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라운드 2경기> 경북 월드 메르디앙 vs 대구 영남일보
<제2국> 유창혁 9단(백) vs 김지석 4단 - 228수 끝, 백불계승
<제3국> 최철한 9단 vs 이영구 6단(백) - 262수 끝, 백불계승
대회 이튿날도 어제 첫판을 이긴 영남일보가 여전히 앞섰다. 그럼에도 월드 메르디앙은 물론 영남일보도 아쉬움이 남는 하루였다.
대구 영남일보는 영봉승을 거둘 기회를 놓쳤기에 그렇고 경북 월드 메르디앙은 주장전에서 졌기 때문이다.
어제 기선 제압을 한 영남일보는 8월4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07한국바둑리그 8라운드 2경기 2국에 김지석 선수를 출전시켜 필승을 외쳤다. 이에 월드 메르디앙에서는 바둑리그 사나이 유창혁 선수를 대항마로 내 보냈다. 각 팀에서 2지명으로 선발한 선수끼리 대결하는 경기라 양팀 모두 지기 싫은 한판 승부였다.
김지석은 유창혁 선수에게 통산전적에서 0 : 1로 뒤질 뿐, 한국랭킹을 비롯해 승률 등 승부의 잣대가 될만한 다른 기록은 모두 앞서 있었다. 다만 바둑리그에서 유창혁은 4승1패, 김지석은 6승2패를 각각 기록한 상태다.
포석이 끝나는 시점, 우변에서 유창혁의 백대마가 휘청거리며 일찍 승부가 나는 듯 싶었다. 역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김지석이 잠시 주춤거리는 사이 유창혁은 대마를 기사회생시키고 꺼져가던 불을 살렸다. 이후 김지석은 조금 앞선 가운데 끝내기에 접어드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허나 김지석은 끝내기에서 뜻밖의 묘수, 백192를 얻어맞고 당황한 나머지 조금이나마 유리하다던 바둑을 지고 말았다.
▲ 바둑을 진 최철한 선수(오른쪽)가 머리를 움켜쥐며 아쉬워하고 있다.
1 : 1 상황에서 밤9시에 이어진 제3국은 양팀 자존심이 걸린 주장전이었다. 영남일보로서는 지난 라운드에서 진 빚이 있어 꼭 갚고 싶었을 터. 물론 월드 메르디앙으로서도 이 판을 이기면 역전 승리의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역시 필승을 다짐했으리라.
바둑은 좌하귀에서 약간 몸싸움이 일어났을 뿐 중반이 무르익어 가도록 이렇다 할 전투가 벌어지지 않았다. 허나 흑83으로 붙이면서 맞선 기의 대결은 급기야 적지 않은 변화를 거친 끝에 일단락됐다. 이후 집으로 뒤진 최철한 선수는 우변 백 대마 사냥에 마지막 승부를 걸었으나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영남일보가 2 : 1로 앞선 가운데 월드 메르디앙과 내일 승부를 가려야 한다. 지금까지 오더에서 주장전이 벌어진 경우, 이판을 이긴 팀에서 거의 승리를 가져갔다. 게다가 두판 중 한판만 더 이기면 되는 영남일보가 유리한 위치에 있으면서도 안심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4국은 월드 메르디앙이 유리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월드 메르디앙 윤준상 선수가 국수 타이틀을 갖고 있다는 점과 왕위전 도전기를 치른 선수라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영남일보 허영호 선수에게 상대전적에서 6승1패로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승부는 최종국에서 가려질 가능성이 크다. 5국에서는 누가 이길 지 예측하기 어렵다. 영남일보 김형우 선수가 이재웅 선수에게 통산전적에서 1 : 0으로 앞서 있더라도 승부는 대략 5 : 5라고 봐야 하지 않겠는가.
과연 영남일보가 지난 라운드에서 유일한 패점을 안긴 월드 메르디앙에 설욕을 하며 단독 1위를 지켜낼 수 있을는지. 아니면 월드 메르디앙이 영남일보에 2연승을 거둬 1위팀의 기를 꺾고 선두그룹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을는지. 사이버오로에서는 내일 벌어지는 두판 모두 대회방에서 실시간 수순중계한다.
▲ 이날 영남일보 진영에는 다른 팀 선수들도
많이 참석해 검토실의 열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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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전지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