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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사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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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사마귀
2011-08-26     프린트스크랩

아이구, 사마귀란 놈 차암 웃겨.’

 

<정글의 법칙>을 설명한 과학실습강사의 설명에 아랫배에 힘 주며 나는 궁색한 분위기를 피해나가려 잔기침을 흘렸다.

 

사마귀는 칼 든 용사처럼 전투력이 돋보여 그 옛날의 고사 당랑거철(螳螂拒轍)’에 나올 정도로 무지한 용맹스러움이 있다.

 

체격이 단단해 뵈는 과학실습강사는 다른 병에 넣어 온 개미를 사마귀 두 마리가 있는 곳에 넣었다. 자녀들의 과학실습을 위해 초빙한 실습강사의 흥미로운 얘기에 모두들 귀를 기울였다.

 

사마귀를 일본어론 가마키리(かまきり)라 하죠. 생긴 모양이 그런 탓에 첩보영화엔 미인계로 잘 이용하는데···, 어쨌건 영악한 물건으로 볼 수 있는 거죠.”

 

말을 마치고 잠시 통 안을 살폈으나 개미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실습강사가 한눈을 파는 사이 사마귀가 쓱싹 잡아먹은 것이다. 실습강사는 우리들에게 빈 통을 보여주며 말한다.

 

, 여러분 여길 보십시오. 조금 전에 개미를 넣어뒀는데 흔적도 없습니다. 이 안엔 사마귀 두 마리가 있거든요. 큰 놈과 작은 놈. 이 두 놈 가운데 어느 놈이 개미를 잡아먹었을까요?”

 

대답하는 사람이 없자 실습강사는 손수 답을 펼쳤다. 그가 오랫동안 보아 온 것에 대한 증명 같았다.

 

제가 생각하기엔 이 작은 사마귀가 개미를 잡아먹었다고 생각합니다. 먹는 모습을 보여드릴 순 없으나 난 사마귀 작은 놈의 짓이라 추측합니다. 다 먹지 않은 것이 그 이유죠. 큰 놈이라면 다리까지 알뜰하게 먹어 버리거든요.”

 

작은 사마귀는 자기보다 서너 배는 큰 개미를 앞발로 덥석 잡아 개미가 발버둥치는 것도 아랑곳없이 개미 똥구멍에 머릴 처박고 다짜고짜 파 먹어버린다.

 

개미를 잡아먹은 이놈은 힘이 돋는지 펄쩍펄쩍 뛰더니 자기 몸의 세 배나 되는 암놈 등에 올라탔다.

그 모습은 덩치 차이가 난 탓에 고목에 매미가 붙어있는 모습이었다. 그런데도 작은 놈은 수컷이라고 암놈 등에 찰싹 달라붙어 유혹의 몸짓을 계속 해댔다.

 

아무리 봐도 덩치 차이가 나 상대가 될 것 같지 않은데 작은 놈은 끈질기게 자신의 꼬릴 구부려 암컷 배에 부벼댑니다. 암놈은 우습지도 않다는 듯 자신의 문을 열어주지 않는군요.”

 

그렇게 보면 이놈들의 교미도 암수가 사인이 맞아야 가능하다는 걸 증명한 것이다. 수놈이 암놈의 등에 올라가 갈고리 모양으로 꼬릴 구부려 암놈의 꼬리 끝부분 옆으로 다가가는데 이때 암놈의 성기가 벌어지면 그리로 삽입해 이루어진다.

암놈에게 생각이 없으면 꼬리 끝부분이 한사코 열리지 않으니 수컷은 내려올 수밖에 없다. 이것은 사마귀뿐만 아니라 모든 메뚜기도 같다고 강사는 설명했다.

 

쬐끄만 수컷이 하다하다 안 되니까 내려오는 걸 보며 나는 집에 돌아와서도 그 생각만 하면 실소(失笑)가 일어났다.

 

아이구, 사마귀란 놈 차암 웃겨.’

 

아내가 밖에 나갔다 들어온 건 그 무렵이었다. 평소에 아이들에게 좋은 말만 써라, 나쁜 생각하지 말라던 아내가 무슨 일인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입맛을 쓰게 다신다.

 

아이구, 내 차암!”

 

, ?”

 

나의 물음은 무덤덤했다.

예전과는 달리 우리가 사는 아파트도 요즘엔 매스컴의 앵글을 받고 있었다. 누군가가 많은 돈을 희사하거나 남모르게 선행한 것도 아니었다.

