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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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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산한 거리
2020-03-04 오후 4:40 조회 391추천 5   프린트스크랩

스산한 거리

며칠째 집 밖으로 못 나가니 답답함이 쌓이었다.
술을 못 마신지 얼마만인가?
늘 잠자리에 들 때마다 상상 속에서만 술을 마시었다.
아침에 양치질을 하는데 마누라가 속삭였다.
 “저기 산 넘어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장위동 칼국수 집을 말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장위동에서도 확진 자가 나온 상태였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시시때때로 마누라는 맛있는 거 타령이었다.
일거에 묵살하였다.
위험하다고 딸애가 우리에게 가택연금을 시킨 상태였다.
딸애의 표독한 감시를 어떻게 이겨낸다는 말인가?

그 때 묘안이 떠올랐다.
묘안, 대단한 단어이다.
다 진 바둑에서도 묘수 하나로 이긴 적이 얼마나 많은가?
뒷산 운동장에 편의점이 있다.
그 편의점에서는 라면을 끓여준다.
 한 그릇에 삼천 원. 막걸리는 한 병에 2천오백 원. 다행히 식탁이 바깥에 있다.

"야, 딸애야. 오늘 점심은 뒷산에서 먹겠다. 거기는 식탁이 바깥에 있어서 코로나 위험이 없단다.”
거뜬히 딸애의 감시망을 벗어났다.

끙끙거리며 뒷산에 올랐다.
마누라는 어디 가냐며 계속 물어봤다.
아, 그런데 불길한 조짐이 보였다.
 뒷산 운동장에 가니 운동장에 휴관이라는 표시가 게제 되어 있었다.
 “아, 코로나 때문인가? 그러나 편의점은 열지도 모르지.”
하지만 역시 편의점도 문을 닫은 상태였다.
운동장에 소속된 편의점이기 때문일 것 같았다.
 “아으, 라면 한 그릇 시켜놓고 막걸리 한잔 마시려고 했더니.”
오랜만에 술 한 잔 마시려는 사치가 물 건너 간 것인가?


머리가 돌아갔다.
바둑에서도 묘수 하나가 안 통했다고 해서 포기하지는 않는다.
재차 다른 묘수를 찾는 법이다.
짜장 면이 생각났다.
동네 지하에 새로 생긴 집인데 짜장 면 한 그릇에 삼천 원이고 이과두주가 다른 집은 보통 사천 원인데 그 집만은 삼천 원 이었다.
그래, 그 집으로 가자.
그런데 꺼림직 한 기분. “아, 거기는 지하이고 밀폐된 곳인데. 에이, 뭐.”


식당에는 우리 말고 아무도 없었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물론 이과두주 한 병과 함께.


점심을 먹고 마누라와 함께 거리로 나섰다.
찬 바람과 함께 눈발이 날리었다.
일기예보에 내일 아침은 영하 3도 라고 하였다.
아마도 마지막 꽃샘추위이리라.
분위기가 스산하다고 생각했다.
스산하다?
고등학교 때 버스 통학을 했는데 대전 터미널에서 여러 곳으로 가는 버스들이 있었다.
그 때 우리는 서산 당진 가는 버스가 가장 멀리 가는 버스라고 생각했다.
그 서산을 우리 충청도 사람들은 스산이라고 했다.
서산 당진. 그 때에는 나는 서산 당진을 서정주 시인의 ‘귀촉도’에 나오는 파 촉 삼만 리로 여겼던 것 같다.
 ‘힌옷 깃 여며 여며 가옵신 임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 삼만리’


술기운 때문인가?
스산한 풍경이 너무너무 좋았다.
바람아 불어라. 비바람아 때려라.
모든 것을 내려놓으면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진다.


대학교 때 공주에서 하숙했다.
저녁 무렵 군청에서 틀어준 마이크에서 영화 스잔나의 주제곡이 울려 퍼졌었다.
 “봄이 오면 꽃피는데 영원히 나는 가네.”


코로나에 감염된 분이 일기를 쓴 기사가 실렸다.
무척 감동적이었다.
나도 한번 코로나 관련된 소설을 써 볼까?
주인공인 내가 코로나에 걸려서 고생하는 장면이 나온다.
어떻게 끝을 맺어야 할까?
주인공이 죽게 만들까?
그것이 더욱 쇼킹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쓸 수 없다 왜냐? 말이나 글이 씨가 되기 때문에.
소설을 쓴 다면 나는 끝맺음을 이렇게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유능한 과학자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백신을 개발했다. 그 백신 덕택에 전 세계에 번지던 코로나 바이러스는 종식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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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길에 |  2020-03-04 오후 6:44:1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서산친구와 함께 병영생활을 한적이 있습니다.그런데 이친구 얼마나 성격이느긋한지
말과 햏동이 같았습니다.그래서 동료들이 가끔 이렇게 농담을 던지곤했지요
지금 해가떠유~~하면 이미 해가졌다고...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킹포석짱 |  2020-03-04 오후 7:27:3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아부지 도오올 굴러 가유~~~.악!  
짜베 "말은 느려두 행동은 빨러유." 이렇게 말하려고 했더니 가는 길에 님께서 그것도 아니라고 예를 들어주셨네요. "그류, 맞어유."
재오디 |  2020-03-05 오후 12:00:2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짜베님의 코로나 관련된 소설을 기대 합니다^^*  
팔공선달 |  2020-03-05 오후 6:58:1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저는 집에서 매일 2빙 깝니다 ㅠㅠ  
⊙신인 |  2020-03-07 오후 3:59:3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서산은 표기할때 서~산 이렇게 써야 한다고 저도 늘 주장했었지요!
먼~곳 이라서!^^
서산을 파촉삼만리라고 표현하신거 딱 맘에 듭니다.
지금은 교통이 좋아져서 한달음에 가지더군요!
짜베님 덕에 옛날 생각이 나서 슬며시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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