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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장인가, 노래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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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심리전의 대가라면 단연 조훈현 九단이다. 본인도 아는지 모르는지. 대국 때만 되면 여지없이 “망했군, 망했어.”로 시작된 중얼거림은 종국 때까지 끝을 모른다.
96년 본선대국에서 생긴일이다. 당대의 라이벌 조훈현 九단과 서봉수 九단이 드물게 본선에서 만났다. 조九단은 그 유명한 다리떨기와 바둑 승부에 관계없이 중얼거리는 마각(?)을 드러냈다. 이날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한술 더 떴다.
“뻐꾹뻐꾹 뻐꾹새, 논에서 울고…”
무의식중에 나즈막한 노랫소리가 나왔다. 이를 본 서九단이 한마디했다.
“여기가 대국장이야, 노래방이야?”
조九단의 중얼거림에 대한 비책은 무엇인가? 지난 94년 제5기 동양증권배 결승전. 세계대회 사이클링히트를 노리는 조九단에 대항하는 일본의 ‘신병기’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 九단이 귀마개를 하고 나왔다.
조九단은 특히 일본어로 중얼거리는데 일본말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요다九단이 이에 현혹되지 않으려 귀마개를 착용하는 이른바 ‘사오정 작전’으로 나온 것이다. 오죽했으면 귀마개까지 하고 나왔을까마는 그렇다고 바둑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외에 신경을 쓴 사람이 반상에서 이기는 것도 힘든 일이다. 반전무인이라 하지 않는가. 대국중에는 바둑판만 신경 쓸 일이다.
( 월간바둑 이성구 편집장 / stlee@baduk.o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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