어디서 무슨 소문을 들었는지 주간 신문사에서 지프차를 몰고 취재를 나와 온통 동네 굿잔치를 만들었다. 이것은 비단 오늘만의 일이 아니었다. 닷새 전에도,

 

이 아파트 A동에 유금자 씨가 산다는 데 몇 호인지 아십니까?”

 

그 날 담배 한 갑을 사러 나가는 길에 만난 주간신문사 취재기자는 자신을 만난 김에 댓바람으로 물었다. 마치 빚쟁이에게 추궁당하듯 시달림 받자 가볍게 한 손을 펼쳐 모른단 표시를 하고 돌아섰다. 그런데도 마흔쯤 돼 보이는 사내는 막무가내로 달라붙었다.

 

유금자 씨 말입니다. 소문엔 그 분이 사마귀란 별명이 있다는 데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모르겠수다.”

 

손을 펼쳐 휘휘 돌려 모른다는 제스처를 남기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왔을 때 아내는 어떤 소문을 들었는지 자신의 성급한 행동에 대해 후회막급이란 서성거림이었다.

 

뭔 일인데 그래?”

 

, 글쎄. 저번에 유금자란 여자가 우리 집에 왔더라구요. 당신을 찾아서.”

 

?”

 

뭔 일이냐 물었더니 생명보험에 가입하라지 뭐에요. 우린 그런 거 안 한다 했더니 당신을 만나고 가야겠다고 소파에 뻗댄 채 돌아갈 생각을 안 해요. 그래서 쫓아버릴 속셈으로 아래층 조씨를 소개해 줬지 뭐예요.”

 

조씨? 조성우?”

 

예에.”

 

그 사람 홀아비잖아. 오히려 잘 됐지 뭐.”

 

잘 되긴 뭐가 잘 돼요. 유금자 그 여자, 알아보니 이 건물 7층에 살더라구요. 남편과 사별했는지 이혼했는지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 데리고 이곳에 이사 온 건 한 달이 채 못 되나 봐요. 모험모집인이라 하구한날 집을 비워 아이는 컴퓨터 게임에 중독 돼 제 어미가 들어온 지 나간 지 관심이 없대요. 그래서 유금자가 집에 돌아올 때는 조씨 집에 들렀다가 아이가 잠자는 시각에야 들어간다지 뭐예요.”

 

뭘 하고?”

 

그거야 뭐···, 이유가 있겠죠.”

 

여기까지 대화하고 보니 아내는 그 이유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주간신문사에서 그녀를 취재 나온 건 조성우 씨가 자동차 사고를 당한 뒤 반송장으로 병원에 입원한 뒤였다.

 

유금자란 여인에게 사마귀란 말이 붙을 때 아내는 인터넷을 검색해 궁금증을 해갈시켰다. 어떤 내용을 봤는지 모르지만 아내는 그때부터 유금자가 남편 가까이 다가오는 걸 결사적으로 막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혼자 사는 여자에게 사마귀란 별명이 붙을 정도라면 특별한 그 무엇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섹스(sex)였다. 오늘 낮참에 자신이 집으로 올라왔을 때 아내는 부녀회원 몇과 실습강사에게 희한한 얘길 들었던 모양이었다.

 

이 사마귀 말입니다. 요 앞전에 내가 이놈들의 교미시간을 살폈더니 네 다섯 기간은 끌더라구요. 그래서 야 이놈들 괜찮은 놈들이네했는데 어젠 할일 없던 참이라 이 녀석들의 교미를 자세히 지켜봤었죠. 아침 10시에 시작했는데 저녁 8시가 돼서야 끝이 난 겁니다. 그러니까 하루 종일 붙어 있었던 셈이죠.”

 

가정주부가 듣기엔 남우세스러운 얘기였지만 실습강사는 모른 체하고 얘길 마무릴 지었다.

 

그러니까···, 고놈들이 열 시간을 붙어있었던 셈인데 힘이 드는지 중간에 꼬리를 풀고 두 번을 쉬었는데, 암놈은 교미를 하는 중 사마귀 작은 놈을 하나 잡아먹었어요. 저녁 8시가 되어 암놈 등에서 내려오더니 하루 종일 암놈 등에서 용을 쓴 탓에 허기지고 피곤할 터인데 쓰윽 주위를 훑더니 사마귀 한 놈을 덮쳐 모가지에서부터 아작아작 씹어 먹더라니까요.”

