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대통령 선거가 며칠 안 남았다. 12월 19일이면 청와대의 새 주인이 결정되는데, 앞서 [新기사론]에 바둑판의 '일인자 논쟁'에 대해 썼듯 정치판의 대권판도도 희한하기 그지없다. 워낙 일인독주여서 그런가, 그 어떤 정책도 이슈도 안 먹히고 요지부동의 형세로 계가까지 갈 참이다. 바람 잘날 없고 또 바람이 일고 불어야 관전하는 재미가 있는 법인데 아무래도 이번은 영 싱겁고 밍숭밍숭하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이번 대선 후보의 프로필을 살펴보니 바둑이 취미라고 밝힌 이가 두어 명 보인다. 정치도 잘 하고 경제도 살려 5년간 국가를 잘 이끌어갈 후보가 대통령이 당선되길 바라는 건 모든 이의 바람일진대 기왕이면 바둑도 잘 이해해 손 크게 도와준다면 오죽 좋을까.

찾아보니 1999년 [월간 바둑가이드] 7월과 8월호 두 차례에 걸쳐 '대통령과 바둑'이란 제목으로 우리나라 대통령들의 바둑에 얽힌 이야기를 연재한 것이 보인다. 땅콩이라도 드시며 심심풀이로 봐주시길 바란다. 단, 대통령 투표만큼은 '심심풀이 땅콩'으로 하지 않으시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