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둑이 ‘광저우의 신화’를 만들었다. 당초 금메달 하나면 다행이라는 우려를 한방에 날려 버리며 아시안게임에 걸린 금메달 3개를 싹쓸이 했다. 바둑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한국바둑의 부흥을 바라는 선수들의 투혼이 일궈낸 결과다. 하지만 선수들 못지않은 열정으로 ‘광저우의 신화’를 만든 숨은 주역들이 있다. <편집자 주>
한국 프로기사들이 중국에서 승부를 벌일 때면 언제 어디서든 자리를 함께하는 사람이 있다. 그가 없으면 프로기사 대부분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기 일쑤고, 바둑 관계자들과 취재에 나선 기자들도 발이 묶인다.
영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의 홍반장처럼 한국 기사들이 승부를 벌이는 현장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한국기원 홍반장’은 기전팀 전재현 차장(사진)이다.
그는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하루 천리걸음을 마다하지 않았다. 선수촌 생활을 힘들어하는 선수들에게 시내에 숙소를 마련해 주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입맛을 잃은 선수들의 원기 회복을 위해 맛집을 찾아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코칭스태프와 의료·취재진의 ‘수발’을 드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대회 막바지에 광저우를 찾은 허동수 이사장 등 바둑계 윗분들의 의전을 챙기고, 금메달을 싹쓸이한 선수들의 기념만찬을 준비하느라 밤을 꼬박 새우기도 했다.
전 차장이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나닌 덕에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은 오직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 그러한 수고로움은 ‘한국바둑 부활’의 원동력이 됐다.
그는 광저우에서 돌아오자마자 농심신라면배 2차전 진행을 위해 부산행 KTX가 올랐다가 대회가 끝난 후 곧장 삼성화재배 결승전 때문에 베이징행 비행기에 오르는 등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한국바둑의 머슴’으로 현장을 누비고 있다.
‘광저우의 신화’는 전 차장을 비롯한 대한바둑협회 윤광선 주임과 한국기원 김소현씨 등 행정지원팀의 땀이 빚은 열매다.
.gif){kind=logo}
=YooC=
AKARI
