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라운드 3경기> 충북 제일화재 vs 경북 월드 메르디앙
<제1국> 조훈현 9단 vs 유창혁 9단 - 267수 끝, 백3집반승
<제2국> 이세돌 9단(백) vs 최철한 9단 - 290수 끝, 백불계승
모처럼 내린 단비 덕분에 무더위가 한풀꺾인 오늘, 바둑리그에서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8월29일 늦은 밤, 제일화재와 월드 메르디앙의 주장전이 뜨겁게 달궈진 종반전에서 뜻밖의 사건이 터졌다. 최철한(월드 메르디앙) 선수가 둘 차례에서 계시원이 초읽기를 멈췄다. 최선수가 사석 하나를 반상에 올려놓아 '돌을 던졌다'고 판단한 것. 게다가 두 선수는 말까지 주고받았으니 누가 보더라도 '투석' 후 복기를 한다고 생각할밖에.
하지만 최철한 선수는 잠시 후 바둑통에서 검은 돌 하나를 잡았다. 어딘가 두겠다는 의사표시였다. 그랬다. 아직 돌을 던지지 않았다. 그럼 반상에 올려놓은 사석 하나는 뭐였을까?
공교롭게도 우변 백돌 하나가 어느 틈에 사석이 있는 곳으로 떨어져 있었다. 뒤늦게 이를 발견한 제일화재 이세돌 선수와 최철한 선수는 돌을 올려놓은 문제를 놓고 의견을 주고받은 것이다. 이세돌 선수는 "당사자끼리 합의를 보지 못하면 계속 바둑을 둘 수 없었기에 비록 대국 중이지만 얘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주 작은 목소리로 이런 얘기를 주고받는 바람에 계시원에게는 정확하게 들리지 않았다. '투석'한 것으로 오해하기에 딱 맞는 상황이었다. 바둑TV 해설을 맡은 양재호 9단도 '돌을 던졌다'고 말할 정도였다.
결국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결과가 번복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잠시 멈췄던 대국은 약간 어색한 가운데 최철한 선수의 착점으로 다시 이어졌고, 다소 긴 수순을 거친 뒤에 이번에는 정말 최철한 선수의 투석으로 바둑이 끝났다.
지난 충북투어에 이어 바둑리그에서 두 번째 맞붙은 이세돌 vs 최철한의 라이벌 대결. 투어에서 힘없이 무너진 최철한 선수가 오늘 바둑에서는 이세돌 선수를 초반부터 몰아붙이며 투혼을 불살랐다. 전투에 능한 두 선수는 서로 한치의 양보도 없이 전판을 휘감으면서 싸움으로 일관했다. 그 과정에서 상전벽해가 여러 차례 나오더니 좌상귀 일대를 이세돌 선수가 장악하면서 기나긴 여정에 종지부를 찍었다.
우여곡절 끝에 또 다시 1승을 챙긴 이세돌 선수는 8전 전승으로 연승행진을 하며 팀을 위기에 빠뜨리지 않았다. 앞서 열린 1국에서 팀 동료 조훈현 선수가 월드 메르디앙 유창혁 선수에게 일격을 얻어맞은 상황이라 제일화재는 자칫하면 막판에 몰릴 뻔했다.
▲ 영원한 바둑황제 조훈현 선수(오른쪽)와 유창혁 선수가 대국하고 있는 모습.
조-서 시대를 무너뜨리면서 이창호와 더불어 바둑계를 평정했던 유창혁 선수가 모처럼 조훈현 선수와 격돌한 것도 적지 않은 관심사였다. 통산전적에서 71승52패로 크게 앞선 조훈현 선수는 일찌감치 집으로 우세를 다졌다. 하지만 바둑리그 사나이 유창혁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끝내기에 접어들면서 발휘하기 시작한 뒷심은 동료 프로기사들도 감탄할 정도였다. 유창혁 선수는 3집반 차이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제일화재와 월드 메르디앙의 9라운드 첫날 경기는 1 : 1 무승부로 끝났다. 두팀은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 남은 세판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통산전적으로는 세 판 모두 엇비슷해 어느 누가 이길지 쉽게 감을 잡을 수 없다.
이번 라운드는 두팀 모두에게 중요하다. 제일화재로서는 단독 선두인 영남일보와 리그성적에서 어깨를 나란하게 만들 기회이고, 월드 메르디앙으로서는 3위 신성건설을 따돌릴 수 있는 경기다. 사이버오로에서는 모든 대국을 중계방에서 실시간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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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토강
야동순대
빠마스토
비장한조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