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o 세계 인터넷바둑의 허브
  • 겜임&채널
Home > 커뮤니티 > 팔공선달
팔공선달 나의19로

작가의 말


 이 글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습니다. 저작권자와 협의하지 않은 무단전재는 금합니다.
택시야화 (짧은 대화 긴 여운)
2020-04-30 오전 12:55 조회 576추천 11   프린트스크랩
▲ (__)

기사 양반 미안해요.”

 

아파트에서 호출하면 두 가지 부류의 선입견이 떠오른다.

나이 많은 분의 목소리와 나이 관계없이 특히 젊은 목소리가 더하지만

여자분의 목소리가 들리면 아마도. 라는 생각을 한다.

나이 드신 분들은 그냥 늦게 나오신다고 생각하면 되지만 대충 6~70%의 여자분들은

늦게 나오면서 늦게 탄다. 이유는 나와서 또 볼일이 많은 것이다

경비실 가는 일. 차에 가는 일. 쓰레기 분리수거 하는 일.

거기에 아는 사람 만나면 정치인 선거철처럼 다정다감하기가..........

이제 속이 다 탔지만, 내 인내의 숯덩이에도 불을 지피는 사람들이다.

이런 부류는 자신이 갑질을 한다는 걸 모르고 미안해하지 않을 뿐 아니라

가관은 문을 열자마자 아저씨 저 바쁜데 빨리 갑시다.” 하면서 탄다.

서로가 신세란 걸 모르고 나로 인해 당신이 존재한다는 부류.

 

팔순도 훨 넘은 것 같은 노신사분이 불편한 걸음으로 걸어 나오시는 데는

내가 차에서 내려 담배 한 대를 다 피우고 지겨움에 어슬렁거릴 때였고

내가 얼른 문을 열어 드리고 차에 올라타 (어디로 모실까요) 인사해도 문을 닫지 않기에

그 노신사의 눈을 따라가 보니 할머니 한 분이 입구에서 천천히 오고 계셨다

매월 정기적으로 장애우 봉사 활동에 병간호 세월이 30년 넘어 노인분들에겐 거부감이 없다.

차를 지체시키고도 낭랑한 목소리로 목적지만 말하는 부류가 아직도 역겹지만.

아기들 데리고 짐 많고 지체 부자연스러운 분들은 오히려 기분이 좋고 그날은 일도 잘된다.

나의 작은 배려에도 그분들은 미안해하고 고마워하니까.

 

목적지는 5분 거리.

그런데 그날따라 신호가 영 맞지 않아 몇 분 정도 지체되었지만 그리 큰 차이는 아니다

우리 어디 가요.”

응 반월당에 가.”

짤막한 대화였지만 할머니 상태가 불편해 보였고 할아버지 몸은 그래도 정신은 맑아 보였다.

우리 어디 가요.“

응 반월당 미래병원에

그 짧은 대화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목적지 가는 동안 무심한 질문과 차분하고 애정 어린 대답은 계속 이어졌다.

우리 어디 가요

응 반월당 미래병원에

 

저 산 저 너머 먼동이 트면 철새처럼 떠나리~

 

자그마하게 틀어 놓은 라디오에서 천연 바위가 흘러나오는데 갑자기 먹먹함이 밀려왔다

저승 가는 길이라도 꼭 잡은 손을 놓지 않을 것 같은 두 분

내 뒷좌석에 천연 바위가 앉아 있는 듯했다

나 같으면 지금도 같은 질문을 받으면 3번을 넘기지 못할 것 같은데.

(우리 어디 가요.)

과연 우린 어디로 가는 것일까.

아마도 치매가 온 것 같은 할머니를 노구의 당신께서 모시고 다니시는 이유야 있겠지만

할머니도 할아버지를 알아보시는 게 다행일지도 모른다.

치매 환자라도 자기에게 고맙게 하는 사람은 기억한다. 하지만 간호하기 힘든 사람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치매 환자보다 오히려 정신 맑고 몸이 불편한 중풍 환자였다.

 

 

날씨는 화창하고 짧은 거리라 동료들이 회피하는 콜을 긴가민가 받았다가

나는 얼마지 않을 나의 미래를 보았다.

그 짧은 대화 속의 긴 여운.

오늘부로 나에게 (우리 어디 가요) 하고 반복해서 묻는다면 나는 3번은 넘길 것 같다

그리고 이 여운이 좀 더 오래 간다면 나는 그 노신사분보다 더 많이 대답해 줄 것 같다

불로장생 할 것 같은 젊은이들의 세상 이제 안타까워할 이유가 없다.