 

어머, 어머!”

 

가정주부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귀는 여전히 실습강사의 말에 열려있었다.

 

한 가지 재밌는 것은요. 사마귀 알이 정력제로 사용된단 점입니다. 한방에선요, 뽕나무에 슬어놓은 사마귀 알이 정력이 약한 사내에게 잘 듣는다지 뭡니까. 어떤 사람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지만 효험을 봤으니 나에게 부탁하죠.”

 

부탁? 누가요?”

 

누구긴요. 내가 말하면 알만한 사람이죠.”

 

그때 유금자가 아파트에서 나가는 걸 검지 끝으로 가리키며 실습강사는 소리 없이 웃었다.

홀로 사는 여자가 무슨 이유로 그런 게 필요할까? 아내는 그런 걸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여인네가 화장하는 거나 향수를 뿌리는 행위는 자신을 위해서라기보다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위해서라는 걸 잊는 듯했다.

 

요즘에는 교접시간이 긴 뱀이나 동물의 알이 강장제로 쓰이고 있다지만 보험모집인인 유금자가 무슨 이유로 그런 게 필요한 것인가에 아내는 궁금증이 생긴 모양이었다.

 

나의 머리에 유금자의 해맑은 미소가 어른거렸다. 사흘 전엔가. 밖에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만나 잠시 커피숍에 들른 적이 있었다.

 

어머, 선생님 만나려고 얼마 전 댁을 찾았는데 안 계시더라구요. 사모님이 말 안 해요?”

 

들었습니다.”

 

사흘 후 시간 좀 내 주세요. 긴히 상의 드릴 일 있어요.”

 

뭔데요?”

 

제가 팔을 다쳐 운전을 못하거든요. 그런데 급한 일이 생겼어요. 요즘 믿을 사람이 없어서요. 절 남양주의 오릿집까지만 태워다 주세요. 다른 사람도 있지만 선생님은 믿을 수 있는 분이잖아요. 그리해 주시면 사모님과 일주일간 황홀한 밤을 맞이할 강장제를 드릴 게요.”

 

그녀는 작은 병에 든 약을 내밀었다. 처음엔 의심 가는 약제였지만 이틀이나 사용해 보고 깜짝 놀랐다. ‘비아그라가 어쩌니저쩌니 하는데 그건 복용량이 넘으면 오히려 위험한 약제였다. 그런 점에서 보면 유금자가 준 강장제는 믿음이 갔다. 아내가 그녀에 대해 무슨 말을 해도 선선히 받아 넘겼지만 약속한 날 집을 나설 때 했던 아내의 말은 한동안 귓가에 남아 있었다.

 

그 여잔 사마귀랍디다. 사내를 아작아작 씹어 먹어야 직성이 풀린다는 사마귀 말예요. 당신도 그런 여잘 조심하세요.”

 

아내의 말은 그녀와 약속했던 장소에 이를 때까지 지워지지 않은 채 머리 한 귀퉁이에 잔영처럼 남아 있었다.

 

내가 운전석에 올라타기 전, 그녀는 선글라스를 낀 채 조수석에 앉아 있었다. 왼 팔을 붕대로 감은 것으로 보아 사고가 났을 때 다친 것으로 생각되었다. 이윽고 출발하여 한참 갔을 때 승용차가 왼쪽으로 쏠리자 그녀가 말했다.

 

저기 선생님, 이 차는 샀을 때부터 왼쪽으로 자꾸만 쏠렸어요. 가만 놔두면 사고가 날 수 있으니 핸들을 오른쪽으로 자주 꺾어야 해요. 아시겠죠, 선생님?”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녀의 핸드백 안엔 나의 이름으로 1억짜리 특약보험이 가입돼 있었다. 사고가 나면 그 배에 상당하는 액수를 배상받는다는 보험증서였다.

액수를 수령할 당사자는 놀랍게도 유금자로 그녀의 도장이 찍혀 있었다. 그러니까 이 차는 여러 사람이 핸들조작 사고를 일으킨 문제의 차였지만 그것을 내가 알 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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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공돌쇠 |  2012-01-06 오후 4:39:4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이기 도대체 뭔4차원적인 내용이래요 사마귀보다 서너배가 큰개미가 있나요?뭔 이상한나라의 엘리스도 아니고 그리고 보험모집인이 당사자도 모르게 보험가입이 가능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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