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Home > 뉴스 > 국내뉴스
|
|
바둑황제의 시간패, 난 억울했을 뿐이고!
|
바둑황제의 시간패, 난 억울했을 뿐이고!
조훈현, 한 달 사이 2번이나 시간패 당해
| 김상우 2009-09-18 오후 05:02 [프린트｜스크랩] |
|
|
|
|
나이 때문인가?
요즘 조훈현 9단이 시간패만 무려 2번이나 당하는 어리둥절한 사건을 저질렀다. 기사생활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시간패를 한 달 사이 2번이나 기록했다니 이건 뭔가 있어도 대단한 것이 있을 거라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사건의 전말을 간단히 소개해본다.
1.
첫 번째 시간패는 8월 28일에 열렸던 제1기 스카이바둑배 시니어연승대항전 최종국에서 나왔다. 국수팀 마지막주자로 나선 조훈현 9단은 5연승 퍼레이드를 펼친 끝에 판을 최종국까지 이끈다. 공교롭게도 최종국 상대는 평생라이벌이자 앙숙인 서봉수 9단.
두 기사의 대결은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일찌감치 대국 시간 20분전에 도착한 서봉수 9단은 여유 있게 차 한 잔을 마시며 기자들과 농담을 주고받았지만 조훈현 9단은 5분전에 도착해 부랴부랴 대국실로 향하는 모습이었다.
두 기사 모두 대국실에 착석한 뒤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 찰나, 카메라에 사진을 담던 기자는 흰머리가 무성한 조국수-서명인에게 진한 애처로움을 느꼈다. 서로 361판이나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부단하게 애쓰는 모습은 차라리 애증의 관계라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으리라.
어찌됐던 돌은 가려지고 바둑은 시작됐다. 초반은 조훈현 9단의 페이스다. 조훈현 9단의 날렵한 행마가 빛을 발하면서 다들 백이 좋은 형세라 입을 모은다. 그러나 이것은 잠시, 꾸벅꾸벅 졸며 TV모니터를 실눈으로 바라보다 갑작스레 터져 나오는 기자들의 탄성에 화들짝 놀랐다.
“저거 뭐야? 대마가 죽었네?”
“정말? 다 죽었어?”
불리함을 각오한 서봉수 9단이 저돌적으로 들이대자 조훈현 9단이 심하게 몸을 사렸다는데 그게 대마가 잡힐 정도로 몸 사림이 심했다니….
“흑, 마지막 초읽기 10초 남았습니다. 하나, 둘, 셋….”
“어라? 조국수 마지막 초읽기인 것 모르나? 손이 왜 안 나오지?”
“아홉, 열!”
역전패가 용납되지 않았을까? 조훈현 9단은 중앙 백대마가 죽은 걸 확인했음에도 마지막 초읽기를 그대로 흘려보내는 믿지 못할 일을 저질렀다. 시간패라는 희귀장면을 놓칠세라 대국장을 급하게 달려가 보지만 조훈현 9단은 속력행마 그대로 흑돌을 재빨리 쓸어 담고 유유히 자리를 떴다.
재미있는 것은 서봉수 9단의 태연함이었다. 조훈현 9단의 시간패에 적지 않게 당황했을 법도 한데 그는 362번이나 만난 경험의 시간이 모든 것을 말해줬다는 듯이 넉살좋은 웃음으로 기자들의 인터뷰를 받아준다.
2.
두 번째 사건은 얼마 전에 막을 내린 삼성화재배다. 바둑대회 사상 처음으로 더블 일리미네이션 방식을 도입한 제14회 삼성화재배는 변수를 최대한 줄이고 강자들이 16강에 올라갈 수 있게 한 파격적인 제도였다.
삼성화재배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조훈현 9단은 B조에 속하며 2라운드까지 1승 1패를 거둬들인다. 마지막 3라운드 상대자는 박영훈 9단. 이 판을 이기면 16강에 올라갈 수 있으나 다수의 의견은 박영훈 9단에게 쏠린다.
하지만 예상은 언제나 예상일 뿐 판은 재미있게도 조훈현 9단의 우세로 흘렀다. 조훈현 9단이 잘 마무리만 지으면 넉넉하게 이길 것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헛, 그러나 이게 무슨 일? 조훈현 9단의 엉뚱한 한 수가 검토실을 요란하게 만든다. 검토실에서 이 바둑을 지켜보고 있었던 목진석 9단이 한 마디 거든다.
“세상에, 조국수님 저걸 착각하시네.”
무슨 착각일까? 아래 장면도와 같이 조훈현 9단은 끊을 수 없는 곳을 끊고야 만 것이다. 백돌이 장문으로 잡히는 것을 보고 난 후에야 자신의 어이없는 착각에 큰 탄식소리를 내뱉는다.
