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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은 8승 팀끼리의 대결에서 티브로드가 SK엔크린을 3-2로 꺾고 가장 먼저 9승 고지에 올랐다. 2-2 상황에서 팀 승리를 결정지은 이동훈의 입가에도 오랜만에 미소가 흘렀다. |
2015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5라운드 1경기
티브로드, SK엔크린 꺾고 '9승'...사실상 포스트시즌 확정
팀당 잔여경기가 3~4경기에 불과한 상황에서 15라운드부터는 포스트시즌 진출팀의 윤곽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중차대한 시기다. 그 신호탄이라 할 첫 경기에서 티브로드가 난적 SK엔크린을 물리치고 가장 먼저 9승 고지를 밟았다. '9승'은 자력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거나 최소한 경합을 치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승수다.
티브로드는 3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5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5라운드 1경기에서 SK엔크린을 3-2로 꺾고 팀 4연승과 더불어 가장 먼저 9승 고지에 올랐다. 박정환의 선제점과 김승재의 귀중한 추가점으로 2-0으로 앞선 티브로드는 이후 2-2까지 SK엔크린의 추격을 허용했으나 최종국에서 이동훈이 퓨처스 선수 최현재를 흑 불계로 제압했다.
2국에서 승리한 김승재가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김승재는 상대 전적에서 1승4패로 크게 뒤져있는 이태현을 맞아 끝내기에서 야금야금 격차를 벌린 끝에 기어코 항서를 받아냈다. 1국(박영훈)과 5국(안성준)은 SK엔크린의 우세, 3국(박정환)과 4국(이동훈)은 티브로드의 우위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이 승리가 결정적인 방향타 역할을 했다.
▲제2국. 돌을 거두고 나서 "내가 좋은 줄 알았는데..." 라는 말을 첫마디로 내뱉은 이태현. 그만큼 후반 낙관이 심했다. 좋은 건 사실이었지만 그 차이란 게 미미해서 정신을 바짝 차렸어야 했다. 김승재가 야금야금 혼자 끝내기를 하다시피 한 상황에서는 거꾸로 제법 집 차이가 났다(261수 흑 불계승).
사상 유례없는 고득점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이번 KB리그에서 확실하게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는 승수는 10승이 예상된다. '9승'은 그것에 1승이 부족하지만, 상황에 따라선 자력 진출이 가능할 수도 있고 최소한 (개인 승수를 따져 진출하는 등의) 기회가 보장되는 승수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날 4연승을 달리며 9승째를 확보한 티브로드의 경우 남은 세 경기에서 1승만 거두면 포스트시즌 확정. 설령 다 진다 하더라도 개인 승수를 따져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길이 보험처럼 열려 있다. 이번 시즌 개막 때부터 줄곧 '1강'으로 꼽혀온 티브로드의 전력으로 볼 때 사실상 포스트시즌 확정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지 않을까.
▲제4국. 두 사람 다 수읽기는 강한데 전투는 별로 즐겨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송태곤 해설자가 '닮은꼴 대결'로 명명한 대국. 하지만 승부는 흐름이 순탄치 않다고 판단한 이동훈이 중앙 백 대마를 잡으며 단명으로 끝이 났다(151수 흑 불계승). 최현재로선 우상쪽 양보할 곳을 버티다 살릴 수 있었던 대마를 죽인 것이 아쉬웠던 장면.
파죽의 5연승을 달리며 11라운드와 12라운드 연속 1위에 올랐던 SK엔크린은 이후 3연패를 당하며 8승6패, 순위가 5위까지 밀려났다. 삼세번에 걸친 9승 도전도 무위로 끝난 상태. 엊그제 몽백합배 4강에 동반 진출한 박영훈, 안성준 원투펀치가 2승을 합작했음에도 불구하고 후속 득점 불발로 연패의 흐름을 이어간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4일엔 정관장 황진단과 화성시코리요가 하위팀의 자존심을 걸고 대결한다. 대진은 김정현-민상연, 이창호-박진솔(퓨), 김현찬-이원영, 김기용-최철한, 고근태(퓨)-박정상(이상 앞이 정관장 황진단). 최근 3연승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이창호 9단이 전반기에 승리한 박진솔과 리턴매치를 벌이는 것이 최대 관심판이자 볼거리. 전반기엔 화성시코리요가 4-1로 승리했다.
▲제3국. 승부가 나자마자 박정환의 손이 향한 곳은 우변. 이곳에서 백이 떵떵거리고 살면서 흑은 집 부족증에 걸렸다(216수 백 불계승). 김세동으로선 마지막 승부를 걸어가는 장면에서 시간연장책으로 둔 것이 패착이 되는 등 충격이 있었을 법한 판. 전반기에 이어 다시 박정환에게 패하며 상대전적이 5전 5패가 됐다.
▲제1국(장고). 전반기에 이은 리턴매치로 박영훈이 다시 강유택을 꺾었다. 시종 미세하게 흘라가던 승부가 박영훈의 막바지 승부수 한방으로 끝이 났다(185수 흑 불계승). 강유택에게 1승5패까지 밀렸던 상대 전적도 3승5패로 간격이 좁혀진 상태.
▲제5국. 초반 우상쪽에서 새로운 변화를 들고 나온 안성준. 이곳에서 잘 풀린 다음 하변 백진에서 수를 내자 박민규는 더이상 바둑을 둘 수 없게 됐다. 국후 복기도 대부분 우상쪽 변화에 집중됐다.
▲지각패 포함 3연패를 당한 후 모처럼 승리를 거둔 박정환. 이날 평범하지 않은 수법을 계속 시도하자 최유진 진행자는 "자유로운 영혼인가요"라고 했다.
▲올해 LG배와 몽백합배, 두 개의 세계대회 4강에 오르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박영훈. 내주 월요일 중국 베이징서 열리는 삼성화재배 본선에 출격한다.
▲이번 몽백합배에서 생애 최초로 세계대회 4강에 오른 안성준. 결승진출을 놓고 이세돌과 형제대결을 펼친다.
▲잡아야 할 때는 잡는다는 것을 보여준 이동훈. 지난 시즌 3승7패에서 올해는 5승6패로 지독한 낯가림 증상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을 보인다.
▲강팀은 후반으로 갈수록 힘을 낸다(?).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보여 주며 4연승의 속도를 내고 있는 티브로드.
▲8승3패→8승6패가 되면서 순위와 승률이 모두 급전직하한 SK엔크린. 이제 두 경기만을 남겨 놓은 상태에서 포스코켐텍, 정관장 황진단과 살얼음판 승부를 펼쳐야 하는 입장이 됐다.
▲ 15라운드 1경기까지 팀 전적과 순위
▲15라운드 1경기까지 개인 전적과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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