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의 교훈 | 나도 작가
Home > 커뮤니티 > 굴초
굴초 바둑돌소리

작가의 말


 이 글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습니다. 저작권자와 협의하지 않은 무단전재는 금합니다.
바둑의 교훈
2007-06-18 오후 10:42 조회 5737추천 23   프린트스크랩

홧김에 마시는 술은 독이 되는 법이다.
울컥하는 마음에 둔 수가 바둑에 독이 되듯이 말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때로 홧김에 술을 마시고, 욱하는 마음으로 바둑돌을 놓고만다.
언제나 차가운 이성으로만 이 세상을 살 수 없는 까닭이고, 냉정한 수읽기만으로 바둑을 둘 수는 없는 까닭이다.

근래 들어 홧김에 술을 마시는 횟수가 늘어났다.
사업이랍시고 시작한 일이 뜻하지 않은 장애물을 자주 만나다 보니 그렇고, 후발업체가 안고 가는 사시(斜視)적 선입견에 공들여 세운 탑이 일거에 무너져서도 그렇다.

오로지 노력만 한다면 뭔가 되지 않겠냐는 신념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특히 영업망을 구축하는데 사업의 성패가 좌우되기에 여기에 모든 심혈을 기울여 왔는데, 요즘 여기에 구멍이 하나 둘 뚫리기 시작한 것이다.
있을 수 없는 가격 덤핑에 거래처를 빼앗기고, 이유 없는 거래처의 배신에 침묵하며 돌아서는 그 심정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모를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직원들간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져갔다.
직원들은 대책회의를 한다, 거래처를 방문한다 난리였고 나는 나대로 홧김에 술을 마시는 횟수가 잦아졌다.

평소 말이 없던 직원 하나가 낮술에 절은 나에게 다가왔다.
그의 손에 들린 커피 한 잔.
그의 평소 성격으로 보면 뜻밖의 일이었다.
엉겁결에 그가 건네준 커피를 받아들고는 그를 바라봤다.
뭔가 말을 할 듯 할 듯하다 결국 아무 말도 못한 그가 그냥 돌아섰다.
그의 축 쳐져 보이는 뒷모습.
마음이 아파왔다.
나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는 그들이었다.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머리를 흔들었다.

바둑으로 치면 날일자에 건너붙임이었다.
겁없이 날뛰던 날일자. 거기에 상대의 카운터 펀치가 날아든 것이다.
물론 언젠가는 오리라고 예상했던 일이었다.

"양쪽이 터진 집을 짓는 것은 망하는 길"이란 바둑격언이 있다.
지금 구멍난 거래처를 때우고 다니는 일이 바로 그것이었다.
이러다 쌈지를 뜰 것은 피할 수 없고 결국 사업은 실패로 돌아갈 것이다.
그럴 수는 없었다.
죽으나 사나 중앙으로 나가 판을 흔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우리 거래처를 건드리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한다는 것을 보여줘야했다.
이건 상대도 겁나는 싸움이 될 것이고 그러다 보면 뭔가 실마리가 풀리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란 바둑격언이 떠올랐다.
달리 방법이 없는 일이었다.

한동안 생각을 정리하고는 직원들을 불러모았다.
나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직원들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결코 원하지 않는 소리없는 전쟁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기존업체의 거래처에 대대적인 보복공격이 시작된 것이다.

업계 사장중에 나의 동문 선배가 한 분 계시는데 이 분이 나를 찾아왔다.
어색한 커피를 마시며 선배가 입을 열었다.
"너, 요즘, 동문들 많이 만난다면서....."
동문들이 나서서 도와주는 탓에 지금의 회사를 크게 일군 선배다운 첫마디였다.
"사실, 형님 때문에 동문들 만나는걸 지금껏 망설였는데, 이젠 그럴 이유가 없다 싶어서요..."
"............"
"형님 직원들이 저희 거래처를 손대고 있는데, 어디 마땅한 방법이 있어야 말이죠...동문들 만나서 하소연 좀 했죠...."
목소리는 작았지만 내가 생각해도 평소와는 다른 건조한 목소리였다.
잠시 뭔가를 깊이 생각하던 선배가 신중히 입을 열었다.
"그러잖아도 그 일 때문에 왔는데... 우리 거래처 중에 우리 회사 규모에 맞지 않은 거래처들이 있어서... 관리하려니 좀 골치도 아프고..... 어때, 너의 회사에 넘기고 싶은데?"
"..............."
정말 뜻밖이었다.

