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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린 계절과 달 그리고......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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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선달 나의19로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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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린 계절과 달 그리고......
2014-10-17 오후 4:06 조회 4022추천 11   프린트스크랩
▲ (__)

침묵의 거리 핼쑥한 가로등 아래로 고독한 작은 배 저어 간다.

삶의 거친 파도는 맞은 만큼 젖은 만큼 흔들흔들 적응도 되었건만

빈 배를 젓는 사공은 조바심으로 늘 멀미를 한다

그러다 누군가의 손짓에 이내 밝아지고 다다른 곳 희로애락이야 뒤로하고

그 대가의 밀알들을 주섬주섬 모아 걸망을 채운다

하루하루 이삭 줍는 마음들이 그럴 것이다

이젠 나이에 부대끼고 이룰 게 없고 정의는 목적에 휘둘리고 의욕도 사그라졌다

무능을 그리 변명하고 나니 남은 건 신세에 대한 책임과 의무뿐이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사는 것은 확연하나 왜 사는지에 대해선 아직 의문이다

나와 우리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는 명분에 달렸고

나로 모두를 잊었을 때의 원망과 모두로 나를 알았을 때의 격려는 달라도

이제나 저제나 여전히 홀로 외롭다

그래서 사는 이유가 따질수록 모호해진다

만사형통으로 살다 극락왕생 했는지 모를 사람들도 모두 침묵한다

그래도 죽어 잘 되자고 몸부림치는 인간들과 그 가게는 늘 성황인 것이다

그 사람들의 이유가 도시 궁금하다

 

모두 잠든 새벽에 나왔다 다시 새벽.

대포 한 잔에 달동네 축축한 골목길 비틀비틀 오르는 그림자 하나

봉지쌀 껴안고 새끼줄에 뀐 연탄 두 장과 꽁치 꾸러미를 대견하게 흔들고 가니

마음대로 흥얼거리다 딸꾹질에 걸리는 노래도 스스로는 여유롭고

오늘이 섭하고 내일이 두려워도 이 순간은 위로 된다

그렇게 삶이 섭섭할 때 응석도 부려보지만 곡해하지 않으려 애써 입술을 깨문다

가끔 무너질 때 행여 내가 옳다고 위로해주면 오해도하지만.

어차피 작은 내 잔이 문제지 주어진 복은 무관하다

넘쳐흐르는 복을 탓하지 말자

가쁜 숨 몰아쉬며 오르든 긴 계단 잠시 올려다 본 하늘에 선한 달이 떠있다

너는 나처럼 야위기도 잘하지만 벅찬 나보다 힘들이지 않고 차기도 잘하는구나.

세상이 변해 도리가 어리석어지고 경우가 허기지게 하더라도

너처럼 선하게 야위었다 선하게 차오르려는 마음만은 놓지 않는다

어차피 빌어먹다 가는 게 인생이지만 나눌 것도 많으니까

구름에 달이가나 구름 가는 길 비켜서나 내 뜻과 삶의 눈은 어차피 다르다

무엇이고 싶으니 무엇으로 살다 가면 그만이겠지.

 

뒤꿈치 들고 들어와 아궁이에 연탄을 내려놓고 생선은 부엌 문고리에 걸쳐 놓았다

아침이면 꽁치 굽는 냄새에 주린 배 틀어쥐고 피곤하다며 억지 잠을 자야겠지

내가 일어나면 식구들에게 그만큼 적게 돌아가니까

저기 초가지붕에 걸쳐진 찌그러진 달 둥근 박이 집적대며 비웃는다

내 찌든 맘이 네 맘인가.

그래.

크지도 작지도 않고 영원한 게 없는 세상이지만 나도 한 번쯤 둥글게 차고 싶다

밤이슬 맞다보면 언젠가는 나도 차겠지만

나의 홰치는 닭은 너무 게으르다

네가 자주 울어줘야 이 긴 새벽이 지나고 다시 새벽이 오고 또 가고 오고

그래야 나도 덩달아 찰 텐데.

시린 계절 어느새 내 시린 나이가 문득 서러운데

오늘의 이 곤함이 세상모르고 잠든 저 업들을 위한 억지 춘향이라 한숨짓다가도

언젠가 업들과 헤어지면 나는 저 달을 보며 밤새 울 것 같다

보내든 남겨두든.

그렇게 인연은 애증으로 희나리를 태우다 가는가보다

 

이 시린 계절의 아쉬움과 마지막 처절함으로 멍든 입새도 누군가에겐 호사요

내가 어떻게 살았든 삶은 상대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삶은 옳고 그름을 성토하는 것이 아니다

사는 이유를 자문하지 말자

내가 살아가는 방법

그것이 곧 이유고

그 또한 변하는 것이다

선한 달처럼

때로는 사그라지고

때로는 차오르는 것이니까.

