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리님 좋은 아침이에요.”
허둥지둥 사무실로 들어오는 기영에게 여유로운 인사말이 들려왔다.
“네, 가까스로 지각을 면했더니 더욱 기분이 좋네요”
“아침에 길이 막히던가요?”
“아니요. 어제 차를 빌려주고는 깜박 잊어버리는 바람에…… 뒤늦게 지하철을 타다 보니까요.”
“그러셨구나, 참 팀장님께서 김 대리님 오면 불러달라고 하셨어요.”
“팀장님께서요? 혹시 무슨 일인지 알아요?”
“아마 어제 제출하신 기획안 때문이 아닐까요?”
“팀장님”
“네, 김 대리님 왔어요? 아침 식사는 했고요?”
“네. 먹었습니다.”
“단도 직입적으로 얘기하겠습니다. 그 기획안…… 음, 다 좋은데 뭔가가 빠졌어요.”
“그럴 리가 없을 텐데요. 검토도 분명 두 번이나 했습니다. ”
“제 뜻은 뭔가 실수가 있다는 게 아니라. 신선함이 없어요. 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예를 들면 한 창업자가 있습니다. 그는 호프집을 열고 싶어하죠. 그래
서 김대리님에게 메뉴를 좀 정해달라고 부탁을 한 겁니다. 물론 요리는 그 사
람이 직접 해결하고 말이죠. 그래서 김대리님은 일반적으로 맥주와 함께 먹는
메뉴들을 빠짐 없이 넣었습니다. 이를 테면 과일 안주나 마른 안주, 계란 찜,
치킨 샐러드 등이겠죠. 그런데 사람들은 그런 것들이 맥주와 어울린다는 사실
을 알면서도 새로운 호프집이 문을 열면 자신도 모르게 뭔가 새로운 것을 기대
한단 말이에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신선한 메뉴 같은거요. 그렇지 않고서
야 그들이 왜 전에 단골로 다니던 호프집을 놔두고 새로운 곳으로 오겠냐 하는
겁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에요. 우리 차는 다른 회사의 차가 갖지 못한 무언
가가 있다는 것을 나타낼 필요가 있습니다. 설령 우리 차가 특별한 점이 전혀
없다고 해도, 마치 그런 것이 있는 것처럼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요. 그게 김대리님의 할 일이에요. 안락함이나 편안한 승차감은 더 이상 매력이 아닙니다. 기본이죠.”
“그렇지만 저는 소비자들에게 없는 장점을 있다고 말하며 광고하고 싶지 않습니다.”
“없는 걸 만들어 내라고 하는 게 아니에요. 시간을 더 드릴 테니 한번 생각해 보세요.”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