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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보탐험]우주류 다케미야의 백색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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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을 둘 때 일방가를 지으면 진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일방가를 지으면 집자체로는 크지만, 일방가를 지을 동안 상대도 놀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상대가 그에 해당하는 이득을 얻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일방가도 일방가 나름. 손바닥 두개가 나란히 들어갈만한 크기의 큰집이 형성되면 잘 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정도 큰 집은 중앙의 활용과 세력에 대한 작전이 있었다는 것으로 볼수 있겠다. 보통의 프로 바둑에서는 손바닥 두개 정도의 모양이 들어갈 모습이 형성되기 전에 모종의 침투나 삭감에 관한 응수타진을 대국자들이 하게 마련이고.
일방가 혹은 대세력, 중앙바둑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중앙을 고집하는 우주류의 다케미야 마사키 九단. 아직도 힘이 펄펄한 정상급의 일본 기사이지만, 어쩐지 한국의 프로 기사들사이에서는 다케미야의 우주류를 약간 우습게(?) 취급하는 듯한 분위기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는 삼성화재배등의 세계대회에서 중견과 신예에 걸친 폭넓은 계층의 한국기사들에게 우주류가 동네북(^^;;)처럼 된 것이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을 것 같다.
그림은 제2회 농심배 세계바둑최강전 다케미야 vs 목진석의 기보이다. 기보를 보면 O로 표시된 외곽선을 따라 거대한 백집의 모양이 마치 하트처럼 생겼다. 그리고 백을 잡은 다케미야의 진영은 손바닥 두개가 들어가고도 남을 만한 모양이다. 처음에는 이것이 하트 모양 인줄 모르고 단지 거대하다는둥, 반상에 눈이 내렸다는 둥, 하고 있었는데, 생중계 클라이언트에 접속한 유저들이 "우와~ 백 모양이 하트다!" ♡~ " 하는 바람에 진행팀들도 백모양이 하트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다케미야와 목진석이 만든 하트모양은 모 일간지의 '사랑해' 라는 제목의 허영만씨의 만화에도 실렸다. 이 만화의 스토리작가인 김세영씨가 바둑에도 관심이 많아, 하트 모양이 생긴 바둑을 사랑을 주제로 하는 만화의 구성에 적절하게 엮어 놓았던 것이다.
이날 대국에 임하는 목진석은 전 대국에서 중국의 청년고수 샤오웨이강 9단을 제압하고 2연승에 도전하고 있었다. 내친김에 3연승하여 상해에서 열리는 제 3차전 선발멤버로 나가는 것이 목표였는데. 상대가 만만한 우주류이고 초반 흑의 포석이 나쁘지 않았다고 여겼는지, 형세를 낙관한 끝에 백진영에 대한 침투 기회를 놓쳐, 백에게 대 진영을 허락하고 말았다. 덕분에 백으로 펼쳐진 다케미야 우주류의 전형을 팬들은 감상할 수 있었지만 말이다.
바둑팬들이 보았던 아름다운 하트모양과는 달리, 승부가 거의 결정난 시점에서도, 두 대국자는 치열하게 반패다툼을 20여수 가까이 양보없이 진행했다. 아마 두사람은 승부에 집중하느라 자신들이 구성해놓은 하트 모양을 못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바둑을 잘 모르는 팬들은 승부와는 무관하게 반상에 우연하게 생겨난 백색하트(♡)를 즐거운 마음으로 구경할 기회를 갖게 됐다.[C]
* 하트♡ 대국의 총보는 하단의 관련기보를 클릭하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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