선배와 웃으며 회의실을 나오는 나를 보며 직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뭔가 큰 소리가 오고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잔뜩 긴장해 있었던 모양이다.
선배를 배웅하기 위해 사무실을 나오며 뒤를 돌아보니 커피를 빼다준 직원넘이 환하게 웃으며 나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었다.
무려 한 달을 끌었던 힘겨운 하반기 영업다툼은 그렇게 끝을 맺었다.


 


┃꼬릿글 쓰기
별天地 |  2007-06-18 오후 11:04: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그럼 굴초님이 그 -나와바리- 를 인계 하여 확장하셧다는 얘긴데 ,,
아무튼 사업이 잘 되어 막걸리 한잔 얻어 먹는 일이 생겼으면 좋겠네요.
글은 쬐끔 덜 쓰시더라도 사업이 번창하시길 ~  
굴초 에구 ~ 지망님 나와바리? ㅎㅎㅎ 사실 죽을 지경입니다^^ 저는 체질상 사업하고는 안맞나봐요... 글은 많이 쓸래도 쓸수가 없구요...끙..
바다로!. |  2007-06-18 오후 11:38: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와웅~~~ *^^*
오너하시는 분들은 역쉬 과감한 결단력이 있어야 겠네요  
굴초 어쩔 수 없어 한 일이죠..ㅎㅎㅎ,,,머, 먹고 살려니....^^
웃는향이 |  2007-06-19 오전 12:14: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역시 바둑은 삶에 교훈을 주는군요^^
바둑에 인생이 담겨 있다던 이창호 사범님의 말씀이 떠올라서리~ ㅎㅎ
굴초님 그래두 술은 쪼매 절주하셔요~~
건강하셔야 일도 하시고 바둑글도 계속 쓰시죠~ 굴초님 아잣!^^  
굴초 정말 술이 문젭니다, 원래 술에 대한 글이었는데 쓰다보니 삼천포로 빠졌네요^^ 이창호사범님 얼굴이 붉어서 매우 걱정했는데.. 나아지셔서 다행이죠....건강은 누구에게나 중요한건데,, 그게 또 마음먹은대로 안되나 봐요^^
음모자 |  2007-06-19 오전 7:30: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돈많이 버셔서 언능 기전하나 맹그세욧ㅅㅅㅅㅅ  
굴초 ㅎㅎㅎㅎ 굴초배 세계기전 말씀이시죠^^ 머 그때 기획은 음모자님이 좀 해주세요 ㅎㅎㅎㅎ
술익는향기 |  2007-06-19 오전 7:36: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매주 월요일이면 어김없이 올라와있는 굴초님의 글이 있기에 이젠 오히려 월요일이 기다려집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 - 한수 또 배우고 갑니다...  
굴초 ㅎㅎㅎ 향기님 저 이번 주 의무방어전 못 치르는줄 알았어요....글도 마음이 차분해야 써지는데....누구에게 말도 못하겠구....그러네요^^
愚公^^移山 |  2007-06-19 오전 8:42: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우선 일이 잘 되었다니 축하드려야겠군요^^,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는 듯 하니 한번 더 축하드려야 겠습니다.
 
