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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우 8회/ 첫날밤을 위하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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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우 8회/ 첫날밤을 위하여 (3)
2009-08-12     프린트스크랩
▲ 곤
 

 

그러한 것을 모른 여인은 사내와의 잠자리를 즐기는 것으로 만족하는 유곽 여인이며, 알면서도 지키지 않는 건 다른 뜻이 있기 때문이다. 왕궁에 들어와 다른 뜻을 품는다는 게 뭔가. 그것은 실권이다. 권력을 쥐고 좌지우지하고 싶은 게 기 이유다. 자신을 찾아온 여인에 대해 양시의가 본 것은 도가의 머릿돌이라는 청성파(靑城派)에서 경고하는 ‘악녀(惡女)’의 현신이었다.

 

악한 행위를 했거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사내의 몸에 해로움을 끼치는 여인이다. 양시의의 지적처럼 청조(靑鳥)의 할머니 옥진궁주는 그런 말을 했었다.

 

“네가 궁에 들어가면 너의 존재를 아는 이가 있을 것이다. 월성의 약사들은 서책으로 의학(醫學)을 익혔으나, 중원에서 온 양시의(楊侍醫)란 자가 널 알아볼지 모른다. 그러므로 첫날밤을 치르기 전엔 어느 누구에게도 너의 진면목을 알려서는 안 된다.”

 

당시의 신라 왕실은 막연히 중원의 성문화(性文化)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노자(老子)를 비롯해 윤문시(尹文始)나 왕소양(王少陽)같은 이가 남긴 기록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렇다 보니 근거 없는 잠꼬대 같은 것을 비기나 비록이니 술수니 떠받들었다. 그게 네 가지였다. 학문을 나타내는 현리(玄理), 선도를 의미하는 단정(丹鼎), 미신을 가리키는 부록(符籙), 예언을 나타내는 점험(點驗) 등이다.

 

현리는 역경(易經)이나 노장사상(老莊思想)을 연구하는 것이고 점험(點驗)은 점을 치는 기술이다. 부록(符籙)은 부적을 쓴다거나 주문을 외워 비바람을 불러들이는 것 등을 말하고 법술은 장도릉(張道陵)이라는 자를 창시자로 떠받들어 중국을 후진성으로 몰아넣은 뿌리 역할을 했다고 통박한다. 나머지 하나가 단정(丹鼎)이다.

 

이것은 신라인들이 열심을 보이는 선도(仙道)로 춘추시대 때부터 싹이 돋았다. 실제로는 동한(東漢)시대 위백양(魏伯陽)이 <주역참동계(周易參同契)>를 지은 뒤부터 발전을 거듭해 여러 유파가 생겨났다. 문시파(文始派)는 춘추시대 윤문시를 창시자로 발전했고, 중원에선 송(宋)나라 때 진희이(陳希夷)라는 선인을 계승자로 삼아 발전했다.

 

소양파(少陽派)를 전진교(全眞敎)라고도 부르는데 이 유파는 훗날 선교의 주류를 이룬다. 수(隋)나라 이후 여동빈(呂東賓)이란 선인이 있었는데 그의 문하엔 왕중양(王重陽)과 유해섬(劉海蟾)이란 제자가 있었다. 이 두 사람 때문에 소양파는 여러 갈레로 나누어진다.

 

왕중양은 스스로 북파(北派)를 만들어 그의 제자 구장춘(邱 長春)이 크게 발전시켰다. 유해섬은 남파(南派)를 만들어 발전시켰고 진희이는 문시파와 남파의 장점을 가려 뽑아 삼봉파(三丰派)를 만들었다.

 

남파나 북파 할 것 없이 여러 유파로 갈리었고 선도의 지류를 타고 동파(東派)와 서파(西派)의 가지도 뻗어났다. 이 와중에 문시파와 북파 · 남파를 비벼놓은 청성파(靑城派)가 생겨났고, 방중술을 기본행법으로 삼은 삼봉파(三峯派)도 나타났다. 이것은 남북조 시대 장삼봉(張三峯)이란 선인이 창설한 유파다.

 

신라조정은 중원의 선도 유파를 눈여겨보다 방중술을 근간으로 발전한 ‘삼봉파(三峯派)’에 호감을 가지고 접근해 왕실에 비밀의궤(秘密儀軌)를 만들어 오고 있었다. 내명부에서 일을 하려면 반드시 시험을 거처야 하는 곳으로 지금은 양시의가 ‘내명부 약사’로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내명부에서 일을 하려면 다음의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첫째, 얼굴 색깔이 좋아야 하고

둘째, 키와 살찐 정도가 알맞고

셋째, 피부는 부드럽고 머리칼이 검어야 하며

넷째, 목소리가 맑고 또렷해야 한다.

이것이 선도 유파에서 주장하는 네 가지의 아름다움이라는 ‘사미(四美)’였다.

 

이러한 사미 외엔 탈락의 기준이 되는 게 다섯 가지였다. 이른바 ‘오병(五病)’이다. 이에 대한 표준은 시대에 따라 다르지만 진흥왕 때는 장삼봉의 주장을 받아들여 <삼봉단결(三峯丹訣)>이 기본 텍스트였다.

 

첫째 항목이 나(羅)로 치골이 이상하게 발전돼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사내들은 여인의 몸을 이용하는 채약(採藥)의 비술을 쓸 수 없다.

 

둘째 항목이 문(紋)으로 몸에서 노린네 등의 냄새가 나는 경우다. 사내들은 자신의 정력을 도와주는 여인으로 삼지 않는다.

 

셋째 항목이 고(鼓)로 음도(陰道)가 없는 경우다. 그렇다 보니 월경이 없다. 가장 중요한 기관이 생략됐으니 방중술에선 언제나 뒤로 처질 수밖에 없다.

 

넷째 항목이 교(交)로 남자 목소리에 피부는 거칠고 얼굴은 검은 데다 머리칼이 노랗다. 성질이 급하고 마음에 독을 지니고 있는 여인이다.

 

다섯째가 맥(脈)이다. 이것은 곧잘 경련을 일으키는 경우다. 그런가하면 월경 시기도 일정치 않아 제왕을 가까운데서 수발드는 여인으로서는 적합치 못하다. 이러한 다섯 가지를 오병(五病)이라 하여 내명부에서는 멀리했었다.

 

그렇다면 청조는 어떤가? 그녀는 오병의 ‘맥’에 속했다. 여인들은 보통 사내와 잠자리를 할 때, 클라이맥스 때에만 음도 내부가 경련하듯 율동이 일어난다. 그러나 청조(靑鳥)는 사내의 상징이 자신의 몸에 침입했을 때부터 율동의 리듬이 일어난다. 그래서 양시의는 그녀가 왕실에 있는 것을 절대 불가라고 단정했다. 지금도 그 생각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청조라는 계집이 훈련에 의해 몸을 가꿨다는 게 소름이 돋아. 그 어린 계집이 ‘사내 죽이는 비술’이라도 익혔다면 왕실은 크나큰 혼란에 빠져 들 게야.’




▸삼봉파(三丰波) ; <삼봉단결>을 지은 장삼봉의 <삼봉파(三峯波)>와는 다른 유파다.

▸비밀의궤(秘密儀軌) ; 중요한 기록 등을 담아놓은 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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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돼지 |  2009-08-12 오전 6:46:1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잘 보고 갑니다........감사 합니다.  
여현 |  2009-08-12 오후 2:57:0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공부할 과목이 자꾸 자꾸 생기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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