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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포석법-신포석의 세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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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圖書 일기(8월 13일) - 신포석법 - 신포석의 세계-4
어떻게 찾았느냐?
왜 찾았느냐?
그 순서가 있겠다.
왜 다른 세계가 없을까? 이게 먼저고,
어떻게 그 세계를 찾을 수 있을까? 그 세계를 어디서 찾을 수 있는가? 이게 다음이다.
오청원이 슈사이 명인과 저 유명한 제1착 천원, 흑3 3三, 흑5 화점을 두었던 것은 의문이 불현듯 여름날 구름 피어오르듯 일어난 데서 연유되었을 것이다. 왜 다른 세계가 없을까?
기타니가 센토쿠 父子의 바둑을 연구한 것은 how에 대한 탐구의 자세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그 세계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왜’와 ‘어떻게’는 매우 가깝고 비슷한 듯하지만, 전혀 다른 세계에 존재할 수도 있을 그런 사고방식일 수도 있다. 그에 대해서는 어디선가 읽기도 했지만, 난 더 이상은 모르겠다. 모르는 건 넘어간다. 이 태도는 나의 자신감.
아침 8시 43분.
난 술을 끊었지만, 아주 귀한 술이 오면 약간은 한다. 두 달 전엔 친구가 金門大곡(어? 곡이 없네!) 50주년 기념주를 가져와 한 잔 했다. 아쉬운 점이 두 가지 있었지만 그 부족함은 친구가 대신해 채워 주었다. 하나. 술의 도수가 50도 밖에 아니 되었다. 본래 그 술은 68도인가 하는 것이 맛있는데 50주년 기념주라 도수를 50에 맞추었다. 그래. 10년 후에 우리가 60도는 마실 수 있겠군. 그 10년 후엔 70도. 과연 우리가 이 자리에 다시 자리할 수 있을까? 아! 그럼! 근심 접고 마셔두자. 1리터 크기라서 마음 놓고 대취했다. 진짜 빼갈맛. 다른 부족한 점 하나. 강남의 孔乙己 음식점이었는데 맛이 3류였다. 겉보기에는 그럴 듯했지만 전혀 술을 모르는 주인. 음식도 3류였다. 음식값? 그건 2류에 해당되는 듯하다.
지난 달엔 친구가 淸酒 두 병을 가져왔다. 이름은 十鍛金과 貴釀酒. 둘 다 향이 좋다. 그래도 十鍛金이 낫다. 어찌 이렇게 빚었는다? 감탄했다. 맛과 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술이 약간 남아 있다. 난 맛있는 걸 먼저 먹어치우는 타입이다.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쓰기 위해서 한 모금 했다. 여러분께 맛과 향은 직접적으로 드릴 수는 없지만 이 글의 주제가 신포석이니 한 모금 한 정신 상태에서 쓰는 것도 값이리라.
자, 뭘 보려고 술을 한 모금? 그것도 아침에? 술도 끊었다는 놈이?
다음 기보다. 1933년 여름에 기타니는 신쥬쿠의 지오쿠타니 계곡(信州地獄谷溫泉)으로 游를 떠났다. 그 곳에는 기타니의 妻家가 여관을 운영한다. 그 여관. 이름이 뭐였더라? 아, 좋았다. 그 집. 그 온천. 나도 그 기타니와 오청원이 머리를 맞댔다는 그 방에서 하루 묵었었지. 아침에 푸짐한 음식도 맘에 들었지. 가벼운 청주 한 잔 좋았지. 安永二 선생은 요즘 안녕하신지? 아, 글 쓰기 싫다. 그 여관에서 아침이나 먹는다면 얼마나 좋으랴! 지금 말이다. 지금 그 여관에 있다면 한 번 대취해보는 맛도 좋을 터인데!
신포석 탄생국 - 1보
1보 백26까지 둔 다음 오청원과 기타니는 대국을 멈추었다. 참 잘도 논다. 나라도 놀러갈 수만 있다면 두다가 멈추겠다. 멋진 놀이! 참 좋은 시절이었겠다. 기타니 25세. 오청원 20세.
지옥곡 맑은 고요 속에서 두 기사가 정석과 포석의 통합을 논의했다. 맑은 풍광이 물결처럼 오청원의 마음 속에 큰 구름을 하나 드리워주었다.
돌아와 다시 재개한 바둑을 보자.
신포석 탄생국 - 2보
좌상귀 흑3이 말해준다. 이 바둑은 두 개의 다른 세계가 혼합된 것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제1보에서 오청원은 3三을 두었다. 速度 관념의 시도.
제2보에서 오청원은 高原을 지향했다. 세력의 이해. 그 이해에 기반한 반상의 균형. 調和의 실현.
바둑은 끝났다.
신포석은 시작했다.
기타니는 제1보 백2를 패착으로 지목했다. 돌이 3선에 자리 잡고 있기에 우하귀의 세력과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팠으리.
오청원은 말했다. 신쥬투 여행이 없었더라면 제3보 흑1을 두었으리라고.
신포석 탄생국 - 3보
제3보 흑1이었다면? 그 다음은? 그건 여러분이 두어 보시라. 난 옆방으로 가서 남은 사케 한 잔을 마저 채우고 자야겠다.
대략 한 달만 그 遊樂館에서 머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돈 좀 벌어볼까. 음…, 놀 돈은 지금 수중에 없지만 노는 방법은 약간 아는데…. 하늘은 둘을 주지 않는다고? 그러면 하나는 주나? 하나와 둘이 없다는 그런 시시한 안목으로 바둑을 닫고 싶지는 않다. 인생이야 말해 무엇하리!
아침 밝게 맞이하시라.
개 짖는 소리가 적당한 거리를 두고 들려온다. 아침이구나. 과연!
오전 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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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구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