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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회/ 미쳐야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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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회/ 미쳐야 미친다
2011-01-05 조회 4948    프린트스크랩

 

 

일본바둑을 말하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언급하는 '적광사'에는 광기기(狂碁歌)라는 노래 몇 수가 전해오는데 그 노래의 내용을 소개해 주는 사람은 없다. 내용이 조잡하거나 아니면 내용 파악을 못하거나 둘 중 하나다.

 

'적광사'는 본인방 산사의 고향 같은 곳으로 조선인 '이약사'의 친필 현판이 전해오는 곳으로 바둑을 기리는 시(詩) 몇 수가 전해 온다하여 하등 이상한 일이 아니다. 미친 '기사(碁士)의 노래'라는 내용도 흥미롭다.

 

예인은 평범한 인생과는 거리가 있다. 세상의 정해진 틀 속에 자유분방한 예인의 기질을 담아낸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있을 터이다. 바둑이 하나의 훌룡한 예능이고 바둑에 모든것을 걸었던 사람이라면 적광사의 시가 말하는 광기가(狂碁歌)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10월16일.  눈.
눈이 소의 눈망울만하다. 박초시와 이틀밤을 새워 바둑을 두었다. 미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박과 얼굴을 바라보며 컬컬 웃었다. 박이 말하기를 서문장이 따로 없다 했다. 우리는 함께 웃었다.

(雪如牛目 朴與夜通二日圍碁 不狂何事乎 朴與對面哥哥也 朴曰 徐文長 別不有也 與哥哥耶)

 

바둑으로 눈내리는 밤을 새웠다면 낭만이다. 소의 눈망울만한 함박눈이 쏟아지는 밤에 바둑친구와 하루쯤을 새운다면 그 또한 즐거운 일일 것이다. 지남규와 박초시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혹시 미친 건 아닌지 하며 웃는다. 박초시는 서문장(徐文長)을  거론한다. 박초시의 내공이 짐작(?)되는 대목이다.


(서위의 그림)


서문장은 서위(徐渭, 1512-1593)를 말하는 듯하다. 서위는 명나라 사람으로 시, 서, 화에 뛰어났던 사람이다. 동시에 당대의 파격이기도 했던 사람이다. 서위는 성격이 괴팍해 못으로 자신의 귀를 뚫고 망치로 자신의 낭심을 내리쳐 자살을 시도하는가 하면 아내를 살해하여 8년간 감옥생활도 한, 광사(狂士)로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그의 그림은 실로 뛰어났다. 그가 그려내는 수묵도는 시대의 예술로  손꼽히기에 충분했다. 죄는 참수형도 모자랐지만, 서위는 명나라의 문인들릐 청원이 있어 목숨을 부지한다. 죽이기에는 예능이 너무 아깝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예인의 이탈에 어느 정도 관대한 이유에 서위는 일정 역할을 한다.  지남규와 박초시는 이틀밤을 바둑으로 새운 자신들의 행동을 예능인이 광기(?)라 변명하며 합리화를 꾀한다. 서위의 시 한수가 생각난다.

 

불우한 인생도 이미 늙어

책장 앞에 서서 저녁풍경을 읊는다.

명주 위에 그려낸 그림 내다팔 곳 없어

마음내키는 대로 덤불 속에 버린다.

(半生落魄己成翁 / 獨立書齊嘯晩風/筆底明珠處賣/閑抛閑擲野藤中)

 

미쳐야 진정한 무엇과 만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간혹 지남규스토리는 이런 의미를 던져 주기도 한다. 꿈을 꾼 사람보다 해몽이 좋다지만 '서문장'의 등장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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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정 |  2011-01-05 오전 1:15:5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마음내키는 대로 덤불 속에 버린다...팔 곳이 없어 버린다...에이 그냥 부질없어 세상에 흩날렸다...나의 생각...

 
전등사박새 |  2011-01-05 오전 5:34:5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광인 최북은 저리 가라네?
ㅎㅎ 저런 사람이 있었다니ㅠㅠ  
전등사박새 |  2011-01-05 오전 5:35:1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새벽부터 싸아합니다.  
AKARI |  2011-01-06 오전 9:08: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미쳐야 미친다..

천재든..
일반인이든...ㅠㅠ  
靈山靈 새해 복복복 ㅎㅎ
AKARI 靈山靈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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