굴초 이산님, 세상은 참 이상한 것 같습니다...그냥 슬슬 풀리는 일이 없구요, 꼭 마음고생 다 시키고 진을 빼고나서 풀어지니 말에요...노력없는 빵은 없다 머 그런 걸 많이 느끼죠^^
야동순대 |  2007-06-19 오전 8:55: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영화 대부가 생각나네요
물론 울 굴대장님은 알파치노고요
가마이 이씅께네 가마때긴줄 아나...  
굴초 히히히....대부! 좀있다 전부 접수해버릴까요....^^ 저도 이상하게 글 다 쓰고 나서 대부가 떠올랐는데 역쉬 누항사님과 저는 뭔가 통하나봐요...ㅎㅎㅎㅎ
斯文亂賊 |  2007-06-19 오전 9:47: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
(마지막에 나온 말줄임표임. 점의 수효를 헤아리...다가 붙여넣기가 생각났뜸. ㅎ1ㅎ1)  
굴초 으이구!@#$%, 고거 몇갠가 헤아려 보고 말 집어넣으려다 길어서 실패했죠~ 흐흐...이제 요부분엔 왕별이닷ㅅㅅㅅ
음모자 텨텨텨~~~가 없는 사문난적님의 글...컴에 저장시켜 놔뜸!@!!
sarnath |  2007-06-19 오후 1:33: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정말 바둑순리대로 밀어 붙인 극적인 승리였군요. 바둑이 이래서 인생과 닮았다하나 보죠?..^^  
굴초 처음엔 접을까 하다 젊은 직원들이 너무 그래서 죽으라 한번 해봤죠...헤....애고 6개월뒤가 또 걱정이네요^^
마음의여정 |  2007-06-19 오후 2:32: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때로는 바람처럼 부드럽게..때로는 불 같이 맹렬하게..인생도 바둑도 다 그런가 봅니다.  
굴초 저, 요즘 사업인가뭔가 하다가 죽을 것 같습니다^^ 여정님의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그 무엇인가가 저에겐 없어서요...일하다 문득 모습 떠올리며 흉내도 내곤하죠, ㅎㅎㅎ
iwtbf |  2007-06-19 오후 3:54: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단편소설을 읽은 느낌입니다.
참 좋네요  
굴초 우리가 사는 게 전부 소설이지요^^ 끝나면 비극도 있고 희극도 있는.... 지나고 보면 다 아름다운 거고요^^
바둑톡톡 |  2007-06-19 오후 8:34: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굴초님께서 하시는 일마다 모두 다 잘되어야 할텐데여.
술 너무 가까이 하지 마시고요. 바둑과 글만 가까이 하세여.
굴초신선님 힘 내세요~
 
굴초 헉~ 신선님~ 헤~ 예전 톡톡님 댓글중에 춤을 추는 댓글이 있었는데...한번씩 일하다 그게 떠오르곤 하지요...이상하게도...평범한데도 잊혀지지 않는 것은 강한 인상으로 남았다는 거구요...인터넷 세상도 현실의 삶에 못지 않은 의미를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헛된소리 |  2007-06-20 오전 12:45: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사실, 형님 때문에 동문들 만나는걸 지금껏 망설였는데, 이젠 그럴 이유가 없다 싶어서요..."

