아래의 기보는 정답도의 일부이다. 형상화된 양의 앞발부터 시작해 양의몸통, 꼬리 부분으로 단수가 확장되어 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대형 사활을 창작한 사람은 한국기원의 김수장 9단이다. 묘수풀이에 정평이 나있으며 실제로도 창작사활집을 단행본으로 펴낸 바 있다.[C군]
정답도
23-26, 37-40, 51-60
|
|
|
|
|
|
|
|
|
|
|
|
|
|
|
.gif){kind=logo}
rla444
이상한신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