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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두 판을 둔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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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전은 예전에 대국방식이 패자부활토너먼트였다. 일반 토너먼트는 다소 가혹한 면이 있다. 한번의 실수면 정상까지 올라가질 못한다. 그래서 한번의 기회를 더 주기위한 제도적 장치가 바로 패자부활전이다.
하지만 패자조에서 올라온 사람은 이미 1패를 안은 경우고 승자조에서 끝까지 올라간 사람은 전승자가 된다. 그래서 최고위전은 패자조에서 올라온 사람은 승자조에서 올라온 사람을 두 판 연속 이겨야 도전권을 딸 수 있으며, 승자조 우승자는 한판만 이기면 도전티켓을 거머쥐도록 대전방식을 취했다.
84년 제24기 최고위전. 당시 초고속 승단을 거듭한 노영하 七단이 패자조에서 우승하여 승자조 서봉수 八단과 도전자결정전을 하기 위해 대국장에 왔다. 그런데 서八단이 11시가 넘어도 대국장에 오지 않았다. 당연히 서八단의 시간패가 됐다. 얼마후 서八단이 대국장에 들어왔다.
“어, 시간이 지났네. 이런, 이왕 이렇게 된 거 2국을 두도록 합시다. 다음에 또 나와서 두느니 지금 두는 것이 피차 시간 절약하는 것 아니오.”
상대가 두자고 하는데 명색이 승부사가 원칙만 내세울 수는 없는 일. 괜히 꼬리를 사리는 것 아닌가 하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고 해서 대국을 했는데 노七단이 지고 말았다. 이로써 대국사상 하루에 본격기전의 도전자결정전을 공식적으로 두 판을 둔 기록이 작성된 것이다. 나중에 진로배 등이 하루에 두 판씩 두곤 했지만 그것은 속기전이다. 속기전의 경우 하루에 두 판씩 두곤 한다.
( 월간바둑 이성구 편집장 / stlee@baduk.o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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