하지만.

그 무엇도 지금 나의 의혹을 풀어줄 수 없다는 것은 알아야 한다.

내 도리에 어리석다가 경우에 허기지더라도 세상과 타협하지 않았음이고

서로 나무랄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들고 온 남은 술은 야속하게 줄고 있다

마지막 몇 모금 틀어 마시니 스르르 커튼이 내려와 달을 가린다

이제 쉬어야 되는데.

툇마루에 기댄 몸은 마음보다 무겁다

이러다 또 잠들 테고 아마도 마누라가 늘 그랬듯이 깨워 들어가겠지

철없는 이 지아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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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야 |  2014-10-18 오전 10:56:4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가을엔 남자들이 계절을 많이 탄다고 합니다. 아마, 여자들은 생물학적으로 봄을 많이 탈 겁니다. 글을보니, 가을의 고독이 느껴집니다. 잘 봤습니다. ^^  
팔공선달 인생 그 자체가 고독하죠? ^^
지니그니 |  2014-10-18 오후 12:15:5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호주에서는 가을을 안 탑니다. 가을 타는 것이 싫다면 호주로 가세요. 그리고 봄이 되면 돌아
오고 또 늦 여름이 되면 호주로 가고 계속 그렇게 하는 겁니다. 캬캬쿄쿄...
 
팔공선달 말 타러요? ^^
따라울기 |  2014-10-18 오후 12:36:3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꽁치굽는 냄새... 좋은 가을입니다.  
자객행 꽁치 묵으로 갑시다^^
팔공선달 오늘 꽁치 구워 주데요.^^
李靑 |  2014-10-19 오전 7:57:4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가을이 남자의 계절이라함은 음양오행의 도가 그렇다는 거죠. 과거에는 사형수를 참형하는 기간도 음양의 도를 따라 가을부터 봄이 오기전에 실시했다죠. 생육의 시간이 오기전 돌아가는 것을 따라 편히 가라며 그리고 생육이 번성하는 봄과 함께 다시 돌아오라는 순환 말이죠^^  
팔공선달 그런 뜻이 있었군요.^^
李靑 |  2014-10-19 오전 7:58:2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이제 수필가 되셨슴을 축하합니다~  
팔공선달 뭔 수필가.? 오늘보니 추천작가가 되었던데 그 야그라면 첨도 아니고...
어쨋든 이청선생이 그리 말하니 오로 단증보다 더 의미 있는 덕담이구랴.^^
youngpan |  2014-10-19 오후 8:20:1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수필이 달래 수필입니까?
그더 필 가는대로 생각가는대로이죠....
무서록이라고 두서없이 적는 글이 수필이죠....
약간 철학적인 냄새도 나고.
고독한 냄새도 나공.
그래도 한 세상 글 올리며 산다는 것은 멋이 아닐까요.
가을이라
모 빈가슴은 어느때에 채워질까요?
스스로 자기를 밝혀 중도를 걸을때일 겁니다.
대각하기 전까지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가
도로 들어가게 되는듯도 하구요....  
팔공선달 오래 글 올리며 살 수 있으면 그것도 멋스러운 건 맞네요.^^ 잘 지내시죠.
우리뭉치 |  2014-10-19 오후 9:32:0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가을이 곧 지나가겟지요, 올려주신 글 잘봣습니다^^*  
팔공선달 인생이 가을이죠. 누구는 태어 날때 부터 가을을 알고 누구는 살면서 알고 누구는 영영 가을을 모르고 고사하기도 하고.....^^ 감사합니다 뭉치님.
거제적당 |  2014-10-21 오후 5:51:1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문득

돌아보면
추억이 먼지처럼 피어나고

앞으로는
안개같은 내일이 일렁이네

고개들면
잿빛하늘 구름 자욱해도

문득 바라뵈는
세상 담은 물방울 하나

다들 그냥 주어진데로 살아가는 게지요  
팔공선달 물방울이 물방울을 모으니 근심도 쌓이고 희망도 쌓이는데
내가 무엇으로 보는가는 안개도 강물도 모르지요
털어버릴 수 있는 먼지 같은 일이다가도 감당할 수 없는 일도 되고
나도 모를 일을 너의 일을 가늠하겠소.
소 닭 보듯이 닭 소 보듯이 하는 이유가 그런가 하고
내일은 어차피 오늘을 현상하는 것이니
좋으나 나쁘나 말없이 그저 술 한 잔 따름이 모난 것 보이지 않음이겠지요.

자. 술 한 잔 받으시오. (__)
예뜨랑 |  2014-10-28 오후 11:29:3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글로써 외로움을 달랠수 있다는것이 얼마나 좋은고...
사람이 왜 사는지를 알면 외로울 날이 없는것이야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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