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적인 육종사관의 공격을 오포장은 남사당패의 재주인 땅구름으로 피하고 저만큼 날라가서 섰다. 놀라운 재주였다.

"오? 한가닥 한다 이거지? 좋다. 오늘 너 한번 뒈져봐라."

육종사관이 방망이를 집어 던지고 양팔을 걷어붙였다. 불맞은 멧돼지가 따로 없었다.

"호호. 대로에서 이러시면 사대부 체모가..."

"체모?  하 이 자식 웃겨 아주. 내가  오늘 니놈 바지를 벗겨 그게 있는지 확인하고 말겠다. "

"이크!"

미친 듯 달려드는 육종사관의 돌진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오포장은 계속 입을 놀렸다.

"안 서니?"

"호호, 내가 왜 서야되는데요?"

"이리 오라니까 자식아?"

"미쳤나요? 내가 정신 나간 인간 기분 맞추어 주게."

"뭐? 정신 나간 놈이라고?"

"그럼 지금 행동이 정상이라 생각하세요? 웃겨 정말..."

"이 쌍! 아이쿠...!"

앞뒤 안 가리고 돌진하던 육종사관이 어느 집 담벼락에 충돌하며 대자로 뻗어 버렸다. 얼굴이 상한 듯 두 손으로 감싸고 비명을 질렀다.

"어...?"

"아이구 나 죽네 으..."

오포장은 뜻밖의 상황에 장난스런 행동을 멈추고 육종사관에게 다가가다 걸음을 멈추었다.

"포장님 나으리가 많이 다치신 모양인데요."

가희가 육종사관의 상체를 일으키며 소리를 쳤다. 오포장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기색을 살폈다.

"아이구 나죽는다."

"나으리 컥?"

"익, 오포장 너 개자슥 이리 안오면 이년을 죽여버린다."

육종사관이 갑자기 뒤에서 가희의 목을 조르며 오포장에게 소리를 쳤다. 작전치고는 유치한 작전이었다.

"호호, 정말 생긴 것 하고 안 어울리신다. 그년이야 죽이든 말든 나와 무슨 상관인가요? 잘 해보세요."

"포장님?"

"야 이 개자슥아?"

육종사관이 가희를 두 다리 사이에 앉혀놓고 제갈길로 유유히 가는 오포장을 향해 욕을 퍼부었다.

"포장오빠!  정말 이러시기에요?"

"저리 가 이년아?"

육종사관이 재수없다는 듯 가희를 밀어붙이며 투덜거렸다.

"왜 미세요?"

"머? 이년이 경을 치려고 그러나 에이... 저 자식에게 전하거라. 내가 반드시 죽여버린다고."

육종사관이 길위에 침을 뱉고는 팔자걸음으로 걸어갔다. 그러다 갑자기 발로 포졸의 엉덩이를 걷어찼다. 오포장과 실갱이를 벌일 때 협조를 하지 않은 것을 책하는 모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