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조의 내리깔림은 흥건히 젖은 마음이 늘늘한 숯불 위에 올려진 것처럼 열기가 되살아나는 음곡이었다. 동서남북으로 나뉜 원무(園舞)는 그게 방중무(房中舞)라는 의미가 있는 것이라 여겼지만 행진이 시작되자 여러 형상으로 나타났다. 이를테면 ‘원숭이 나무타기’는 행진의 앞머리를 인도하는 향도가 나뭇가지를 끌어안고 이리저리 몸을 흔들며 붙어있는 모습을 취하지만 방중행위는 얼서(臬鼠)를 공격하는 모양새를 유도했다.

이렇게 하면 여인은 희열의 괴로움을 견디기 힘들어 몸을 흔들 수밖에 없는데 때를 놓치지 않고 사내의 힘이 진입해 성난 모습으로 절정에 이른다. 이 체위를 쓰면 백 가지 질병이 물러가는 것으로 중원에서는 굴곡체위(屈曲體位)로 사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원숭이 나무타기’에서 발전해 가는 게 선부(蟬附)인데 행진하는 남녀 두 사람이 마주보는 자세에서 좌우로 몸을 흔들며 춤 추는 형상이다.

방중체위에서는 여인을 엎드려 눕혀 몸을 반듯하게 펴는 것으로 매미가 나무 위에 앉아있는 모습이다. 이것은 ‘오로칠상(五勞七傷)’에서 기쁨과 분노 · 근심 · 심각한 생각이나 두려움 등의 과격한 흔들림으로 일어나는 칠상(七傷)의 질병이 물러가는 효과가 있다. 선부는 매미가 앉아있는 모습이므로 이 체위를 쓰면 게으르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선부가 체위로 유명해진 건 중원의 서북부 관문 돈황(燉煌)에서 발견된 <천지음양교환대락부(天地陰陽交歡大樂賦)>란 백행간(白行間)의 시집으로 게으른 황제가 방사를 치를 때 전진과 후퇴를 내관이나 시녀 손을 빌렸다고 적고 있다.

장막을 열고 천자가 침상에 오르면

꽃 같은 얼굴 샛별 같은 눈이

쉴새없이 껌뻑거린다

눈썹엔 부끄러움이 어려 초생달 모습이 되어지고

시녀가 앞뒤를 부축해 옥체를 누르면

좌우로 뒤틀어 눈빛같은 엉덩이를 진상한다

세 번 전진에 두 번 후퇴하여

위로 맞고 아래로 접하는데

그로 인해 천자의 상투가 풀어지누나

싯귀에 나오는 것처럼 천자의 게으름 때문에 이루어진 체위가 선부인가? 그건 아니다. 내명부 여인들은 머리를 치장하는데 복잡한 과정을 거치므로 시간이 걸린다. 그러므로 방사를 치르면서 머리모양을 보전하기 위해 밀고 당기는 체위가 필요하다. 

선부무(蟬附舞)에서는 몸을 흔들며 행진하는 사내나 여인이 방사를 흉내 내어 세 번을 날렵하게 전진하다 두 번을 후퇴하는 방법을 쓴다. 물론 이때도 북소리는 절도 있게 요란 떨며 행진에 나선 모든 사람이 박자를 맞추며 추임새를 넣는다. 행진은 한동안을 왔다 갔다 법석을 떨다 토연호무(兎吮毫舞)로 넘어간다. 이것은 토끼가 가는 털을 빠는 모습으로 방중체위에 있어선 사내가 다리를 펴고 바르게 누우면 여인이 그 위에 걸터타는 모양이다.

양 무릎을 사내의 다리 바깥쪽에 짚게 하는데 이때 여인은 사내의 머리가 뒤쪽으로 돌아앉아 양손으로 몸을 받치며 고개를 숙인다. 이렇게 한 자세로 사내의 힘이 전진하며 금현(琴絃)을 자극시킨다.

행진에 있어서는 돌아앉는 자세나 사내의 상징이 전진하는 모양새가 체위형태로 전진하는 걸 나타낸다. 이 형태를 마치면 자연스럽게 ‘물고기 비늘비비기’ 어접린(魚接鱗)에 이른다. 사내가 바로 눕고 여인이 그 위에 걸터 타는 방중행위에 있어선 사내 힘이 조금만 진입하라는 주의 사항이 붙어 있다.

젖먹이 아이가 젖을 무는 자세를 취하면 여인이 혼자서 좌우로 몸을 흔드는데 이 체위는 갖가지 종양이나 응어리, 내장의 종양 등을 사라지게 하는 효과가 있다.

어접린무(魚接鱗舞)에서는 물고기가 자신의 비늘을 떼어내 주위에 뿌리는 자세를 취하는데 교태로운 모습이 사내의 시선을 자극해 서둘러 학교경(鶴交頸)으로 유도해 간다. 이른바 ‘구법(九法)’의 마지막인 ‘학이 어울려 노는 모습’이다.

방중체위에 있어선 사내가 무릎을 벌려 앉고 여성이 마주보고 그 위에 걸터앉으며 두 팔로 사내의 목을 감아쥔 채 사내의 상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취한다. 이렇게 하면 자연적으로 쾌감을 느끼는데 칠상으로 인한 질병이 소멸되는 효과도 따른다. 그렇게 보면 도화원의 방중무는 치료효과도 겸하고 있었다.

이러한 아홉 가지 체위 형태를 구법(九法)이라 하는데 행진에 있어선 간접적으로 모양을 만든 형상을 취할 따름이지만 전개되는 속도는 느린듯 하면서도 북소리에 따라 움직이므로 상당히 빠른 편이었다.

‘구법(九法)’은 방중체위이기 때문에 여기까지 전개됐을 때는 흥이 타올라 좌중은 완전히 혼란의 도가니였다. 입고 있는 옷을 벗겨들고 남녀가 얽히어 꿈틀대고 있었다.

▲무(舞) ; 방중체위가 의미하는 모양을 따라 행진하며 춤추는 걸 말한다.

▲금현(琴絃) ; 음핵소대(陰核小帶)라는 부위

▲옥종은 의식(儀式)이나 제사(祭祀)에 사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