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신화의 나라 '시킴'

유구(오키나와)에 불교를 전해준 아육왕은 아소카왕으로 서기전 3세기 북인도를 통일한 법왕(法王)이다. 아육왕은 북인도는 물론 히말라야를 넘어 돈황 중국, 그리고 저먼 동쪽나라 신라에까지 이름을 남긴 불교의 대 전도사이기도 하다.

시킴은 인도의 작은 주(州)에 불과하나 바둑계에서는 생소하지 않은 곳이다. 시킴은 1975년까지는 독립국으로 주변국들과의 외교에 분주했다. 1950년대 시킴의 왕자가 일본을 출장 중에 시킴의 바둑을 소개하여 세상에 또 다른 방식의 바둑이 존재한다는 것이 공개되었다. 우리가 말하는 시킴바둑이다.

시킴바둑은 사실 티벳바둑이라고 해야 맞다. 시킴은 17세기 티베트가 정치갈등을 벌일 때 푼촌남갈이 자신을 따르는 일파를 끌고들어와 세운 나라로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 푼촌남갈은 여러 개의 파벌로 나눠 갈등하던 티베트 종파의 작은 세력이었다.

시킴은 부탄과 네팔 사이에 낀 손바닥(?)만한 터전에 나라 전체의 7할이 히말라야의 고봉 칸첸중가가 자리하고 있는 산악지역이다. 교통상 오지 중의 오지로 외부로부터의 접근이 힘든 곳이나 북인도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고  가까운 곳에 붓다의 4대 성지가 있어 불교가 성행했다.

시킴의 주도(州都) 강톡은 해발 1500미터의 고산지대로 인구 3만명이 모여산다. 강톡에는 벵골대 분교가 있는데 그 대학에 남기알(티벳트) 연구소에 상당한 분량의 티베트 자료가 있어 티베트학의 중심지가 되었다. 티베트학 연구소는 레닌그라드 도서관과 베이징 도서관을 제외하고 티베트 관련서적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곳이다.  곳곳에 산재한 많은 수도원들은 벽화·탱화·청동상 들을 포함한 귀중한 예술품의 보고이다. 시킴지역은 현장이나 혜초 등의 서역기에도 등장하나 당대에는 다른 나라의 지역이었다.

현장이나 혜초 등은 아육왕이 지었다는 서천축사를 보기를 소망했다.

아육왕은 서천축사를 짓고 동쪽 끝나라 신라에 동천축사가 지어지길 소원한 모양이다. 그 소원이 한국의 삼국유사에 동천축사 설화로 기록된다.

시킴의 불교는 티베트의 법왕 파르마삼바바의 영향을 온전히 전한다.  티벳불교의 성전인 바로도퇴돌(사자의 서)에 바둑을 은유하여 불법을 전하는 대목이 있을 정도로 티베트 지역의 오락 중의 하나로 바둑이 기능했다. 히말리야의 산중국가 티베트, 네팔, 부탄, 시킴은 불교국가다. 이들의 불교는 몽골지역과 깊은 유대를 맺는다. 히말리야 산중 부족의 일파가 몽골족이기도 하다.
 

네팔은 자신들의 선조를 북방몽골에서 왔다 공식적으로 역사서에 쓰고 있다. 이들의 언어속에 몽골계통의 언어가 존재한다.

아마(엄마)

아빠(아저씨)

아비(할머니)

라마(스승)

버터램프(초)

믹망(mig mang)이 있다. 티벳트 지역에서 바둑을 일컫는 말이다. '눈=많다'는 의미다. 눈(家)이 많다(數)는 것이 바둑이란 것이다.

설산의 은둔의 나라 시킴 그리고 티베트의 산곡에 바둑이 존재했다는 것은 놀랍고 신비한 일은 아니다. 놀이는 누구라고 만들 수 있고 누구라도 즐기 수 있기 때문이다. 티베트에서 바둑은 언제 누가 어떻게 하여 생겨난 것일까. 그들이 만든 것일까 아니면 어디선가 들여온 것일까.

그 단초가 강톡 남기알연구소에 있다.



바둑의 해안루트 1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