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구 선수(가운데)가 동료 허영호 선수(오른쪽)의 패배를 아쉬워하며 의견을 나누었다.
<10라운드 1경기> 서울 신성건설 vs 대구 영남일보
<제3국> 조한승 9단(흑) vs 김지석 4단 - 197수 끝, 흑7집반승
<제4국> 윤찬희 1단(흑) vs 허영호 6단 - 225수 끝, 흑불계승
신성건설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자율지명으로 뽑은 새내기 윤찬희가 중요한 길목에서 결정타를 날려 한 건 올렸다.
어제 1국에서 신성건설 목진석 선수가 영남일보 김형우 선수에게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신성건설 팀으로선 조기에 승부를 보려던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했다. 거꾸로 영남일보에 3 : 1로 지는 것만이라도 막아보자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막판까지 버터더라도 영남일보에서는 에이스 1지명이 배수의 진을 치고 있어 신성건설에게 힘든 경기로 보였다.
그런데 신성건설 1지명 조한승 선수가 잘 나가는 영남일보 2지명 김지석 선수를 잡아 주더니, 상대전적과 한국랭킹을 비롯한 여러 가지 환경에서 불리한 윤찬희 선수가 허영호 선수를 꺾으며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었다.
9월 13일 저녁7시에 먼저 열린 2007한국바둑리그 10라운드 1경기 3국에서 조한승 선수는 수읽기에 특히 강한 김지석 선수를 상대로 완승을 이끌어냈다. 조한승은 특유의 부드러움에 이따금씩 강수를 반상에 떨어뜨리며 시종일관 앞서나갔다. 김지석은 우변 흑돌에 대한 공격으로 한방에 형세를 뒤집으려고 했으나, 조한승의 훌륭한 대응으로 무위에 그쳤다. 그 뒤로는 승부처가 없었다.
밤9시에 이어진 4국에서도 신성건설 선수가 날았다. 바둑리그에서 반타작(2승2패)를 하고 있는 윤찬희 선수는 허영호 선수와의 이 바둑에서만큼은 훌륭한 기량을 보여주었다. 좌하귀 언저리에서 나온 허영호의 실수를 발판 삼아, 순식간에 우위에 올라섰다. 이후 윤찬희는 우상귀에서 실족해 역전을 허용하는가 싶더니, 끝내기 단계에서 감췄던 기량을 100퍼센트 발휘하며 결승골을 넣었다.
▲ 영남일보 김지석 선수(왼쪽)가 머리를 만지며 패배를 달래고 있는 모습.
결과적으로 이번 경기에서는 영남일보의 오더 실패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구투어처럼 5국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노린 최규병 감독의 전략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번에는 대국할 기회가 사라졌기 때문.
이날 승리로 신성건설은 비록 팀 순위를 바꾸기까지는 못했지만 리그성적을 6승4패로 갈아치우며 3위 자리를 더욱 확고하게 다졌다는 점에서 축배를 들었다. 반면 지금까지 1위 자리를 한번도 내주지 않은 영남일보는 아직 10라운드를 남겨둔 제일화재에게 일단 1위 자리를 넘겨주고 말았다. 두 팀은 똑같이 7승을 거둔 상태인데, 제일화재(2패)보다 영남일보(3패)가 한 경기를 더 졌기 때문(아래 대진표 참조).
▲ (왼쪽부터) 홍성지, 목진석 선수가 윤찬희 선수의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점점 골격이 잡혀가고 있는 리그 순위. 제일화재와 영남일보의 선두 다툼을 비롯해 신성건설의 3위 굳히기, 대방 노블랜드를 제외한 4팀의 4위 자리 쟁탈전은 앞으로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한편 10라운드 2경기는 여섯 번째 지방투어로 경주에서 열린다. 돌아오는 일요일(16일)에 경주 힐튼호텔에서 오후2시부터 열리는 경북투어에 팬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해 본다. 홈팀은 장수영 감독이 이끄는 경북 월드 메르디앙이며, 어웨이팀은 윤기현 감독의 전남 대방 노블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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