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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초 바둑돌소리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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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돌을 놓으며..
2007-04-25 오후 7:41 조회 9594추천 10   프린트스크랩

 세상이 귀찮아 산사로 들어간 적이 있었다.
그 때 내 가방속엔 바둑책 몇 권이 있었을 뿐이다.
프로기사가 되기 위해 산사로 간 것도 아니요, 오로6단이 되기 위해 산사로 간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오직 바둑책만 가지고 간 것은 복잡한 세상사에 지친 나에게 바둑책만한 게 없다 여겼기 때문이다.

햇살이 잘 듣는 산사 뜨락에 앉아 바둑책을 보고 있노라면 세상걱정도 떠오르지 않고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물론 바둑이 두고 싶어 몸살은 했지만 바둑책을 보며 돼먹지 않은 수읽기라도 하노라면 그런대로 지낼만 했었다.

요즘의 나에게도 물론 바둑만한 존재가 없다.
도회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나에게 그나마 바둑은 생각할 거리라도 준다.
친구야 있지만 내가 보고 싶다고 달려오는 것도 아니고, 바다나 바라보고 있자니 좀이 쑤시기도 한다.
심심하면 대국실에 달려가 바둑을 두고, 그것도 지겨우면 대화창을 멍하니 바라다본다.
스쳐 지나가는 많은 기우들의 이야기가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그럭저럭 바둑으로 외로움을 잊고 사는 셈이다.

일상의 생활에서도 그렇다.
만나는 사람을 보며 기풍을 떠올리고 닥치는 일을 보며 수순을 생각한다.
어려움이 오면 손을 빼고 실리를 보면 자충수는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한다.
바둑이 나의 삶 전부에 이렇게 감초처럼 끼여 사는 것이다.


이렇게 삶에 바둑의 비중이 높다보니 자연히 바둑에 관한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나게 된다.
그러면 초등학생이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으면 엄마에게 쪼르르 달려가 고하듯 매니아광장으로 달려가 고주알매주알 알리고 난리를 친 것이다.
그렇게 몇 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금도 바둑판에 돌 놓는 소리를 들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한 수 한 수에 바둑의 운명이 달라지듯 우리가 사는 한 걸음 한 걸음도 그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다.
바둑에서 삶을 배울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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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 |  2007-05-16 오후 6:19: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굴초님 얼굴도 보여주세요 ~~~~ ㅎㅎㅎ +.+  
마음의여정 |  2007-05-18 오전 10:04: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새벽 산사의 풍경소리, 법당에서 끊어질 듯 건너오는 목탁소리, 큰 스님 불경 외는 소리..어슴푸레한 창밖 나뭇가지 바람스치는 소리..어머니, 어머니..  
이쁜바둑돌 |  2007-05-19 오후 3:09: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굴초님 좋은 글 늘 잘 읽고 있습니다
(오랜 눈팅글팬이였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 많으시길.

굴초님 열심으로 바둑 두실때
옆에서 살짝 커피 한잔 내밀며
커피 드시면서 바둑 두세요~
하실 이쁜분 만나시길 꼭 바랍니다
그러길 바랍니다.

굴초님 화이팅!!!!!!!!!  
善雨 |  2007-07-03 오전 10:33: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굴초님 사진 올리는데 찬성 한표~! 아마 그레고리펙 같으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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