때로는 빈삼각도 필요하군요...
사업 잘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굴초 선배에겐 참으로 무서운 이야기엿죠... 사실, 저야 어차피 잃을게 없지만 ^^
헛된소리 글이 자꾸 위으로 오네요^^
헛된소리 굴초님 댓글 뒤에 쓸려고 혔눈디 앞에 써지네요^^ 방법을 몰라서ㅜㅜ
헛된소리 바둑은 바둑이고 현실은 삶이니 어쩔 수 없지요^^ 굴초님 글을 종종 보면은 사업보담은 작가쪽이 더 잘 어울리실 것 같다는 느낌도 드네요^^ 물론 저 혼자 생각입니다^^
한벗들 |  2007-06-20 오후 2:51: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글이 가슴에 와닿네요 나도 요즘 끊고 대마를 걸구 혈전을 할것인가 한발물러서서 푹 쭈구러들어야 하나 망설이고 있는데 사는게 힘드네요.  
굴초 그러잖아도 요즘 안보이셔서 궁금했는데,,ㅠㅠ 정말 반갑고요... 저도 글을 쓰다보니 그런데, 참 힘들어요, 우선은 참을 인자입니다. 마지막엔 어쩔수없지만요^^, 잘 풀리시길^^
생일천사 |  2007-06-21 오후 6:10: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한수 배우고 갑니다. ^^  
굴초 ^^ 좋은 하루 되세요^^
체리통 |  2007-06-22 오전 12:21: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원래 사업 체질 아니란 분들이 사업을 하면 더 잘 하시더군요. 진해에 사시는 걸로 아는데.. 저는 고향이 거제도라 페리호 타러 진해 안골 몇 번 갔었어요 ㅎㅎㅎ 또 안골 가게 되면 굴초님 생각 나겠네요. 만사형통하시기를~  
굴초 에구, 밑에 댓글이 많은 바람에 미처 못봤네요^^ 그러면 오고 가실때 마다 산쪽을 보시면 제가 사는 곳입니다.^^ 저도 페리호 타고 거제 한내공단엘 자주 들렸습니다, 거제 얘길 들으니 괜히 반갑네요^^
비밀경찰 |  2007-06-23 오전 2:46: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ㅎㅎ.. 예전에 문경세재때에 올라왔던 사진과 사연을 보면서 그 술이 무척 먹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분들과 먹고 싶은 거 였네요 ㅎㅎ
언젠가 굴초님과 술한잔 하는 날이 오면 대박이겠는데 헤헤  
굴초 비밀 경찰님과 한잔하면 머 겁날게 있겠남요^^ 조껍데기 술 말씀이죠^^ 그건 문경가야 먹을 수 있지요^^ 연인님이 소식두절이라 언제나 먹어볼지~ㅎㅎㅎ
맥점구사 |  2007-06-23 오후 5:38: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블루오션~모릅니거
 
맥점구사 |  2007-06-23 오후 5:38: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그리고 집을 잘못 찾아 술먹고 행패 부리다  
맥점구사 |  2007-06-23 오후 5:39: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망신을~  
맥점구사 |  2007-06-23 오후 5:42: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술익는향기.님  
맥점구사 |  2007-06-23 오후 5:42: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집에 들러  
맥점구사 |  2007-06-23 오후 5:42: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저 대신 사과하고 오세요.  
맥점구사 |  2007-06-23 오후 5:43: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건데 난 , 글10자만 넘어면  
맥점구사 |  2007-06-23 오후 5:43: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글이 등록이 안되지~  
맥점구사 |  2007-06-23 오후 5:43: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이유가 뭘까요?  
맥점구사 |  2007-06-23 오후 5:44: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그리고 혈연,지연,학연.  
맥점구사 |  2007-06-23 오후 5:45: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3불 이 없어야 하는데.  
맥점구사 |  2007-06-23 오후 5:45: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이런 것 때문에 우리 사회가  
맥점구사 |  2007-06-23 오후 5:48: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대한민국 3대 고질병.  
맥점구사 |  2007-06-23 오후 5:48: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치유 불가,  
맥점구사 |  2007-06-23 오후 5:50: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지금 내가 뭔소리를 하는지.  
굴초 ㅎㅎㅎㅎ 아닙니다, 맥점구사님, 제가 봐도 좀 그런 점이 있네요^^
nsc2000 |  2007-06-23 오후 8:08: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지연,혈연,학년이 아닌 실력으로 승부하는 그날까지.  
굴초 ^^
체리통 |  2007-06-25 오후 12:20: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맥점구사가 잘 안 되시는갑다.. 혈연도 지연도 학연도 다 아니고,, 그냥 기분 좋은 기연(棋緣)이구만여  
체리통 에고 이제 보니 제가 헷갈렸네여 <그 사람 바둑둘 줄 안대>편하고 말이죵 ㅋ...












* 띄어쓰기 포함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000 / 400바이트)
대국실입장하기
다운로드 이용안내 고객센터
정회원가입
오로볼구매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폰서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