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백시 황지중앙초등학교. (홈페이지 이미지)

▲ 전국체전과 소년체전 양대 체전에 바둑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고 전국의 초중고를 통틀어 처음으로 바둑부를 창단한 태백시 황지중앙초등학교. 올 7월1일 21명의 선수로 구성한 '검은돌 하얀돌'이 창단하던 날은 태백시 잔칫날을 방불케할 정도로 관심이 쏠렸다. (사진/대한바둑협회 제공)

▲ 태백지역에 바둑열기를 지핀 불쏘시개이자 전도사로 불철주야 발품을 팔고 다니는 프로기사 박성수 4단(오른쪽)과 우찬용 태백시바둑협회 부회장이 한 사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무작정 거리로 나선다고 보급이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태백지역은 치밀한 수읽기가 뒷받침된 행마(보급)를 펼치고 있었다.

▲ 처음으로 돌아가, 원초적인 질문부터...우리는 바둑을 왜 가르칠까? 왜 가르치려 하나? 그럼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무엇을 위해?

▲ 바둑부 교실. 원래 선생님들이 쓰던 공간인데 바둑부를 위해 비워주었다. "아이들이 원하면 다 해준다"는 김흥식 교장선생님과 바둑을 좋아해 힘을 팍팍 실어주는 이기영 교감선생님 같은 든든한 후원자가 있기에 걱정이 없다.

▲ 시설도 최신식이다. 양지바른 교실이라 따뜻하고 아늑하다.

▲ 기자가 국민학교시절 '환경미화'라는 명목으로 매달려 치장했던 교실 뒤켠은 이처럼 바둑내용으로 예쁘게 꾸몄다.

▲ 바둑부 수업은 1주일에 4일 한다. 오후 1시40분부터 3시까지 수업이 끝나는 대로 자유로이 와서 조용히 자리에 앉아 주어진 문제를 푸는 것으로 시작한다.

▲ 이 시간만큼은 둘이 풀다 한명이 사라져도 모른다.

▲ 오늘은 아이들에게 '인기 짱'인 김명갑(29) 쌤과 함께 하는 날이다.

▲ 바둑수업 때보다 더 똘망똘망, 초롱초롱한 눈망울들을 볼 수 있을까.

▲ 번쩍번쩍 손을 들고. 적극적이기까지 하다. 바둑수업은 늘 활기 넘친다.

▲ 명지대 바둑학과를 졸업하고 일선보급에 매진하고 있는 김명갑 강사는 아이들에게 '옵빠이자 엉아'다. "유치원에서 배우고 진학한 애들이라 이해력, 습득력이 빠릅니다. 집중도가 일반 학생들보다 훨씬 높지요. 입문 초기에는 예절과 자세를 중점적으로 가르칩니다."
하긴 어느 학교에 가든 먼저 큰소리로 다가와 "안녕하세요!"하며 공손하게 배꼽인사하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바둑을 배우는 아이들이었다.

▲ 김쌤에게 지도기를 받고 있는 홍석현(2학년)은 7세부터 유치원에서 바둑을 배웠다. 아직 6급밖에 안되는 실력이지만 태백이 키우는 영재반 학생이다. 인터넷으로는 바둑을 둘 뿐 게임 같은 건 전혀 하지 않는다. 바둑보다 재미 없기 때문이다.

▲ 2학년 최한서는 세력바둑를 좋아한다. "내가 우세하면 좋아요. 그렇지 못하면 좀 재미가 떨어져요. 외워야 하는 정석은 살짝 복잡하지만 그래도 정석공부가 제일 재미있다"고 천진난만하게 말한다.
1학년 유지아에게 '아빠도 바둑 두시냐?'고 물었더니 둔다고는 하는데 "전 아빠한테 바둑 두자는 말 안해요. 넘 약해요. 아빠가 5점 깔고 두시는데 제가 이겨요. 그런데 어쩌다 제가 지면 더 속상해요. 왠 줄 아셔요? 아빠는 저처럼 배우지도 않으시는 거 같은데 절 이기니까요. 말이 안되잖아요."

▲ 승리의 V 사인으로 기념촬영. 이제 귀가하거나 학원으로 갈 시간이다. 그렇지만 황지중앙초등학교 바둑부 아이들은 두던 바둑판과 의자를 가지런히 정리하고 바닥에 떨어진 바둑돌을 다 주워담은 뒤에야 교실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