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경의 첫 문장은 11자의 결행으로 시작된다. 이후 유세가의 말(平之計)을 언급하며 4자가 또 결행이다. 이후 탐즉다패, 자뢰변경 등 위기십결의 원형을 제시하며 이 기경의 모두발언을 삼는다.
기경은 이 모두발언의 배경으로 춘추 2년 5월의 희공을 언급한다. 희공은 아버지 장공에이어 제나라를 반석에 올려 놓은 군주로 춘추 2년 5월에 이런 기록을 남긴다.
葬我小君 哀垂 虞師 晉師滅下陽.
희공이 연속되는 가정의 흉사를 잊기도 전 이웃나라 진의 침공을 받고 있는 대목이다. 춘추공양전은 이 대목을 해석하며 '나는 밤중에 누워도 잠이 오지 않는다'며 침이불매(寢而不寐)의 시절이라 한다.
정약용은 춘추를 고증하며 침(寢)을 '설게 잠드는 ' 뜻이 있다며 춘추공양전의 침이불매를 예로 들기도 할 정도로 침이불매는 선한 위정자의 고뇌의 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한마디로 희공 즉위 2년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한나라를 다스리는 책임에 어깨가 무거웠던 군주의 하루 하루로 이해할 수 있다. 기경은 그 긴장과 고민 극복의 대안으로 바둑의 덕목을 제시한다. 기경은 첫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리고 기경은 바둑의 덕목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제갈량의 병법을 제시한다. 그것도 공성계를 직접 언급한다.
(자료2) 돈황기경 탈초자료. 모두발언 부분.
|
行號 |
文字 |
字數 |
|
１ |
平之計有節便打使有劣形縱使無功於 |
１６ |
|
２ |
理不損前鋒得□宜可侵凌勢若已輸自 |
１６ |
|
３ |
牢邊境貪則多敗怯則多功喻兩將相謀 |
１６ |
|
４ |
有便而取古人云不以實心為善還須巧詐 |
１７ |
|
５ |
為能或意在東南或詐行西比似晉君 |
１５ |
|
６ |
之伐虢更有所規若諸葛之行丘多能好 |
１６ |
|
７ |
詐先行不易後悔實難碁有萬徒事須 |
１５ |
|
８ |
詳審勿使敗軍反怒入國重興如斯之徒非 |
１７ |
|
９ |
乎一也或誘征而浪出或因征而反亡或倚死 |
１８ |
|
１０ |
而營生或帶危而求劫交軍兩競停戰 |
１５ |
|
１１ |
審觀弱者枚之羸者先擊強者自備尚 |
１５ |
|
１２ |
修家業弱者須侵侵而有益已活之輩不 |
공성계(空城計)는 중국의 역사학자 이중텬(易中天)으로부터 사실이 아닌 허구로 공격을 받는 구절이다. 이중텬은 제갈량의 공성계가 가장 먼저 나타난 것이 바로 곽충의 글이고 나중에 배송지(裴松之)가 <<삼국지>>에 주(注)를 달면서 그 자료를 인용하고, 그 내용에 대하여 반박했다. 당시에 양평(陽平)이라는 곳에서 곽충이 쓴 것과 같은 그런 팩트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성계의 이야기는 너무도 드라마틱하다. 그래서 문학작품에서 계속 이 내용을 쓰게 되고, 희극작품에서도 계속 이 내용을 공연하며 삼국지의 대표적 작전의 하나가 된다. 이중텬은 이 내용이 역사적 사실에 부합되지 않고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삼국지에 나오는 공성계의 장면은 다음과 같다.
사마의가 병사를 이끌고 진공해 온다. 제갈량은 마속을 보내서 가정(街亭)을 지키게 한다. 마속은 공리공담에 능할 뿐이고 전투를 모르는 장수였다. 마속은 대패를 한다. 사마의는 수만 군대를 이끌고 곧바로 몰려왔다. 제갈량의 손에는 이미 병사가 없었다. 할수 없이 성문 네 개를 모두 활짝 열고, 20명의 늙은 병사를 문 입구에 보내서 바닥을 쓸게 하였고, 제갈량 자신은 금(琴)을 들고 향을 피우고 두명의 아이를 데리고 성루 위에 앉아서 노래를 불렀다. 사마의의 대군이 달려와 보고는 무슨 일인지 잘 몰랐다. 그 후에 사마의는 말을 타고 달려와 깜짝 놀란다. 그리고 제갈량의 작전(?)이라 믿으며 철군한다. (연의삼국지)
이중텬이 무섭게 공박하는 제갈량의 공성계는 역사상 존재하지 않는다 치자. 하지만 돈황기경이 쓰여지던 이 시대는 제갈량이 살다간 비슷한 시대다. 그럼에도 공성계는 너무도 큰 인식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기경은 모두 7장으로 되어 있다. 바둑의 덕목과 바둑이 병법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모두 발언을 정문(正文)으로 바둑의 개요, 바둑을 두는 법, 바둑의 함정, 그리고 양무제 에피소드까지다. (다음편에 계속)
.gif){kind=logo}
youngp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