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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선달 나의19로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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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2014-11-07 오후 4:37 조회 3362추천 11   프린트스크랩
▲ (__)

계절은 회기본능을 부르는 멋도 지녔다

오랜만에 장욱조의 고목나무를 떠올리게 하고 할아버지 할머님 누우신 동산에 뜬 둥근 달은 그 깊은 주름에도 늘 안락한 팔베개 같고 내 엄니 애잔함과는 또 다른 평온을 준다.

지금도 그 산새들이 있을까. 그 고목나무는. 옛사람들은.

아마 저 달만이 그 산마루와 새들이 놀던 고목나무 그리고 옛사람이 된 나의 근황을 알겠지.

 

무상사랑을 받았던 그 여름과 겨울.

매캐하지만 구수한 모깃불과 평상에서 바라보는 쏟아질 듯한 별빛과 유성처럼 흐르든 반딧불

소 먹이러 갔다가 감자만 삶아 먹고 놀다가 소를 잃어 버렸어도 허허 하셨지

아니. 한 번은 보따리 싸시는 흉내도 내셨다

이제 소도 잃어 버렸으니 농사도 못 짓고 굶어 죽어야겠다.”고 으름장 놓으신 적도 있었다.

겁을 먹고 울고불고하는 우리땜에 할머니에게 혼이 나셨지만.

듣고 또 들었던 몽달귀신이야기와 도깨비 빗자루 얘기를 모시이불속에서 졸라 듣다가

결국은 아침에 채를 뒤집어쓰고 말았었지.

나중에 알았지만 나를 보낸다고 너무 겁주지 말라하시고 가난한 뒷집 살림을 챙기시어

내가 받아 온 소금은 한 종지였는데 소금 한 포대를 미리 주셨다고 했다

그때는 몰랐지만 내 친구가 있는 그 집이 우리 할아버지 소작인이었던가 보다.

 

할아버지 화롯불에 군고구마 군밤 뒤적일 때 할머니 말미에 단지에서 홍시를 꺼내 건넸다

호롱불 아래 라디오 연속극은 왜 그리 무서운지 그래도 악착같이 듣다가 잠들은 것 같다

지금 생각하니 제목이 투명인간이었던 것 같은데.

서두가.

초인종 소리에 하이힐 소리가 또각또각 나다가. 누구세요.? 하더니 갑자기 여자의 비명소리로.

그리고 전설 따라 삼천리. 또 뭔가 있었는데........

최근 수많은 시간을 접어 다녀 온 고향은 고목나무도 옛 동산도 신작로가 집어 삼켰고

물고기 잡고 물놀이 하던 개울가는 수초만 가득하고 옛 사람은 있어도 옛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그 사람들의 옛사람이었을까.

밤 털고 수박 무서리 하던 산비탈에 덩치도 감당하기 어려운 사슴들로 메워졌고

집집마다 자가용 트랙터 인터넷....

과연 멀리서 안타까워하던 그리운 사람들인가 싶지만 그들도 나처럼 빚으로 산다고 했을 때

영문 모를 삶의 자괴감마저 들었다

 

우리의 삶은 흘러가는 것일 수도 만들어 가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고찰하나 소고하나 삶은 물이라 내가 이룬 것도 잃은 것도 없는지 모른다.

그저 빈자리를 메워가는 낙서 같은 순간의 연속이라

내가 무엇이니까 무엇이 나에게 그 무엇이어야 된다는 아집을 놓아야겠다.

그러니 나의 역할도 책임도 없다

할 일을 하는 것. 하지 않아야 되는 일 않는 것. 그리고 신세엔 답을 하는 것이면 족하지 싶다

어머니. 고향.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워해도 오지 않고 애달프다 기다려주지 않고 어쩌면 나만 변했는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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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야 |  2014-11-07 오후 5:24:3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여기도 빈자리 메워가는 낙서 하나 남기고 갑니다. 잘 봤습니다. ^^  
팔공선달 감사합니다.^^
우주공0 |  2014-11-07 오후 11:20:3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요즘 아이들은 가족 개념에 할아버지, 할머니는 없다고 하는군요. 고향 개념도 이제는 사뭇 다른 것 같습니다. 워낙 어려서 부터 객지 생활을 하다 보니 지금도 전답이 모두 고향에 고스란히 있음에도 고향의 느낌은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팔공선달 그럴만도 하네요. 객지가 고향이 되어 버린거죠.^^
곰소가는길 |  2014-11-08 오후 6:39:3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간만에 뵙습니다.
석달간 바둑 을 꺾었습니다.
묘수풀리만 어쩌다 몇번 했고요......승리도패배도...영.....다시 하루한판씩만 둘려고요.
잘 읽었습니다.  
팔공선달 저도 요즘 성적이 안 좋아 한참 멀리하고 있습니다만 뭐 그리 중요한 일도 아니지요? ^^
우리뭉치 |  2014-11-09 오전 12:26:3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제 고향은 금강의 맑은 물이 흐르는 그곳 옥천, 맑은물이 흐르는 시냇가에서 빨래도하고 물장구도 치던곳, 그늘에 멍석깔아놓고 방학책을 읽던 그시절이 그립습니다. 이젠 점차 내머리도 백발이 되어가고잇네요. 올려주신 글을 보니 옛생각에 잠시 젖어봅니다.^^*  
팔공선달 옥천. 좋은 곳이라 기억되는데 말로만 들었는지 다슬기 줏으러 한 번 가봤는지...^^
youngpan |  2014-11-15 오후 1:39:3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그렇게 변해가는 것이지요....
세월따라 풍물따라!  
팔공선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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