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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신인왕 오른 원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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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신인왕 오른 원성진
| 최진용 2007-05-03 오후 05:03 [프린트｜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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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세번 만에 이룬 정복! 그동안 신인왕에 오를 듯 오를 듯 하다가 아쉽게 준우승으로 만족해야 했던 원성진. 올해 세 번째 결승에 올라 마침내 정상을 정복하고 그동안 쌓였던 한을 풀었다. 내년부터는 대회 규정에 따라 참가할 수 없는 기전에서 이룬 우승이기에 더욱 값진 우승이었다.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결승3국
백: 원성진 7단
흑: 백홍석 5단
장소: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
날짜: 2007년 5월 1일
결과: 296수 끝, 백 10집반승
장면 (열쇠)얼핏 무리해 보이는 백1, 3. 이곳에서 큰 수가 난다면 백으로서는 큰 이득일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하지만 수는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처럼 강하게 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이 이 바둑의 흐름을 이해하는 열쇠인 셈이다.
흑14까지, 흑돌과 백돌은 수상전을 피할 수 없는 처지. 아무리 봐도 백이 불리한 전투를 원성진 7단은 무슨 생각으로 둔 것일까?
참고도1 (따내지 못한 사연)
장면도 흑6으로 반발하긴 어렵다. 그림처럼 흑1로 따내고 싶은 충동을 이기지 못하면 곤란하다. 백2를 당해 흑은 얻는 실리보다 잃는 게 더 많다.
백2는 자체로도 큰 데다가, 우상귀 흑돌의 근거를 없애고 있어 가치가 그 이상이다. 그런 까닭에 백홍석 5단은 상변 백돌을 따내지 못한 것이다.
참고도2 (백 유망)
위쪽을 먼저 끊어 반발하는 수도 있긴 하다. 기세상 바꿔치기를 예상할 수 있는데, 이 그림은 앞서 보여드린 <참고도>와 큰 차이가 없다. 역시 백이 좋은 결말이다.
실전진행1 (백이 주도권 잡아)
백1은 시간 연장책. 애초 원성진 7단은 위쪽 백말을 살릴 의도가 없었다. 이를 미끼로 상변에서 뻗어나온 대마를 안정시키려는 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바람은 생각 이상으로 이루어졌다. 원7단은 사석을 이용해 근거를 거의 확실하게 마련한 것. A, B를 맞보기로 한집을 확실히 확보함은 물론, 백17로 흑돌을 끊어 이제 흑을 공격하는 즐거움까지 얻었다. 이것으로 주도권은 확실히 백한테 넘어왔다.
참고도3 (백한테 유리한 패)
실전진행1 흑6은 바둑을 여기서 끝날 정도로 큰 실수였다. 원성진 7단은 백2로 찝는 강수를 보긴 했지만 변화가 없는 실전처럼 안전하게 둬도 좋다고 보고 결행하지 않았던 것. 그림이라면 패. 백한테 한수 여유가 있는 늘어진 패이므로 백이 좋다.
참고도4 (흑도 둘만하다)
흑1이 정수였다. 물론 실전처럼 흑돌이 끊기긴 하지만 상황이 많이 다르다. 무엇보다도 A 언저리가 흑한테 선수로 듣는다는 점이 실전과 큰 차이점. 그만큼 백은 흑을 쫓으며 이득을 보는 재미가 줄어들지 않겠는가.
실전진행2 (백 우세 확실)
끊긴 흑돌을 버리기엔 너무 크다. 허나 살리는 대가가 적지 않다. 백으로서는 흑돌을 몰아 우변집을 확실히 굳히고 우하귀 흑돌마저 엷게 만들어 즐겁다.
흑이 도망가는 데 급급한 사이, 어느 새 형세는 백한테 확실하게 기울어진 느낌이다. 이 모든 게 중앙을 깔끔하게 끊은 덕분이다.
실전진행3 (승부 패로 결정타 날려)
백2는 우하귀 패를 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형세판단을 하기 위한 시간 연장책. 우하귀 패는 엄청나게 크기에 확실한 팻감이 없으면 결행할 수 없다.
원성진 7단은 마지막으로 숨고르기를 한 다음 백10으로 패를 결행한다. 백12라는 절대 팻감을 염두에 둔 작전. 또 흑이 팻감을 어디를 쓰더라도 불청하겠다는 의지였다. 만패불청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결국 백은 귀를 접수하는 데 성공한다. 그 대가로 좌하귀를 돌파당했으나, 우하귀에 비하면 출혈이 작다. 사실상 여기서 바둑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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