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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 서야 나라가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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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 서야 나라가 선다
2005-05-18 조회 5630    프린트스크랩


한국 바둑에 조남철 9단이 있다면, 중국바둑에는 첸이 원수가 있다.

각기 한중(韓,中) 두나라의 초기 바둑계를 형성하고 이끌었던 공통점이 있지만. 조남철 9단이 철저한 개인의 신분으로 그 자신 명인(名人)에 해당하는 바둑실력을 갖추고 있었다면, 첸이 원수는 국가 원로이자 권력가로써 바둑이라는 종목을 사회주의 중국에서 충분히 둘 수 있도록 만든 점이 틀리다.

따라서 '한국현대바둑의 아버지' 조남철 선생은 자신이 후배들과 직접 경쟁하며 한편으로는 사회활동을 통해 바둑을 하나의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었고, 중국의 첸이 원수는 중국기원의 천쭈더 前주석과 녜웨이핑 9단등의 중국 현대 바둑 1세대를 발굴 육성하는 중국 공산당의 정책을 후원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한국바둑계의 총본산 (재)한국기원은 국가권력과는 동떨어진 문화단체(혹은 스포츠 단체)의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바둑을 기본으로 장기,체스,브릿지등의 보드게임을 총괄하는 중국기원은 정부 단체에 속한다. 바둑계를 최초에 형성한 공로자들의 배경이 양국 바둑단체의 성격을 완전히 규정지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 중국기원 주석은 우리로 치면 장.차관급에 해당하는 고위 관료이며, (재)한국기원 이사장은 대그룹의 회장님들이 맡는 경우가 많다.


바둑이 서야 나라가 선다!

첸이 원수의 모습은 중국기원 현관에서 항상 만나 볼 수 있다. (사진▲)

중국기원의 다소 어둡고 좁은 현관 중앙에 자리잡은 첸이 원수는, 팔짱을 낀채 근엄한 표정으로 중국기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내려다 보고 있다. 마치 바둑판을 내려다 보듯이 말이다. (중국기원을 처음 방문했을 때는 오로지 관련 대회만 보느라고 기원 현관의 첸이 원수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지난 2월에 두번째 방문할 기회가 되서야 이 동상이 누군가에 대해 호기심을 느끼게 됐다. )

중국 바둑 관계자들 말로는 첸이 원수는 '중국에서 바둑이 융성해야 나라가 발전한다'며 중국 바둑계 발전에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동상 뒷편의 문장은 첸이 원수가 표명한, 일종의 담화문이거나 혹은 예전 사회주의 정부식의 선전문일 듯 싶다. 중국 관계자분이 멋지게 읽고 해석했지만 그 뜻을 우리말로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은 아쉽게도 없었다. - 조남철 9단은 기도보국(棋道報國), 즉 바둑으로 나라에 보답한다는 한국인 특유의 애국심을 대의 명분으로 가지고 있었다.

제대로 말을 못알아 들었지만 중국 시나 바둑의 형춘당 대표이사님의 간단한 한국말 해석에는 이런말이 있었던 것 같다. 마치 노동자 군인들에게 격려하듯이 '나가자! 청년들이여.' 진군하자!'와 같은 표현말이다.

민간부문과 정부부문, 어느 것이 효율적일까?

중국 바둑계와 중국 바둑은 중국 정부가 추진해 왔던 실용주의적인 경제노선과 함께 급속히 발전해 왔다. 마찬가지로 한국바둑도 한국의 경제발전과 더불어 양적, 질적인 성장을 계속해 왔고.

사실 바둑에 있어서의 정부 주도와 민간 주도, 어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어느 것이 더 비능률적인가를 따지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중국바둑이 급속히 발전한다며 경계론 비슷한 것도 많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느 일방이 마구 무너진다던가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하나의 부문이나 종목으로 발전하게 된 바둑계 상황은 그 나라의 경제 발전을 따라가기 때문이며, 오히려 바둑계 자체의 의지보다 각자의 경제상황이나 사회상황에서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빤한 결론이지만. 매우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서로 다른 배경과 역사를 가진 한국기원과 중국기원이, 서로의 장점을 취하고 서로의 단점에서 교훈을 배운다면 상당한 도움이 될 듯 하다.

바둑돌을 손에 쥔 첸이동상을 살피다가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첸이 원수의 동상은 아직도 오른 손가락에 중국 특유의 납작한 바둑돌을 쥐고 있었던 것이다. 누구의 아이디어였는지는 모르지만 굉장히 재미 있다. 죽은지 30년이 지났지만, 바둑돌을 손에 쥔채 마치 금방이라도 착점할 듯이 장고를 하고 있는 첸이원수, 그가 다시 살아나 경제발전과 더불어 급속히 발전한 중국 바둑을 본다면 적어도 큰 실망은 하지 않을 것 같다. 그의 바람대로 바둑이 융성하면서 나라도 발전했으니까.

(badukdol/drago@baduk.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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