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라운드 2경기> 경기 한게임 vs 대구 영남일보
<제2국> 김성룡 9단(흑) vs 이영구 6단 - 217수 끝, 흑불계승
<제3국> 원성진 7단 vs 홍민표 5단(흑) - 252수 끝, 흑5집반승
2007년 7월7일, 7이 3번 겹친다고 '7·7·7데이'로 이름 붙은 오늘, 바둑계에서는 일본열도를 흔들어 놓은 기분 좋은 날이었다. 다름 아닌 후지쯔배 준결승전에서 이창호와 박영훈이 일본 선수들을 물리치고 결승에 동반 진출하며 우리나라 팬들을 기쁘게 해줬다.
이처럼 '럭키 세븐'이 세 번이나 겹치는 날에는 뭔가 특별한 기대를 하기 마련이다. 저녁7시에 열린 한국바둑리그에서 한게임 김성룡 선수가 소위 '세븐 포커(7777)'의 효과(날짜에 이어 시간까지 7)를 본 것일까?
이번 바둑리그에서 한번도 지지 않은 대구 영남일보 이영구 선수를 처녀 출전한 김성룡 선수가 보란 듯이 넘어뜨렸다. 전승의 영남일보를 이끈 주장 이영구 선수를 무너뜨렸으니 그 파장은 순식간에 일파만파로 퍼질 수밖에. 개인 성적에서도 전승(5승) 기록이 끝나버렸다.
어제 1국을 내준 한게임은 사실 뜻밖의 승전보를 접해 '환호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남은 3경기 오더를 놓고 볼 때, 두판(3국, 5국)이 유리하다는 일반적인 평가가 내려져 있는 마당이라 '김성룡의 승리'는 이번 라운드 승부의 판도를 바꾸기에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리라.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깬 2국. 중반까지는 김성룡 선수가 이영구 선수에게 끌려가는 흐름이었다. 문제는 이영구 선수의 지나친 낙관에 있었다. 끝내기에 접어들면서 이영구 선수는 결코 형세가 낫지 않음을 뒤늦게 감지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마무리 단계에서는 김성룡 선수의 솜씨가 돋보이는 일국이었다.
▲ 3국에서는 영남일보 홍민표 선수(오른쪽)가 한게임 1지명 원성진을 누르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런데 그런 기쁨은 곧 사라지고 말았다. 밤9시에 이어진 3국에서 이번에는 영남일보 선수가 일냈다. 2국과 마찬가지로 객관적인 열세에 놓인 영남일보 홍민표 선수가 한게임 1지명 원성진을 꺾어버린 것. 바둑 내용도 완승에 가까워 양팀 검토진을 놀라게 만들었다.
결국 이날은 1지명 선수들이 수난을 겪는 하루였다. 이 경기 직전에 끝난 6라운드 1경기는 5판 모두 지명도에서 앞서는 선수들이 전부 승리를 거둔 반면, 2경기에서는 정반대 양상을 띄고 있다.
2시간 간격으로 명암이 엇갈린 한게임과 영남일보. 잠시 한게임에 넘겨줬던 분위기를 찾아온 영남일보가 내일 4국에서 승부를 결정지을 것인지. 아니면 최종국으로 미룰 것인지. 사이버오로에서는 내일 벌어지는 두 판 모두 대국실에서 수순중계로 팬들을 찾아간다.
▲ 대국장에 들어서기 직전에 한컷.
말말말
"오늘의 운세를 한번 볼까?" (원성진 선수)
- 홍민표와 대국에 앞서, 대기실에 비치된 모 신문을 들추며 한 말. 먼저 84년 쥐띠 홍민표의 운세부터 알아봤는데, 신문에 따르면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지고 순조롭게 일들이 풀린다.'로 적혀 있었다. 정작 신문을 보자던 원성진 선수(85년 소띠)는 '믿음을 가지고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다.'는 밋밋한 문구를 보고 실망하는 눈치. 공교롭게도 이날 운세가 최소한 홍민표 선수에게는 딱 맞은 셈이다.
"승률2위인데, 거의 한달 정도 대국이 없는 것 같은데. 어떻게 된거야."(바둑TV 관계자)
- 원성진 선수를 두고 한 말. 이에 원성진 선수는 "글쎄 말야. 그나마 둘 수 있는 농심배도 연기됐으니…."
▲ "자, 하나 둘 셋 하면 '홍민표 파이팅' 하는 거다."(이영구 선수)
- 홍민표가 승자인터뷰를 할 때, 웃기게 만들자고 동료들에게 제안한 것.
허영호, 김지석 선수들도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 "안되겠다. 비장의 카드를 꺼내야지. 메∼롱∼. 이젠 민표 형도 웃을 수밖에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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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샘나
민준명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