문제의 장면 (아뿔싸! 장문인 곳을 끊었네?!)
조훈현 9단이 중앙 흑대마를 강력하게 몰아칠 생각에 백1로 찌르고 백3으로 끊는 엄청난 착각을 저질렀다. 흑4로 장문.
장문을 못 본 이 실수는 결국 판을 망가뜨리는 주범이 됐다. 박영훈 9단은 국후 “조국수님이 장문을 착각했지만 냉정하게 살펴보면 형세는 아직도 백이 좋아요. 제대로만 뒀다면 제가 역전하기 어려웠을 거예요.”라며 자신이 불리한 바둑이었음을 고백한다. 박영훈 9단의 말마따나 조훈현 9단은 이후 승부성 짙은 도발적인 수들만 던지다 자멸하기에 이른다. 나중 모든 변수가 사라지고 자신의 패배가 결정되는 순간이 오자 마지막 초읽기를 흘려보내는 시간패로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한다.
초반 50수만은 당대제일이었으면서도 숱한 역전패에 쓴웃음을 진 스승 후지사와 슈코 9단의 전철인가? 쉰여섯의 은빛머리가 가져온 집중력 저하를 탓하기엔 바둑황제의 명성이 시간패와 어울리지 않단 아쉬움이다.
|
|
|
|
|
|
|
|
|
|
|
|
|
|
 은선도 |
｜ 2009-09-21 오후 12:32:00 [동감0] 
|
|
조국수님 과거에 유리한 판에서 시간승(상대:일본프로 요다 9단) 한 경험도 있으시니 ...
세월이 무상하다.
|
|
|
| 오리와춤을 |
｜ 2009-09-20 오전 7:28:00 [동감0]
|
|
프로의 시간패-
그것은 자신의 바둑에대한 반항이며, 자학이 아닐가.
시간패로 끝장을 덮은 본인은
얼머나 마음이 아플가!
조훈현,그를 위로하며 세월의 덧없음을 실감한다.
그러나 역사는 당신을 지우지 않으리-
|
|
|
| pog555 |
｜ 2009-09-20 오전 1:01:00 [동감0]
|
|
|
절대 유리한 바둑을 시간패한 것이 아니면 별의미 없다.
|
|
|
| @수선화 |
｜ 2009-09-19 오후 12:40:00 [동감0]
|
|
|
너무 많이 긴장을 하면 그럴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저도 평소에는 절대 그러지않는데 강자들과 두면 바둑이 너무 어려워서 시간패를 하는 경우가 생기더군요. 전에는 그러지않았는데.....나이가 든 까닭도 있을 듯......나이가 들면 체력이 떨어져서 특히 종반전에 덜컥수가 생기는 것 같더군요.
|
|
|
| 승률구십구 |
｜ 2009-09-19 오전 7:13:00 [동감0]
|
|
|
조 국수님의 시간패는 끝까지 수를 보시려고 하셔서였던 것 같습니다.
|
|
|
| 물이래요 |
｜ 2009-09-19 오전 2:44:00 [동감1]
|
|
|
오로바둑... 기자라는 이들은 어떤 절차를 통해 자격을 득하는지... 정말 가소롭고 짜증난다. 수필을 쓰는 것도 아니고 기사를 쓰면서 기자 본인을 나라고 표현하고, 당대를 대표했고, 지금은 대표 지도자급의 원로인 두분의 관계를 앙숙이라니.. 전체적인 내용도 초등 글짓기 수준이고... 에이 증말 바닥 드러난다 오로바둑 기자단, 한국기원 집행부.
|
 그대의향기
|
글쓴이 삭제
|
|
그대의향기
|
글쓴이 삭제
|
|
물이래요
|
그리 잘났으면 기사는 왜 고쳤느고 ㅎㅎ.. '그대의 향기, 나는 악취' 한국 기원과 어떤 관계인지 몰라도 자신 돌아볼줄 모르는 위인이군 쯔쯧
|
|
뚝섬1
|
근데 조국수님은 원래 복기를 안하시나요...?
|
|
|
| 레밍턴스틸 |
｜ 2009-09-18 오후 11:23:00 [동감0]
|
|
|
진정 억울한 건...인간으로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가는 세월이겠지요....
|
|
|
| 뿌이 |
｜ 2009-09-18 오후 5:20:00 [동감0]
|
|
|
박영훈9단이..참 예의바르네..시간패당시엔 이미 박9단이 1집반이니 두집반 이기고 있었는데..그래서 조9단의 고민이..대선배에 대한 예우가 깍듯하네요
|
|
|
|
|
|
|
|
|
|
|
.gif){kind=lo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