그들에겐 귀찮고 성가신 틀탁이 되었지만 이미 내 자식이 되어 버린 부모에게

이 안쓰러움을 조금이라도 더 보듬어 드리려 살다 가자.

내 짐은 내가 지고 갈 것이고 행여나 짐이 되지 않을 것이니 젊음아 신천지서 행복하시라.

 

다시 볼륨을 조금 높이고 창을 연다.

 

세월이 오가는 길목에 서서 천년바위 되리라. 천년바위......”

 

┃꼬릿글 쓰기
고기뀐지 |  2020-04-30 오전 2:38:4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김 상용(영문학자)의 포구라는 시를 읊어 봅니다.

슬픔이 영원해
사주에 물결은 께어지고

묘막한 하늘 아래
의지할곳 없는 나그네 마음 서러워라

눈을 감으니 시각이 끊이는 곳에
추억이 더욱 가엾고

깜박거리는 두셋 등잔 아래엔
무슨 단란의 실마리가 풀리는지

별이 없어
더 서러운

포구의 밤은
샌다.

선달님의 오늘 야화는 이 시의 깜박거리는 두셋등잔아래엔 무슨 단란의 실마리가 풀리는지 <ㅡ ㅡ 이 귀절의 구체적 표현으로 가슴에 젖어듭니다 감사드립니다 (__)  
팔공선달 (__)
짜베 |  2020-04-30 오전 9:08:0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내 아내도
"어디가요? 라고
여러번 물어봄니다.
그러나 , 무엇을 사먹으러 길을 나설 때는 "남편 짱." 이라면서 엄지를 치켜올리기도 하지요..  
팔공선달 ^^* 계속 하세요 엄지척 하시게 .
킹포석짱 |  2020-04-30 오후 5:31:2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짱^^  
팔공선달 ^^=
즐벳 |  2020-05-01 오전 5:07:12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나도곧 가야지 조은곳으로......  
즐벳 생각만해도 아무생각이 없어집니다ㅠㅠ
팔공선달 음....
미안잘나서 |  2020-05-01 오전 9:27:5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저도 어디가든 마누라 손 꼬옥~~잡고 죽을떄가지 함께 할랍니다.아름다운 모습 상기 시켜 주셔서 감사드리고 좋은글 감사합니다.수고 많으셨습니다  
팔공선달 이뿐짓 마니 하세요^^
불의고리 |  2020-05-03 오전 9:11:5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음음.,.쑥개떡 한입 배어문다..여보...냉코피두 타오구료.,.  
팔공선달 ㅋㅋㅋ 평생 그렇게 사세유~~~
단한가지 |  2020-05-04 오후 3:18:3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선달님께...오랫 동안 지켜보는 많은 분들은 알만한 것들을 다 아십니다. 간혹 가슴이 뭉그
러지더라도 지금처럼 잘 지켜주세요.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서 댓글을 달아봅
니다. 혹시 네이버 아이디 있으시면 블로그라는 것을 한번 해 보시면 어떨까요? 글쓰기라서
여기나 거기나 마찬가지 입니다만, 거기는 님 하시는 것에 따라서 그냥 글만 써도 담뱃값도
주고 님 노후도 줍니다. 한번 고려해 보세요.  
팔공선달 네이버 블로그 있는데 안 가본지가 10년이 넘었네요^^
단한가지 그 네이버 블로그에 예전 오로광장에 올리셨던 기행문과 수필등을 올려보세요. 거
기에 선달님의 노후가 보상으로 나올 것입니다. 같은 글이라도 어디에 올리느냐에
따라서 보상이 주어지기도하고 없기도 합니다. 네이버 블로그에 올리시면 선달님
노후는 걱정 붙들어 메셔도 됩니다.
⊙신인 |  2020-05-04 오후 8:01:1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삶에서 도를 건져 올리시는 분같아요!
그냥 스쳐지나치는 일상이 선달님에게는 화두가 되시는것 같습니다.
좋은 글 고맙게 읽고 갑니다!
쓰신글들 잘 보관하셨다가 수필집으로 엮어보심이,,,,,,^^  
팔공선달 삶이란게 어느 한부분 의미 없는 게 없죠.
크지도 않은 걸 부풀리기도 하고 모르고 스치는 바람 같은 진리도 있고.....












* 띄어쓰기 포함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000 / 400바이트)
대국실입장하기
다운로드 이용안내 고객센터
정회원가입
오로볼구매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폰서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