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라운드 3경기> 충북 제일화재 vs 울산 디아채
<제3국> 서건우 4단 vs 박승화 초단(흑) - 257수 끝, 흑불계승
<제4국> 조훈현 9단 vs 강동윤 7단(백) - 278수 끝, 백불계승
울산 디아채의 뒷심이 대단하다.
어제만 해도 희망이 거의 없어 보이던 울산 디아채가 하루만에 확실하게 회복세로 돌아섰다. 조심스럽게 역전승까지 노리는 즐거움마저 생겼다.
7월 26일 저녁7시,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07한국바둑리그 7라운드 3경기 3국에서 자율지명으로 뽑은 울산 디아채 박승화 선수가 충북 제일화재 서건우 선수를 맞아 흑으로 불계승을 거둬, 팀의 완패를 막아내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여전히 1 : 2로 뒤진 울산 디아채는 그러나 밤9시에 속개된 3경기 4국에서 또 다시 강동윤 선수가 영원한 바둑황제 조훈현 선수를 무너뜨린 덕분에 중간 스코어를 2 : 2, 동점까지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다.
전반기를 마감하는 경기답게 불꽃튀는 접전을 벌인 끝에 최종국에 포진한 두 선수들이 단판 승부로 승자를 가리게 됐다. 앞서가던 제일화재에서는 김주호 선수가, 뒤쫓는 울산 디아채에서는 고근태 선수가 각각 출전 채비를 끝마친 상태다. 김주호 선수가 상대전적에서 3 : 2로 딱 한발 앞서 있다.
강팀 제일화재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단1승도 따내지 못한 서건우 선수의 부진을 못내 아쉬워 하는 눈치였다. 반면 울산 디아채로서는 6지명 박승화 선수가 이날까지 3승2패를 거두며 제몫을 톡톡히 해 준 데다가, 2지명 강동윤 선수는 5승1패를 기록하며 사실상 1지명 역할을 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희망을 가져볼만하다.
이날 벌어진 두판 모두 울산 디아채 선수들이 판을 잘 짰다는 평이다. 특히 박승화 선수는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강하게 두려고 마음먹고 나온 사실'을 반상에 그대로 드러냈다. 집으로 조금 손해를 보면서까지 상변과 중앙 백돌을 끊고 일전불사를 외친 것은 그의 의지를 가장 잘 나타내준 대목이다.
이때부터 전투가 끊임없이 이어져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바둑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박승화 선수가 좌상귀 백 대마를 접수하는 망외의 소득을 올려 승리를 굳히는가 싶었다. 이후 좌하귀에서 너무 강하게 버티는 바람에 어마어마한 패가 발생했고, 그 결과 상전벽해를 방불케 하는 커다란 바꿔치기로 마무리지었다. 박승화 선수로서는 다행스럽게 여전히 형세가 유리했다. 그리고 더는 비빌 언덕을 제공하지 않고 승리의 문을 열어 젖혔다.
▲ 강동윤 선수(왼쪽)와 조훈현 선수가 국후 검토를 하는 장면.
이어진 4국에서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두 선수는 초반에 빠르게 두었다. 제일화재 조훈현 선수가 좀더 적극적인 자세로 국면을 꾸려나갔다. 허나 좌하귀에서 너무 의욕적인 작전을 펼치다 보니, 강동윤 선수에게 반격의 나발을 불 빌미를 제공해 주었다.
결국 조훈현 선수는 자신의 유일한 보가 좌변을 들쑤시고 다니는 백 대마를 공격해 보지만 탄력이 풍부해 손해만 잔뜩 본다. 마지막으로 꺼낸 비장의 카드, '흔들기'도 예전의 명성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해 돌을 거두고 만다.
울산 디아채가 역전승을 거둘 경우, 바둑리그에서 '2연패 후 3연승'으로 역전승하는 세 번째 경기로 기록된다. 더불어 7위에 머물러 있던 울산 디아채는 5, 6위 Kixx, 한게임을 한단계씩 밀어내고 5위 자리에 올라선다. 제일화재는 2위 자리를 내주지는 않지만, 뒤를 바짝 쫓고 있던 신성건설과 동점을 이룬다.
반대로 제일화재에서 승리를 가져가면, 제일화재는 리그5승2패로 단독2위 자리를 더욱 확고히 굳힌다. 울산 디아채도 그대로 7위에 머무른다. 과연 전반기를 마감하는 27일 경기에서 웃는 팀은 어디일까? 한편 1위 영남일보와 월드 메르디앙(4위)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 첫판도 함께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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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ea
땡구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